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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세종역 논란 '가열'…예민하게 반응하는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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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세종역 논란 '가열'…예민하게 반응하는 충북
  • 이희택 기자
  • 승인 2016.05.19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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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공주시, 뚜렷한 근거 없이 "반대"만 외쳐…원색적 비난도 잇따라
세종시 출범 후 2~3차례 논란 반복…오송

 

KTX 세종역 설치를 둘러싸고 주변 지자체의 과민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뚜렷한 근거와 명분을 제시하기보다는 ‘역 이용객 감소’ 우려를 이유로 세종역 설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소모적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충북도는 12일 청주시 오송읍 미호대교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세종시와의 상생협력 업무 협약식을 연기했다.


충북지역 일부 언론들은 이 협약식 연기의 원인을 ‘취소’ 또는 ‘절교’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세종시가 추진하는 KTX 세종역 설치로 돌렸다. 


세종시가 충북도와 공조 관계를 스스로 깨는 움직임을 보이는 마당에 협약식 진행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무용론까지 나왔다. 일부 충북쪽 언론은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 것이란 억측도 내놨다. 

 

앞서 이해찬 의원(세종시·무소속)은 지난 4.13 총선 때 KTX 세종역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 이춘희 시장도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충북 쪽에선 이에 대한 반박 메시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오송 역세권 활성화 숙제을 안고 있는 충북의 불편한 심기가 은연 중에 언론에 전달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본지가 11일 오전 충북도 핵심 관계자와 연결한 전화 통화에서 충북지역 언론 보도와는 온도차가 컸다.   

 

협약식 연기와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KTX 세종역 추진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외적 요인이 더욱 컸다”며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춘희 세종시장 간 빠듯한 5월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양측 모두 합의 내용을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는 실무적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협약식의 핵심 의제는 세종과 충북을 연결하는 미호천을 중심으로 금강변 환경살리기 운동에 모아졌다. 여기에 과거 충청권 상생협의회 때 거론된 보령~울진 동서5축 고속도로 건설, 오송역 컨벤션센터 건립 등의 안건도 포함했다.


세종시 역시 이 부분에선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일부 언론에서 표현한 ‘취소 또는 무산’이 아니라 ‘연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불필요한 과민 반응이 양 지역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도 공감을 표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충북도와의 상생협약은 지난해 11월 충남도, 올 들어 지난 3월 대전시에 이어 충청권 전반의 상생 발전을 위한 단계적 움직임”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KTX 세종역 설치 문제는 지속적 협의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충북도 역시 “KTX 때문에 상생할 수 없다는 단편적 시각은 잘못됐다. 그러면 세종시와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세종이 아니라, 수도권과 영호남권 및 일본중국 등 전 세계다. 각 사안별 이견이 있을 순 있지만, 충청권 상생협력이란 총론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공주시의회도 지난 10일 국민 혈세 낭비와 저속철 전락, 열차 운행 비효율 우려를 제기하며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충북도처럼 ‘역 이용객’이 감소할 것이란 위기감의 표현이다.


세종시 안팎에선 '뚜렷한 근거와 명분에 기반한 반대보다는 지역 이기주의적 양상을 띄고 있어  문제'라는 인식이 중론이다. 세종시 출범 후 이번까지 2~3차례 되풀이 된 논란이 새로운 발전의 동력을 찾기 보다는 충청권 내부 균열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KTX 역과 관련한 상생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희연 충북대 교수(도시공학과)는 “KTX 경부선과 호남선이 관통하는 오송역의 경우 충북선을 타고 강릉까지 KTX로 연결됨으로써 국가 철도 X축의 중심 역으로 키워야 한다”며 “여기에 충청권 상생 협력의 힘이 모아져야 하고, 그 바탕 아래 KTX 세종 간이역 설치도 도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다른 학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KTX 역 설치를 요구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충청권이 서로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갈등 양상으로 비춰지면 오송역세종역공주역 모두 성장 기반을 잃어버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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