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박수현 ‘세종시 상한가’ 총선 변수될까
상태바
박수현 ‘세종시 상한가’ 총선 변수될까
  • 김재중
  • 승인 2015.11.06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거구 획정-이해찬 백의종군설’ 맞물린 가설

 

“이 아저씨 다음 총선에서 ‘토이리’랑 붙어야 돼서 재선 쉽지 않은데, 해찬들형 이제 쉬라하고 세종시로 넘어왔음 좋겠어요.” (닉네임 ‘비달칠순’)

 

공주지역 국회의원인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 분원 설치 등 세종시 정상건설을 주장하면서, 세종시에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박 의원을 향해 “세종시에서 출마해 달라”고 요청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박수현 의원의 세종시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선거구 획정과 현역인 이해찬 의원에 대한 당내 ‘백의종군 압박’ 등 정치적 변수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박수현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시는 부여, 청양과 단일 선거구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박 의원은 청양에 기반을 둔 이완구 전 총리와 맞붙게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같은 공주지역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는 정진석 전 의원도 만만치 않은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여, 청양 민심이 여당인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편이어서 선거구 획정이 박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신도시개발로 젊은 층 인구유입이 도드라진 세종시는 야당 지지세가 강한 도시다. 세종시 출범 전후 치러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3번의 선거에서 신도시지역 표심은 압도적으로 야당에게 쏠렸다. 박 의원의 눈길이 자연스레 세종시로 향할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이해찬 의원을 상대로 백의종군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계파갈등을 치유하자는 명분으로 대두된 ‘친노중진 퇴진론’이 이해찬 의원을 속속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는 이해찬 의원에게 백의종군을 청하거나, 사지(死地)에서 출마해 달라는 등의 사실상 퇴진압박을 가한 바 있다.

 

세종시민 상당수가 6선인 이해찬 의원에게 다소의 ‘정치적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점도 감지된다. 주로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서다. 세종시 건설 과정에서 연이어 벌이지고 있는 각종 개발관련 민원에 대해 이 의원이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일부 시민들은 "주민들의 소소한 민원에 대해 늘 귀를 기울이는 젊고 역동적인 대표가 필요하다"며 "여야 불문, 초선 의원이라도 상관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박수현 의원의 입장에서 볼 때, 친여 우세지역에서 거물급 여당 인사와 맞붙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 ‘젊은 일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세종시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박 의원에게는 내세울 만한 충분한 명분도 존재한다. 그는 지난 2009년 민주당 공주·연기지역위원장 시절 ‘세종시 원안사수’를 주장하며 삭발·단식에 나서 지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이후 ‘세종시 원안사수’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세종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해찬 의원이 6선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보편적 견해다. 와병설에 시달렸던 이 의원은 총선이 임박해오자 지역 언론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루머 차단에 나서는 한편 “유권자가 원하면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로 7선 도전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의원 주변 인사들도 그의 백의종군 가능성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는 중이다.

 

‘세종시 출마설’의 당사자인 박수현 의원 측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러브콜’이 있다는데 반가워하기는커녕 ‘좌불안석’하는 분위기다.

 

박수현 의원실 관계자는 “검토해 본 적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으며 “박 의원이 미래부 이전, 국회 분원 설치 등 세종시 문제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어 그런 이야기(세종시 출마설)가 나온 모양인데, 이해찬 의원과 협의를 통해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박 의원의 다른 지인들 일부는 “불가능한 가설은 아닐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연기군 시절부터 박 의원과 연을 맺어왔다는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초선인 박수현 의원이 6선 의원의 지역구를 넘보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당연히 스스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그러나 선거가 정해진 틀대로, 예측대로 간 적이 몇 번이나 되나. 총선 전 중앙당 내부에서 혁신기류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이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