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의료 사각지대’임을 입증하는 통계자료가 발표됐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4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세종시의 인구 10만 명당 보건의료 인력은 532명, 이 중 의사는 79명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인구 10만 명당 보건의료 인력은 평균 941명, 의사는 180명에 이른다. 세종시 보건의료 인력 수준은 전국평균의 56.5%, 의사 인력은 43.9%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단연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다. 특히 인구 10만 명당 270명의 의사가 있는 서울과 비교하면 의료인력 수준이 30%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서비스 이용을 위해 세종시 밖으로 ‘의료 원정’을 떠나는 시민들이 많았다.
통계연보에 나타난 세종시 거주자들 의료기관 입·내원일은 총 340만 6000일. 이중 172만 6000일만 세종시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다. 관내 의료기관 이용률이 50.7%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나머지 절반은 외지 의료기관을 이용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의료공백이 발생한 이유는 ‘종합병원의 부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가 지난 4월 공개한 ‘2014년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세종시민의 22.4%가 타 지역 의료기관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4.5명당 1명 꼴이다.
이들이 타 지역 의료기관만 이용한 이유는 ‘종합병원이 필요(56.9%)’했기 때문이며, 주로 대전(48.6%), 청주(20.1%), 천안(12.8%) 등 인근 대도시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의료계는 정부세종청사 인근에 5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이 건립되면 급한 불을 끌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병원건립 시점인 2018년 초까지 의료공백을 메울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유모(38·도담동)씨는 “신도시 지역에 속속 동네병원이 들어와 감기 등 경미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큰 걱정이 없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중한 병에 걸렸을 때 어찌해야 할지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