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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는 아이’ 소아과에 가기 전 알아야 할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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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나는 아이’ 소아과에 가기 전 알아야 할 상식
  • 김덕수
  • 승인 2016.05.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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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청주 미소소아청소년과 원장

열이 난다는 것은 체온을 올리는 반응으로 아이의 몸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의미다. 열 자체는 병이 아니고, 병이 가지는 증상의 하나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열이 난다고 해서 항생제가 필요하다는 사인(sign)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열은 일반적으로 해가 없으며, 아이가 감염과 싸우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의 면역체계가 감염을 제거하기 위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좋은 신호로 간주할 수 있다.

 

열이 나는 여러 가지 조건

감기나, 귀감염, 독감, 폐렴, 요로감염 같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감염에서 열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때때로 약물, 상해, 독, 과도한 운동 등에서도 열이 날 수 있다. 다만 너무 뜨거운 환경이 열 실신을 일으킬 수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 매우 위험할 수 있음도 주지해야 한다. 따라서 체온이 올라간다면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열은 정상 체온보다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 아이의 정상 체온은 나이와 건강상태, 활동 정도, 하루 중의 시간, 옷을 입은 정도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모든 사람의 체온은 이른 오전에 가장 낮고 오후에 가장 높게 나타나며, 심하게 운동을 할 경우 약간 증가하게 된다. 38.3°C 이상이면 발열로 간주한다.

 

발열의 증상과 증후

 

아이가 열이 나게 되면 심박수와 호흡수가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아이가 따뜻하게 느껴지고, 홍조를 띠거나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의 몸은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게 된다.

 

때때로 열이 나도 잘 지내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열의 원인이 되는 질환에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가 귀나 목이 아프거나 발진이 나거나, 복통 등이 나타나며, 이런 증상들은 발열의 원인이 되는 질환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게 된다.

 

가벼운 발열의 대처법

 

6개월 이상의 소아에서 38.3°C 이하의 발열이 있으면서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 열을 치료할 필요는 없다. 대신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경우 스스로 열이 좋아지기를 기다릴 수 있다.

 

그리고 관찰하는 동안, 방을 시원하게 유지하고 옷을 가볍게 입히며 물이나 과일 주스, 전해질 함유 음료 등을 많이 섭취시켜 준다. 또한 많은 행동을 하지 않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약을 사용해서 체온을 낮춰 준다. 적절한 용량의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과 이부프로펜(ibuprofen)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용량과 투약 스케줄을 지켜야 한다. 모든 약은 용량을 초과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은 6개월 이상의 소아에서만 사용하고, 지속적인 구토나 탈수가 있는 아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아스피린은 복통, 장출혈 등의 부작용과 심각하게는 급성으로 간과 뇌에 손상을 일으키는 라이(Reye)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소아 발열의 치료에서 아스피린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아이가 구토를 하거나 약을 먹지 못하는 경우 좌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 좌약은 토하는 소아에서 효과적으로 열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모든 약은 나이와 체중에 맞는 적절한 용량을 사용해야 하며, 2세 미만의 소아는 소아과 의사와 상의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열을 내리는 방법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여 아이를 닦아주는 것이 좋은데 다음과 같은 경우에 권장한다. ▲체온이 40°C 이상인 경우 ▲토하고 약을 못 먹는 경우 ▲열성 경련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등이다. 미지근하게 닦아주기는 피부에서 수분증발로 체온을 낮춰주게 되고, 소아과 의사들이 이런 방법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찬물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데, 아이를 떨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오히려 체온이 오르게 된다. 또한 찬물은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켜 열 발산이 되지 않아 오히려 심부 온도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그리고 알코올을 사용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알코올을 물에 타거나 사용해서는 안된다. 알코올이 피부로 흡수되거나 폐로 흡입되어 혼수 같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찬물과 마찬가지로 열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욕조에서 5분에서 10분이면 열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며, 만약 아이가 닦아주기를 너무 싫어하면 단순히 물속에서 놀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욕조에 있는 것을 싫어하거나, 계속 떨고 있으면 욕조에서 꺼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너무 빨리 체온을 정상으로 낮추려 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오히려 반동으로 더 높게 오를 수 있다.

 

소아과를 바로 찾아야 하는 경우

 

체온이 떨어진 후에도 아이가 아픈 행동을 하거나, 보호자가 보기에 심하게 나빠 보이는 경우에는 소아과 의사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다음의 경우에도 소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2세 미만의 소아에서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2세 이상 소아에서 발열이 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즉시 소아과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열이 있으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때다. ▲아이가 매우 아파 보이거나, 의식이 혼미하거나 매우 보채는 경우 ▲과열된 차 안 같이 극도로 더운 장소에 있었던 경우 ▲경부 강직이나, 심한 두통, 심한 인후통, 심한 귀통증, 설명되지 않는 발진이 있는 경우 ▲반복적인 구토 또는 설사 같은 증상이 더해질 때 ▲겸상적혈구증이나 암, 스테로이드 복용 같은 면역억제상태인 경우 ▲경련이 있는 경우 ▲2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직장온도가 38°C 이상인 경우다.

 

아이의 열을 재는 방법

이마가 따뜻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체온계로 재야만 열이 정말 있는지, 또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여러 가지의 체온계와 각각의 재는 방법이 있다. 참고로 사고로 인한 노출의 위험 때문에, 수은체온계를 사용하지 말 것과 집에서 치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이가 3세 미만인 경우 직장 디지털 체온계로 재는 경우가 가장 정확하다. 체온계 끝을 알코올이나 비누로 닦고 찬물에 잘 헹군다. 더운 물을 사용하면 안된다. 바세린(petroleum jelly)같은 윤활제를 끝에 조금 발라준다. 아이의 배를 아래로 해서 무릎 위에 올리거나 바닥에 눕히고, 손바닥으로 허리 아래를 눌러준다. 다른 손으로 체온계를 켜고 두 손가락으로 잡아 0.5~1인치 정도를 넣으면서 엉덩이를 감싸듯 잡는다. 1분 정도 경과 후 소리가 울리면 체온계를 빼서 온도를 확인하면 된다.

 

구강용 디지털 체온계는 4~5세의 아이에서 사용하기 편한 방법이다. 우선 미지근한 비눗물이나 알코올로 닦고 찬물에 헹군다. 스위치를 켜고 센서를 혀 아래에 위치시킨다. 소리가 날 때까지 1분 정도 기다린 후 체온을 읽는다. 정확하게 재기 위해서 적어도 15분전에는 뜨겁거나 찬 음료를 마시지 않게 해야 한다.

 

고막체온계는 부드럽게 귀 안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수초 안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빨라서 편리하긴 하지만, 귀 안에 정확하게 위치시켜야 하고, 귀지가 너무 많은 경우 정확하지 않을 수가 있다.

 

겨드랑이에서 재는 방법은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3개월 이상의 아이에서 열이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직장 또는 구강 디지털 체온계의 센서 끝을 겨드랑이에 위치시키고 팔을 가슴에 잘 붙인 후 소리가 날 때까지 1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김덕수 청주 미소소아청소년과 원장

 

-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석사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평생회원

- 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정회원

- 소아소화기영양학회 정회원

- 전 한국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 전 의료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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