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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라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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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라민’을 만나다
  • 김재중
  • 승인 2016.06.25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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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중흥 프라디움 계약자, ‘판도라 상자’ 열었다

통제력 잃은 공공임대아파트, 건설사 먹잇감 ‘전락’


스스로를 ‘안티프라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세종시 1생활권 중흥 프라디움 공공임대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다. ‘Anti프라民’. 글자 그대로 ‘프라디움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다.

 

이들은 왜, 새 보금자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을까. 새 아파트 입주 전 흔히 벌어지는 ‘건축 하자, 날림 조경’과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다. 감독관청인 행복도시건설청은 “단순한 실수”라 해명하고 있지만 계약자 입장에서 볼 때,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시공사인 중흥종합건설이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짓는 공공임대아파트인 줄 알았는데, 기금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아파트였다. 때문에 인근의 다른 세종시 공공임대아파트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보증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였다.

 

계약자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수사기관에 고발도 하고, 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도 제기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행복청이 권익위원회에 ‘건설원가 총괄표’를 제출하면서 그 내용이 계약자들에게 공개됐다. 계약자들의 눈에 발코니확장 비용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건설사 이익률을 고려해도 900만 원대면 족할 비용이 무려 1600만원이나 됐다.

 

건설사가 짊어질 부채(국민주택기금)를 계약자들이 떠안게 된 것도 억울한데, 건설원가마저 ‘뻥튀기 했다’는 의혹을 사게 됐다. 건설사가 계약자 모집과정에서 ‘발코니확장 무료’라는 홍보를 한 것도 말짱 거짓말이었다. 계약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건설원가마저 부풀린 시공사도 시공사지만, 그들을 감독하고 관리해야할 행복청에 더 큰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 서운함은 국가에 대한 실망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재이므로 당연히 국가가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재정부족을 이유로 그 막중한 책임을 민간에 떠 넘겼다. ‘효율성’을 따지는 공공부문 민영화 논리를 받아들여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반드시 하나의 전제조건은 필요하다. ‘국가의 적절한 통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프라디움의 ‘판도라 상자’ 안에는 아예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국가의 방패막이 없으니 공공임대아파트가 건설사의 좋은 먹잇감이 된 셈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갔다. 멍들고 아픈 곳에 발랐던 서민들의 만병통치약 ‘안티푸라민’. 지금 ‘안티프라민’의 상처에 바를 ‘안티푸라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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