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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거칠게, 극장가 휩쓰는 상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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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거칠게, 극장가 휩쓰는 상남자들
  • 이정현 기자
  • 승인 2016.05.26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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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극장가 | 강렬한 ‘남풍’

‘우는 남자’ ‘끝까지 간다’ ‘황제를 위하여’

화려한 액션으로 무장, 클리셰 뛰어넘어야

황제를 위하여
황제를 위하여

거칠어진 극장가에 여심이 흔들린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중년 남성의 멋스러운 매력을 보여줬던 장동건, ‘로코의 제왕’이라 불리는 이선균, 보호본능을 자극할 정도로 유약하게만 보이던 이민기가 누아르의 옷을 입고 관객 앞에 섰다. <아저씨>와 <용의자> 등에서 출발한 한국 액션 누아르 영화 바람이 6월 극장가에 다시 분다.

장동건은 영화 <아저씨>를 통해 흥행감독으로 우뚝 선 이정범 감독을 만났다. 6월 5일 개봉하는 영화 <우는 남자>(제작 다이스필름)에 출연한 그는 부드러웠던 이전의 이미지를 벗고 액션 스타로 거듭났다. 실수를 저지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일급 킬러 역을 맡았다.

로맨틱 코미디 물에서 두각을 보였던 이선균은 조진웅과 함께 5월 29일 개봉하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제작 AD406 다세포클럽)에 출연해 변신을 꾀했다. 자신이 저지른 뺑소니 사고를 감추려는 형사로 분한 그는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정체불명 목격자의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제67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미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민기는 유약했던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강렬한 캐릭터 변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전작 <몬스터>(감독 황인호)에 이어 6월 12일 개봉하는 누아르 영화 <황제를 위하여>(감독 박상준·제작 오퍼스픽처스)를 통해 진한 남자의 향기를 뿜는다. 한때 촉망 받던 야구선수가 모든 것을 잃고 조직 세계에 몸을 담은 캐릭터로 분한다. 격렬한 격투신 등 거친 액션연기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우는 남자
우는 남자

6월 극장가는 한국 액션영화의 현주소를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 작품들을 비롯해 6월 4일 개봉을 확정한 차승원 주연의 영화 <하이힐>(감독 장진·제작 장차) 역시 위기에 빠진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누아르 영화다. 장동건 이선균 이민기에 차승원까지 가세해 최고의 ‘상남자’를 가린다.

그 동안 한국영화 주류를 이뤘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액션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한껏 높아진 상태다.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와 공유의 <용의자> 등으로 완성도가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국내 관객인식이 제작 열풍으로 이어졌다. <끝까지 간다>를 제작한 AD406의 차지현 대표는 "사극 영화들이 100억대의 대규모 투자자본이 들어가는 반면에 현대 누아르 액션물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촬영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액션 누아르 영화의 퀄리티가 급상승 하면서 기대치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표현 기술 노하우가 쌓이면서 누아르 제작을 기다리는 시나리오가 늘어나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장벽은 있다. 우선 <아저씨> <용의자> 등을 통해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또 막대한 예산으로 제작된 할리우드 액션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감독 브라이언 싱어·배급 20세기 폭스),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감독 더그 라이만·배급 워너브러더스), <트랜스포머4>(감독 마이클 베이·배급 CJ E&M)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끝까지 간다
끝까지 간다

리얼리티를 구현하는데 놓인 제한도 한국 누아르 영화의 한계다. 총기 휴대가 불법인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화끈한 총기 액션은 자칫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액션 누아르 영화들은 화려함을 강조하다 리얼리티의 함정에 빠져 완성도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때 간첩 소재 영화들이 쏟아졌던 것은 화려한 총기 액션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화끈한 액션과 적절한 긴장감을 주기 위해 영화에 총기류가 등장하곤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맞지 않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형사들의 총기 사용도 극히 드문 일"이라며 "그렇다고 도검 액션 만으로 채우기엔 <아저씨>와 같이 이미 성공한 작품의 벽을 넘기 힘들다. 자칫 ‘어디서 본 장면이다’라고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현기자 seij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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