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늙은 말이 길 잘 찾아가
상태바
늙은 말이 길 잘 찾아가
  • 김유혁(단국대 종신명예교수)
  • 승인 2014.08.06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왕이야기 | 노마식도(老馬識道)

사람도 제 갈 길 잃으면 역할 다 못해
세밀한 관찰·체계 있는 정보수용 의미
주관·중심 유지해야 경쟁력 가질 수 있어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명재상이었던 관중(管仲)이 제환공(齊桓公)과 더불어 고죽국(孤竹國) 정벌에 나섰다. 출정 당시는 낙엽이 지는 늦가을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것은 다음해 여름철이었다.
승전고를 울리면서 회군 중이었으나 온 산하에 초목이 우거져서 돌아갈 길을 찾기가 몹시 어려웠다. 길을 잘 못 들어 가다가 되돌아오곤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 관중이 명하여 군마(軍馬) 중에서 늙은 말들을 골라서 앞세우게 했다. 늙은 말들은 지난 해 왔었던 길을 찾아감으로써 부대의 회군(回軍)을 순조롭게 도울 수 있었다. 그 때부터 늙은 말은 왔던 길을 잘 찾아간다하여 노마식도라는 단어가 쓰이게 되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제 갈 길을 찾아가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기대 되고 있는 사회적 역할을 다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새해가 밝아왔다. 갑오년(甲午年) 말 띠 해가 돌아왔다.

새해인 갑오년을 푸른 말 띠의 해라고 한다. 즉 청마(靑馬)라는 뜻이다. 동서남북 및 중앙을 일컬어 오방(五方)이라 하고,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을 오색(五色)이라 하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오덕(五德)이라 하는데, 여기에 십갑 십이지(十甲 十二支)의 방위를 맞추면 갑과 을의 방위가 청(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십갑 중 갑(甲-陽)과 을(乙-陰)이 동(東)에 속하고, 오색 중에는 청(靑)이 동에 속하며, 오덕 중에는 인(仁)이 동에 해당한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서 갑오년을 방위상으로는 동마(東馬)라 하고, 색상으로는 청마(靑馬)라 하며, 덕목(德目)상으로는 인마(仁馬)라하고, 계절의 의미로는 춘말(春馬)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갑오년 새해는 좋은 징조의 해라고 풀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돌이켜보면 2013년 뱀 띠 해(癸巳年)는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해임이 분명하다. 대선과 총선이라는 국가대사를 비롯해 대통령과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과의 감동적인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렸다. 우리나라 외교사상 새로운 획을 그은, 대단히 바쁘게 돌아갔던 한 해였기에 다사(多事)했던 한 해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새 정권 출범초기 내각구성이 1개월여 지연됐고, NLL 문제와 관련한 당시 관계자들의 말 바꾸기 등으로 인한 논쟁의 장기화, 국회 밖에서 이른바 노숙천막당사를 차려놓고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장기간 방치했던 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발생. 정부당국의 정책노선과 역행하는 철도노조의 대대적인 장기 파업사태 등은 국민의 생활불편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집단행동의 폭거라는 사회적 지탄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괴담(怪談)과 함께 번져가고 있는 철도파업과 의료계 파업은 마치 이명박정부 출범초기의 광우병 소동과 유사다고 한다. 그러한 악성 루머에 의한 사회혼란의 야기와 안보위기의 틈을 노려 자신들의 세력 과시에 의한 정부 길들이기 식 파업행위를 한 그들에게 국민은 냉소하고 있으며, 십수소지(十手所指)의 맹렬한 지탄을 보내고 있다. 광우병 소동에 한 번 속아보았기 때문에 동기가 정당하지 못한 철도노조 파업에는 속지 않는다는 판단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의 선전포고 성 발언으로 인한 사회불안조성 책략의 빈발사태를 비롯하여 연말에 접어들어 발생한 장성택 반란음모사건도 국제적인 이목을 긴장으로 몰아가는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사회문제를 선순환(善循環)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힘겹게 하고 있는바 2013년은 다난(多難)했던 한 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014년 말 띠 해에는 말과 관련한 속언(俗諺)이 귀띔해주는 경고와 충고를 동시에 새겨들어야 한다. 말에 관한 여러 가지 속언 중에서도 다음 세 가지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나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요. 다른 하나는 주마간산(走馬看山)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노마식도다. 마이동풍은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며, 주마간산은 눈여겨보지 않는 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가치판단의 능력을 중요한 자원으로 삼고 있다. 가치판단의 전제조건은 관찰력과 이해력이다. 관찰력이 뒤지고 이해력이 뒤지면 객관적인 경쟁과정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풍류적 표현인 마아동풍과 주마간산은 예부터 속언(俗諺)으로 전해올 뿐이다. 그러나 노마식도라는 말은 자주 되새기면서 사물을 관찰하고 새로운 정보에 접근함에 있어서 하나의 철칙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말은 비록 동물에 지나지 않지만 어떠한 상태의 미로(迷路)에 봉착하게 될지라도 자기 갈 길을 어김없이 찾아갈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을 잃고 중심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미로를 헤매듯이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그 지경에 이르면 경쟁력을 지니기 어렵다. 따라서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고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자기가 가야할 길은 정도(正道)다. 정도를 가면서 사물을 정밀히 관찰하고 정보를 보다 체계 있게 수용할 줄 알 때 비로소 경쟁에서 강자(强者)가 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사물의 존재원리를 바로 알고 옳게 터득할 수 있어야 이른바 ‘응물지묘(應物知妙)’ 할 수 있다.

새해인 갑오년을 푸른 말 띠의 해라고 한다. 즉 청마(靑馬)라는 뜻이다. 동서남북 및 중앙을 일컬어 오방(五方)이라 하고,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을 오색(五色)이라 하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오덕(五德)이라 하는데, 여기에 십갑 십이지(十甲 十二支)의 방위를 맞추면 갑과 을의 방위가 청(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새해인 갑오년을 푸른 말 띠의 해라고 한다. 즉 청마(靑馬)라는 뜻이다. 동서남북 및 중앙을 일컬어 오방(五方)이라 하고, 청황적백흑(靑黃赤白黑)을 오색(五色)이라 하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오덕(五德)이라 하는데, 여기에 십갑 십이지(十甲 十二支)의 방위를 맞추면 갑과 을의 방위가 청(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