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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영화 가능성과 흥행 예의주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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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영화 가능성과 흥행 예의주시해본다
  • 송길룡(영화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26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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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언제부터 그래왔는지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살펴봐야겠지만 보통 개봉영화들은 목요일에 첫 상영을 시작한다. 내 마음대로 생각해보자면, 목요일은 일주일의 중간이 막 넘어간 요일이어서 직전 주에 개봉한 영화에 대한 관심의 향방이 판가름 나는 시점이 된다. 새로운 개봉영화로 교체하는 데에 좋은 요일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토-일로 연결되는 황금 같은 주말일정을 통해 새로운 영화는 본격적으로 관객의 바다 속에 첨벙 빠져드는데 이 첫 주말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목요일 개봉이 정착되어 있다 보니 때때로 그보다 하루 일찍 선 개봉하는 마케팅도 등장했다. 같은 출발선에서 여러 개봉영화들끼리 동시에 경쟁하다 보면 관객들이 분산되기 마련이다. 다른 영화들보다 하루 일찍 개봉함으로써 관객들을 더 많이 챙겨내겠다는 ‘이기적 심보’가 작용하는 것인데 이게 무슨 법적인 제한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요일이라는 요일도 이제는 배급사와 극장의 이해관계가 맞으면 그런 대로 이용되는 중요한 개봉요일이 됐다.


하지만 수요일 개봉은 해당 영화에 대한 흥행에 확신이 있을 때라야 효과가 있다. 자칫 판단을 잘못하면 목요일 개봉보다도 못한 결과 때문에 김이 새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어쨌든 개봉 전 이래저래 소문이 자자했던 영화 <변호인>(양우석, 2013)은 조치원의 극장 객석을 보아하니 수요일 개봉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것 같다. 관람을 마친 관객들의 반응도 비교적 원만한 듯해 앞으로 많은 관객들이 찾아들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지난 주 개봉한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와 거의 비슷한 첫날 황금시간대 관객 동원 규모를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이다.

<변호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로서 특히 ‘노사모’와 같은 두터운 지지층을 가진 인물의 일대기가 어떤 흥행적 성과를 낼 수 있는가가 주목되는 영화다. 그래서 내가 이 영화의 관객 동원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인데 아직까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 분야 인물을 그리는 영화로도 드문 예에 속하지만 그런 유형의 영화로서 인상 깊은 성취를 이룬 작품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잠시 들여다보자. 영화 중반 이후 전개되는 재판정 장면들은 극장에서의 직접 체험이 좋을 것 같다. 내가 관심 있게 본 것은 영화 초반이다. 자수성가 타입의 고졸 학력 사법고시 합격자가 돌연 판사직을 버리고 돈을 벌어보겠다고 변호사 개업을 한다. 법이 바뀌어 법무사들에게만 맡겨졌던 부동산 등기업무를 변호사도 할 수 있게 된 점을 포착하고서 이 문제적 인물 송우석 변호사는 법조인의 권위주의를 내던져버린 듯 거리에서 명함을 뿌리며 직접 마케팅 전선에 나선다. 그리고 나름 경제적인 부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법조인의 위신을 깎는다고 탐탁지 않게 여기던 지역의 변호사들도 종국에는 너도나도 부동산 등기업무에 뛰어든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주인공의 이런 상업적 선도성이다. 물론 영화 중반 이후 인권변호사로서의 변신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사회운동적 선도성으로 전환되기는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성찰가능성이 이 영화의 매우 중요한 요소를 이루고 있음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이런 질문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과연 새로운 형태의 인물영화는 가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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