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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한글명칭 전용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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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한글명칭 전용도시
  • 박숙연
  • 승인 2013.10.1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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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되새겨보는 한글이름

한글의 중요성을 인식해 올해부터 한글날이 예전처럼 공휴일로 재 지정됐고, 한글날 경축 행사는 물론 다양한 문화 행사도 함께 펼쳐졌다. 1443년 창제된 한글은 자음과 모음 24개 글자로 인간이 내는 거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학적이고 창의적이고 빼어난 문자다.

다른 나라 언어학자조차 한글을 ‘세계의 알파벳’이라고 극찬하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이미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곳곳에선 외래어가 남용되고 외래어 간판이 즐비한 채 홀대를 당해온 게 사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세종시는 한글 창제의 주역인 세종대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그런 도시답게 마을과 도로, 학교 등의 이름을 순 우리말로 제정해 최초의 ‘한글 명칭 전용 도시’가 됐다. 세종시의 한글 명칭에 대해 알아보자.

세종시의 첫 관문이자 랜드마크가 된 ‘학나래교’는 아침을 여는 학의 날개 짓이라는 뜻이다. 다리 형태도 학이 군무를 펼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 다른 관문인 ‘한두리교’는 크다는 뜻의 한과 원이라는 뜻의 두리가 합쳐져 큰 원이라는 뜻이다.

세종시의 첫 번째 마을인 ‘첫마을’의 학교들도 한글로 이름을 지었다. ‘참샘’은 샘 중의 샘으로 좋은 샘, ‘한솔’은 큰 소나무, ‘도담’은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의미다. 내년에 개교할 중학교의 이름은 새롭다는 뜻의 ‘새롬’, 초등학교는 용의 옛 이름인 ‘미르’에서 따왔다. 초등학교 학급 명칭도 모두 순 한글로 지어졌는데 가람-강, 가온-세상의 중심, 나래-날개, 다솜-사랑함, 라온-즐거움이나 기쁨, 마루-하늘, 빛솔-빛나는 대나무와 푸른 솔나무 등이다.

세종시의 14개 법정동도 모두 순 한글 이름을 쓴다. 고운동-모양이 산뜻하고 아름답다, 아름동-둘레가 한 아름 넘친다, 어진동- 어질고 덕행이 높다, 나성동- 나리재와 토성, 소담동-생김새가 탐스럽다 등이다. 도로의 경우에도 순 우리말과 함께 위치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ㄱ~ㅎ 까지 한글 14개 초성자음 순으로 이름을 부여했다. 동 이름의 경우는 종래 있던 리(里)의 이름 대신 고유어 또는 세종대왕과 관련된 명칭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예전의 마을이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지난해 7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옛 연기군 방축리·갈운리·고운리·종촌리·진의리를 한데 묶어 ‘도담동’이 됐다. 그런데 이 동 이름을 세종시의회가 옛 이름인 방축동으로 바꿨다. 입주예정자들이 한글이름을 한자로 고친 데 불만을 쏟아내자 유한식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결국 시의회가 도담동으로 재의결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당초 ‘누리마루 호수공원’에서 세종호수공원으로 바뀐 게 대표적 예다. 세종시의 랜드마크로서의 위상을 살리기 위해서다.

박숙연기자 sypark@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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