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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경화 배경에 히로히토 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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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경화 배경에 히로히토 조서 있다
  • 이장수(전 대전충남기무부대장)
  • 승인 2013.08.1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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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별기고 | 항복하지 않은 일왕

최근 일본에 아베내각이 들어선 이후 1930년대 태평양전쟁 직전의 군국주의 시대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날 아시아 국가들에게 지은 죄를 참회하고 사죄하기는커녕 역사왜곡과 망언을 일삼고,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심지어는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는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

또한 평화헌법에 명시된 "영원히 전쟁을 포기하고, 전투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교전권을 갖지 않는다"는 조항을 개정해 군사대국화를 달성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확보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우경화는 중국의 경제부흥, 대한민국의 국력신장에 따른 초조감과 함께 20여년이상의 장기불황, 저출산 고령화, 젊은 층의 일본 혼 퇴색 등으로 인해 "영원히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기인한다. 막가파식 우경화의 원인과 배경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근거가 있다. 그것은 바로 현인신(現人神)이자, 군 최고 통수권자이며, 국정최고책임자였던 히로히토가 읽었던 ‘대동아전쟁 종결의 조서’다.

이 조서는 "전쟁에 패배해서 굴복하는 것이 아니고, 연합국의 항복요구(포츠담선언)를 일왕이 수락해 전쟁을 종결한다"는 형식을 취했으며, 항복용어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등 적반하장식의 훈계와 선동으로 일관했다.

히로히토는 태평양전쟁에 대해 "일본의 자존과 동아시아의 안정을 확보하기위해 전쟁을 선포했을 뿐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영토를 확장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강변했다. 항복이유에 대해서도 "적이 잔인하기 짝이 없는 폭탄(원자탄 지칭)을 사용해 무고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하면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의 원폭피해만 강조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인양 호도한 것이다. 특히 일본 및 동아시아(조선, 만주)국민들에게 "신령스러운 땅의 불멸을 믿고 제국의 영광을 드높이라"고 하여 일왕에게 자자손손 충성을 다하도록 종용하고, 제2의 대동아전쟁을 일으키도록 암시하기까지 했다.
이와 같은 히로히토의 조서는 일본국민들의 역사인식, 외국과의 관계, 일본의 지향방향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망언, 도발을 일삼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결자해지의 원칙에 따라 일왕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 일본헌법 제1조에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이며 국민통합의 상징이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의 일왕 아키히토가 직접 나서서 지난 일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보상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정잡배에 불과한 일부 우익세력들의 망동에 대해서는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되, 그들로 인해 일본이 또다시 패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시켜야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의 모든 피해국들과 연합체를 구성해 역사문제를 재정립하고,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을 탓하기에 앞서 망국의 원인을 찾아 교훈 삼아야한다. 종군 성노예, 독도문제 등에 대한 우리국민의 실종된 역사인식을 바로 잡아 일본과의 역사전쟁에서 이겨야한다. 특히 건국과정에서 친일청산이 미흡했다하여 국가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시키려는 행위는 일본과 북한이 원하는바 임을 잘 알아야한다.

일본은 속성상 강한 나라에는 한없이 약하고 약한 나라는 철저히 짓밟는 비열한 근성이 있다. 우리가 일본보다 강했으면 임진왜란, 경술국치는 없었을 것이다. 망국과 패전의 주요원인으로 작용했던 무능한 정치와 총체적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족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오직 부국강병만이 살길이다.

일본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의 계륵(鷄肋)같은 존재다.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큰 피해를 안겨준 철천지원수이면서 현실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의 안보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해야만 하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다. 일본의 고약한 버르장머리를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지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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