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의 시골마실 62편] 일그러진 뿌리만이 남은 자리
같이 사는 길
무심코 밟고 지나간 자리엔
일그러진 뿌리만이 남았다
소나무는 알고 싶다
공존의 진정한 의미를
[작품 노트]
보도블록 길 사이사이로 나무를 심어 단장을 했다. 처음엔 보기에 좋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발자국이 흉물스러운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당초 오가는 이들의 동선을 감안하지 않고 저렇게 공사를 한 것도 아쉽지만, 사람들은 그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가로 질러 다녔다.
무심히 밟고 지나간 발자국들을 다 받아낸 소나무에겐 앙상한 뿌리가 드러났다. 임인년 호랑이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배려심 없이 살아오진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저작권자 © 세종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