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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가석방이 남겨주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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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가석방이 남겨주는 숙제
  • 이계홍
  • 승인 2021.08.10 14: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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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경영이 요구되는 시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박근혜 대통령 집권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하기로 결정돼 오는 13일 출소한다. 법무부는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국가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가석방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결정을 이같이 내리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가석방)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회)여론과 이 부회장의 수용생활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도 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70% 가까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달 23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66%가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을 두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특혜 소지가 있으니 하면 안된다'는 답은 28.2%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가석방 찬성 비율이 70대 이상(85.7%), 60대(81.7%), 50대(67.8%) 18∼29세 (65.2%), 30대 (53.6%), 40대 (51.6%) 순이었다.(통계보정은 지난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별, 연령대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이 부회장은 1월 (박근혜 정권의)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재수감되었으나 207일 만에 다시 풀려나게 되었다. 그러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등 현재 기소된 두 사건의 재판 결과에 따라 재수감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이 나자 참여연대는 “이 부회장 가석방은 재벌총수에 대한 특혜 결정이며, 사법정의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국정농단의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가석방이 된다면 향후 앞으로 어떤 재벌총수가 법을 지킬 것이며, 어떤 중범죄자에게 가석방을 불허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가석방은 우리 사회에 퍼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인식을 다시 공고히 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보다 더 가혹하게 비판했다.

경실련은 “박범계 장관은 이재용의 가석방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에도, 가석방심사위 결정을 핑계로 최종 허가하여 사법 정의와 법치주의를 확립해야할 법무부 장관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렸고, 정경유착과 유전무죄, 그리고 삼성 재벌 특혜를 이어가는 흑역사의 동조자로 전락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대경제범죄자 이재용은 가석방 고려사항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재용은 삼성 총수로서 경영세습과 사익편취 등의 재범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반대 시민사회단체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중인 경실련 ©경실련

이밖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주노총을 비롯 전국 1056개 시민사회·노동단체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은 문재인 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고, 촛불의 명령에 명백히 역행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이재용 경영 복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부회장 가석방이라도 해야 한다"며 '반도체 초격차 전쟁'에 앞장설 수 있도록 그의 시급한 경영 복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속에 경제활성화가 필수적이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필요하다고 했다.  

재계도 가석방을 환영했다. 코로나 19가 어언 3년째로 접어드는 시점에 이 나라 경제 주체인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해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 석방 요구의 논지다.

필자 역시 본란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원칙적이고 원리주의적 법리해석으로 코로나 19 시대 유용하게 써먹어야 할 경제 주체를 사장시키면 우리 경제에 큰 주름을 주고, 세계 경제의 경쟁 대오에서 낙오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과에 대한 책임을 부단한 경제활동 확대로 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필자는 이재용 가석방을 계기로 우리 기업 문화와 글로벌 기업 문화를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장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우리의 경제 포션과 볼륨은 세계 10위권으로 엄청나게 커졌다. 기업도 세계 수준에 이르고, 삼성의 경우 톱클래스다. 그러나 기업경영 방식은 글로벌 수준에 크게 미흡하다.

글로벌 기업은 민족기업의 성격인 국내(domestic)기업에서 국제(international)기업으로 전환되어 다국적(multinational)기업을 거쳐 세계화(globalization)의 기준에 합목적적으로 기능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세계 기준에 맞는 전략에 따라 제도, 문화, 언어, 경제활동을 확대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시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번다는 것보다, 국제적 스탠다드에 맞는 규범을 지키고, 제도를 세계 기준에 맞춘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경영의 세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에 합당한가. 제도는 여전히 옛날식이다. 기업의 모든 비리와 부정은 이런 가족경영식 경영진 구성에 있다. 기업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심지어 종교시설까지 그렇다.

옛날 구멍가게 식이라면 세습이 일사불란의 전진을 위한 필요덕목이었지만 지금은 세계 무대를 향해 기업을 확장해야 한다. 투명한 경영이 요구되고, 전문가 집단이 기업을 이끌어가야 하는 이유다.

때문에 첫째도, 둘째도 투명 경영이다. 그러나 여전히 재무상태가 불투명 불확실하다. 전보다 투명해졌다고 하지만, 재무를 친인척이 독점해 비밀주의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 기준에 맞춰야 하는 사원 복지를 경영자의 개인적 시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은 예로부터 노조가 없거나 있더라도 활동이 미미했다.

노조가 없어도 국내 최고의 사원 복지를 한다고 자랑한다. 그것은 경영자의 ‘시혜적 멘탈리티’일 뿐, 제도로써 뒷받침되지 않으니 불안정하다. 경영자의 태도 여하에 따라 바뀔 개연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로서가 아니라 ‘개인적 시혜’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다고 할 수 없다. 이익이 나면 경영자와 생산직이 그 이익을 합리적으로 함께 공유하는 토대가 구축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재벌 기업의 문제점은 소유와 경영을 독점한다는 점이다. 소유·경영을 규율하는 매카니즘이 형식적일 뿐,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니 기업 경영의 불투명성이 제거되지 않는다. 이러니 정당한 이해관계를 가진 투자자들이 경영자를 적절히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차단되어 있다.

지배 구조가 건실하지 못하니 국제 기준에 크게 미흡하다 하여 세계 시장에서는 ‘코리아 리스크’, 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매긴다. 이로 인해 진작에 주식시장의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 아직도 3000선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일제가 경영하던 기업 불하, 미국 원조 등의 특혜 불하와 특혜금융, 저임금, 인플레이션 등 정경유착을 통해 급성장했다. 지금 많이 변화했다고 해도 그 뿌리는 깊어서 정경유착의 문화가 하나의 기업문화를 형성했다.

문재인 정권이 이를 해소하려고 하는데, 견고한 기득권층을 형성한 구세력이 저항하며 변화를 막고 있다. 재벌의 힘이 커져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불가능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개혁 얘기를 들고 나오면 ‘빨갱이 프레임’을 걸어 저항하고, 거기에 개혁세력은 힘이 부족하다. 이를 해결할 물적·인적자원도 사실상 고갈돼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기업 스스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형식은 갖추었는지 모르지만 내용은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기업 세습 문화 하나를 놓고 보면 알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가 서구 수준에 이르면 일차적으로 경영자의 과도한 사익 추구를 견제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 가치의 보존, 자본의 효율적 사용, 비리와 누수의 상대적 방지, 회사 가치 창출이 발생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은 우리나라 재벌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숙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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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숑 2021-08-10 20:42:55
삼성공화국으로 정권교체하자. 국가경제 3분2정도는 하는데 어때? 행시출신들도 떠난다며? 매번 정권교체 될 때마다 정책도 바뀌고 문서말장난질해대니 생산성이 있겠냐, 대한애국삼성공화당 만들어서 이 무능한 나라를 전면개도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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