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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아트빌리지'를 계획 원안대로 개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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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아트빌리지'를 계획 원안대로 개발하라
  • 이계홍
  • 승인 2021.08.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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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아파트 단지가  임립(林立) 해있는 메마른 도시에 고향 같은 예술인 마을이 있다
고운동 진경산수마을 일부에 조성될 예정인 아트빌리지(가) 입지 전경 ⓒ정은진 기자
고운동 진경산수마을 일부에 조성될 예정인 아트빌리지 입지 전경 ⓒ정은진 기자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세종시 고운동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세종 아트빌리지’ 조성 취소 방침이 밝혀지자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행복청은 2014년 세종시에 아트빌리지 건설사업을 확정하고 2년후 S-1생활권(B1-C1 블록)에 ‘창조문화마을’이라는 문화예술인 거주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한때 흐지부지된 듯했으나 2019년에는 구체적으로 세종 신도시 '예술인 마을' 조성을 재추진한다면서 국도 1호선이 지나가는 세종시 고운동 진경산수마을에 문화예술인 마을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 원래의 아트빌리지 조성 대신 예술인 창작공간과 소규모 갤러리를 건축한다는 계획으로 수정되었다. 즉 예술인마을을 없애는 대신 공동주택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창조문화마을’ 사업은 당초 취지와 달리 크게 변질되면서 공동주택 단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이같은 변경 방침은 여러 이유를 대지만 한마디로 이익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계획인 아트빌리지 조성을 취소하고, 공동주택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수익사업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요즘 아파트 분양이 잘되고, 몰려오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것이 수정의 배경으로 보면 될 것이다.

대형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면 상가도 필요하고, 그에따른 상가지 분양의 이익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주택 외에 예술인 창작공간과 소규모 갤러리를 들어서게 한다고 하지만, 상업시설로 인식될 뿐, 그것으로 ‘예술인 단지’라고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예술인 마을이 있었다. 1970년대 사당동 예술인 마을에 이어 파주 헤이리 마을, 출판단지 등이다. 청춘문화의 심장이라는 홍대앞도 있다. 사당동 예술인마을은 70년대와 80년대 개발시대를 거쳐 서울 전역이 부동산 투기화하면서 그 명맥이 끊겼지만, 시인, 화가들이 한때 살면서 문화의 풍요로움을 일깨워주었다.

홍대앞은 새삼 말할 것도 없다. 청년들이 거리 공연을 하고, 열정을 발산하며 낭만을 즐기는 공간으로 제공된 지 오래고, 이 거리는 벌써 세계적인 청춘문화의 상징 명소로 인식되었다.

아트빌리지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제공=한국관광공사)
아트빌리지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제공=한국관광공사)

1998년 예술마을 및 문화지구로 지정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의 헤이리 또한 문화예술 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헤이리는 파주출판도시와 연계되어 문화 예술인들이 참여하면서 예술마을로 확장되었다. 지자체가 땅을 내놓으니 정부나 특정 단체가 아닌 미술가, 조각가, 음악가, 작가, 시인, 건축가, 공예가 등 예술문화인들이 참여하여 집필실과 화랑을 세우고, 길과 다리를 놓아 예술마을을 만들었다.

마을 이름은 파주 지역의 전래 노동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왔다. 이 노동요의 후렴구가 ‘에헤에 헤이리로야’에서 영어식 발음인 ‘헤이리’를 따와 마을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실제로 헤이리는 영어마을로도 유명하다.  

세종시 또한 각종 개성있는 마을을 조성해야 할 입장이다. 아파트 단지로만 제공되는 도시는 도시라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젊은이 거리는 물론 학문의 거리, 공연의 거리, 벤처의 거리 등 다양한 요소의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예술인 마을이 반드시 필요하다.

29일 세종시 문화예술단체가 세종시문화재단에서 아트빌리지 정상 건립을 위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정은진 기자<br>
지난 29일 세종시 문화예술단체가 세종시문화재단에서 아트빌리지 정상 건립을 위해 시위를 진행하며 아트빌리지 축소 건립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정은진 기자

문화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세종아트 빌리지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공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화 창작실로 평가받게 된다면, 공동주택지의 가성비를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높일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만 따져도 또다른 수익성이 크게 기대되는것이다.  

예술인 마을은 전통이 쌓이고, 창작물이 집적되면 어떤 산업보다도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성을 가져올 수 있다. 세상이 물량적 계산만으로 도시개발을 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예술인 마을을 조성하면 다소 속도의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20년, 50년 역사와 전통이 쌓이면 필연코 문화가 꽃피는 아름다운 마을이 될 것이다.

그곳에서 제2의 피카소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고, 제2의 모차르트, 혹은 도스또옙스키나 헤밍웨이보다 뛰어난 작가가 나올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자랑스런 세종 아트빌리지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제 몇 대 대통령이 누구인가는 몰라도 미국의 중학생만 되어도 헤밍웨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스페인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몰라도 스페인 출신 피카소 하면 세계의 어린이들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문화의 무궁무진한 자산을 모르면 그것도 일종의 야만이다. 단순히 수익적 잣대로 사물을 따지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우리의 영혼을 피폐하게 하는가.

기왕에 만들어진 세종 아트 빌리지를 공동주택 단지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당연히 원상대로 회복되어야 한다. 공동주택단지는 그곳이 아니어도 세종시에 수십 군데 있을 것이다. 행복청이 고운동 진경산수마을에 문화예술인 마을 조성 계획을 발표한 것은 문화가 숨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해서 추진했을 것이다. 그 정신을 살리기 바란다.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가 임립 (林立) 해있는 메마른 도시에 고향 같은 예술인 마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영혼을 따뜻하게 위무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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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2021-08-06 13:17:19
시공사만 배불리는 아파트+상가 형태의 개발방향은 철회되어야 한다. 다양한 거리형태의 마을이 조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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