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플러스 입구 |
국가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이니 언뜻 생각하면 도심속에 번듯한 건물이라도 하나 마련하고 독립영화를 위한 전용건물로 사용하고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상상만큼 넉넉하지 않은 모습이다.
인디플러스(www.indieplus.or.kr)라는 이름의 이 독립영화전용관은 6개 상영관을 갖춘 민간운영의 브로드웨이시네마라는 멀티플렉스형 극장의 한 상영관을 빌려쓰고 있다. 셋방살이 하는 것처럼 들어앉은 모습이 좀 옹색해 보여 인디플러스 설립 초기에 많은 지적과 비판들이 있었다. 국가가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의지와 규모가 겨우 이런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개탄도 섞여있었다.
▲ 아르메니아 영화감독 타마라 스테파니안이 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지난 12일 찾아간 그곳에는 주목할 만한 아시아 독립영화들을 기획 상영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시아 독립영화의 미래 - ACF 쇼케이스 2013>(2013.1.10-1.13)라는 기획전이 그것.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7편의 아시아 영화들이 나흘간에 걸쳐 상영되고 감독과의 대화도 이뤄졌다. <지슬>(오멸, 한국), <1999, 면회>(김태곤, 한국), <텔레비전>(모스토파 파루키, 방글라데시/독일), <정원사>(모흐센 마흐말바프, 이란),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에서>(후나하시 아츠시, 일본),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에마드 부르낫/기 다비디, 팔레스타인/프랑스/네덜란드), <기억의 잔상>(타마라 스테파니안, 레바논/카타르/아르메니아).
사실 한국의 독립영화도 찾아보기 어려운 마당에 국제영화제와 같은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아시아 여러 곳의 독립영화를 모아서 본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아주 희귀한 상영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일이 된다. 몇 안되기는 하지만 전국에 널리 포진해 있는 민간 독립영화상영관들도 시기에 따라 기획전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재원규모의 한계 때문에 작품 컬렉션의 범위가 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영화진흥위원회 직영 독립영화상영관이 독립영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획의 범위가 어떤 수준이어야 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획전이라 할 수 있다.
▲ 브로드웨이시네마 매표데스크 한쪽 구석에 있는 인디플러스 매표대 |
Tag
#NULL
저작권자 © 세종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