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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에서 아시아영화를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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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에서 아시아영화를 본다는 것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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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플러스 입구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에 다녀왔다. 인디플러스는 국내 영화정책과 행정을 총괄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제1독립영화전용관이다. 국가기관이 독립영화 상영관을 직접 운영하며 상영지원을 하는 것이니 그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국가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이니 언뜻 생각하면 도심속에 번듯한 건물이라도 하나 마련하고 독립영화를 위한 전용건물로 사용하고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상상만큼 넉넉하지 않은 모습이다.

인디플러스(www.indieplus.or.kr)라는 이름의 이 독립영화전용관은 6개 상영관을 갖춘 민간운영의 브로드웨이시네마라는 멀티플렉스형 극장의 한 상영관을 빌려쓰고 있다. 셋방살이 하는 것처럼 들어앉은 모습이 좀 옹색해 보여 인디플러스 설립 초기에 많은 지적과 비판들이 있었다. 국가가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의지와 규모가 겨우 이런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개탄도 섞여있었다.

▲ 아르메니아 영화감독 타마라 스테파니안이 관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한국독립영화의 상영 기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독립영화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취지로 2011년 인디플러스의 스크린은 독립영화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초반 상영프로그램 기획의 협소함을 점차 벗어나 지금은 어느 정도 그 취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그 활성화 과정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시선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그곳에는 주목할 만한 아시아 독립영화들을 기획 상영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아시아 독립영화의 미래 - ACF 쇼케이스 2013>(2013.1.10-1.13)라는 기획전이 그것. 부산국제영화제로부터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들을 중심으로 7편의 아시아 영화들이 나흘간에 걸쳐 상영되고 감독과의 대화도 이뤄졌다. <지슬>(오멸, 한국), <1999, 면회>(김태곤, 한국), <텔레비전>(모스토파 파루키, 방글라데시/독일), <정원사>(모흐센 마흐말바프, 이란),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에서>(후나하시 아츠시, 일본),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에마드 부르낫/기 다비디, 팔레스타인/프랑스/네덜란드), <기억의 잔상>(타마라 스테파니안, 레바논/카타르/아르메니아).
사실 한국의 독립영화도 찾아보기 어려운 마당에 국제영화제와 같은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아시아 여러 곳의 독립영화를 모아서 본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아주 희귀한 상영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일이 된다. 몇 안되기는 하지만 전국에 널리 포진해 있는 민간 독립영화상영관들도 시기에 따라 기획전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재원규모의 한계 때문에 작품 컬렉션의 범위가 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영화진흥위원회 직영 독립영화상영관이 독립영화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획의 범위가 어떤 수준이어야 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획전이라 할 수 있다.

▲ 브로드웨이시네마 매표데스크 한쪽 구석에 있는 인디플러스 매표대
하지만 그런 역할에 비해 상영공간의 협소함은 크나큰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빈틈없이 꽉 들어찬 서울 도심속 건물 한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난망한 일이다. 모든 것이 새로이 건설되는 ‘백지공간’인 세종시에서라면 영화진흥위원회 직영 독립영화 전용건물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볼 수 있다. 세종시에서 국가기관이 상영을 배려하는 아시아 독립영화들을 폭넓게 안정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좀 더 적극적으로 희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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