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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의 습격’… 왜 ‘건강한 유정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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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의 습격’… 왜 ‘건강한 유정란’인가
  • 김수현
  • 승인 2013.01.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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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신선농장’의 도전과 실험

로컬푸드 1번지, 완주로컬푸드 출신 박기재 대표

15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기재 대표는 귀농을 결심했다. 도전해야 할 품목에 대해 고민을 하다 지인을 통해 유정란을 소개받았다. 2009년 겨울 그가 찾아간 곳이 로컬푸드 1번지인 완주였다. 박 대표는 완주 로컬푸드 생산자 농가인 ‘행복농장’에서 1년간 인턴생활을 하며 유정란 생산에 대한 산 경험을 했다.
2011년 5월 박 대표가 인턴생활을 마치고 정착한 곳이 당시 공주시 의당면. 현재는 세종시 장군면이다. 그는 이곳에 연고가 없다. 아이들 교육과 도농 교류에 주목했던 그가 대전 인근 지역을 물색하다가 찾아온 곳이 신선농장 부지였다.
2011년 가을 공주시 지역농가들이 ‘공생공소’라는 로컬푸드 농업회사법인을 만들어 ‘시골 꾸러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생공소’는 지역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로 공주시의 지역농가들이 설립한 마을기업이다. 2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시골 꾸러미’는 무항생제 유정란, 우리콩 두부, 우리콩 콩나물 등 제철에 나는 먹거리 8~12가지 품목을 매주 또는 격주에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박 대표도 ‘시골 꾸러미’에서 활동하고 있다.

‘야마기시 공동체’와 ‘한살림’의 영향을 받다
‘행복한 신선농장’의 축사형태는 화성의 ‘야마기시 공동체’에서 따왔다. ‘야마기시 공동체’는 자연농법에 기초한 양계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생태축사가 ‘한살림’ 이전에는 ‘야마기시 공동체’의 영향을 받았고, ‘한살림’ 축사형태도 ‘야마기시 공동체’의 규정을 따랐다. 박 대표가 인턴생활을 했던 완주로컬푸드의 행복농장 대표도 ‘야마기시 공동체’에서 8년 이상 일했고, 완주에서 10년 이상 양계사업을 했다. 박 대표가 ‘야마기시 공동체’ 또는 ‘한살림’에 영향을 받은 건 자연스런 일이다.
‘한살림’에 전량 납품하기 위해서는 농장의 규모가 커야 한다. 그러나 박 대표는 처음부터 규모는 작게, 쇼핑몰을 통해 직거래를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소량생산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을 염두에 둔 셈이다. 따라서 농장 자체의 규모도 크지 않고, 생산농장으로 들어갈 생각도 없다. 모자란다고 연락이 오면 여유분 일부를 납품할 뿐이다.

‘오메가3’에 꽂히다
‘행복한 신선농장’의 산란율은 통상적으로 닭 한 마리가 90%에서 시작해 점차적으로 50%까지 감소하게 된다. 현재 총 4,000수(首) 중 알을 낳는 닭이 2,400수, 알을 낳기 시작한 닭이 1,600수다. 평균 산란율 80% 정도로 하루에 총 2,000알을 낳는다. 점차적으로 산란율을 높여 2,500 알까지 확대한다는 게 박 대표의 복안.
유정란 판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절반가량을, 지역유통에서 30%를, ‘한살림’에서 20~30%를 소비한다. ‘신선농장’은 ‘한살림’ 수급농장으로 전량을 납품하는 생산농장의 물량이 부족할 때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살림’ 은 홍보 없이도 회원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축사구조가 ‘한살림’ 생산구조와 같지만, 대량생산을 염두에 둔 농장운영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급농장으로 일부만을 납품하고 있다. 평일에는 쇼핑몰과 지역유통에 납품하고, 주말에는 ‘한살림’에 납품하는 구조다.
‘한살림’에 영향을 받은 농장의 특징은 햇빛이 계사 안으로 들어오고, 바람이 사방으로 통하며, 풀을 먹인다는 것이다. 풀에 있는 비타민과 영양소가 ‘오메가3’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오메가3’는 등 푸른 생선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성분. 등 푸른 생선은 깊은 곳, 차가운 곳, 맑은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차가운 곳에서도 응고되지 않고 부드러워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오메가3’가 가장 많은 곡물은 들깨로 들기름의 54%가 ‘오메가3’로 구성돼 있다.

‘옥수수의 습격’ 그리고 ‘오메가6’
식물성 섬유라고 건강에 다 이로운 것은 아니다. ‘옥수수의 습격’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처럼 콩기름과 옥수수기름은 ‘오메가6’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오메가6’는 비만과 심장질환, 성인병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을 양산한다. 콜레스테롤 치료는 의사와 제약회사에 돈이 되기 때문에 약을 만들어 병을 개선할 수 있다.
반면 ‘오메가3’는 알약으로 만들 수 없다. 기름을 짜서 분말로 만들어 캡슐에 담을 수 있을 뿐이다. 유럽에서는 ‘오메가3’ 붐이 일고 있다. 건강을 위해 고기를 먹지 말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고기도 먹고, 버터도 먹고, 치즈도 마음대로 먹으라고 권장한다. 대신 풀을 먹인 고기를 먹고, 풀을 먹인 소에서 짠 우유와 버터를 먹으라고 강조한다.
‘오메가3’는 임상적으로도 만병의 근원인 콜레스테롤 개선과 심장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메가3’를 함유한 축산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박 대표가 ‘오메가3’에 천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 소에게는 풀과 짚을 먹였다. 그러나 요즘은 옥수수와 대두(콩가루, 미국산)가 주성분인 사료를 쓰고 있다. 닭, 돼지, 소는 기본적으로 자연을 선호했고, 풀을 좋아했다. 충남 서산에는 한우농장과 초지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소가 없다. 풀을 먹여서는 대량생산 시스템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가피하게 콩과 옥수수가 주성분인 사료를 먹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사람이 섭취하는 주성분이 ‘오메가3’에서 ‘오메가6’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게 됐고, ‘오메가6’은 만병의 근원으로 의심받고 있다.

▲ 닭이 알을 낳고 있다
▲ 부화실의 병아리
▲ 계사 안은 햇빛이 잘들고 바람이 통하도록 설계됐다.

‘오메가3 유정란’ 생산이 어려운 이유

‘오메가3’ 함유량이 많다고 해도 닭에게 들기름을 많이 먹이게 되면 소화불량을 일으키게 된다. 미국에는 아마씨 학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이 아마씨 기름을 효소화해 세계 특허도 냈다. 아마씨 기름을 녹차 성분과 섞어 효소로 만들면 흡수력이 빠르다.
수원여대 식품분석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아마씨 기름을 닭에게 먹였더니 ‘오메가3’ 함량이 일반 달걀에 비해 20배가량 높게 나왔다. 서울대 황금택 교수는 아마씨 효소를 ‘현대인의 최고 보약’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은 신선농장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하면서 아마씨 효소와 ‘오메가3’에 대해 연구하기도 했다. 야마씨 효소는 개인의 특허로 인한 독점구조의 우려 때문에 기술 보급의 대중화와 활성화에 제약이 많다. 오히려 아마씨 효소는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야마기시 공동체’는 ‘오메가3’에 대한 개념은 없었지만 닭에게 풀을 먹이고, 자연과 함께 자라게 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방법으로 ‘오메가3’를 양성한 셈이다. 풀과 지렁이를 먹일 수 있는 자연방사의 환경이 아닌 이상 인위적으로 풀을 먹일 수밖에 없다. 또한 경제적인 수지타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료를 먹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기실 제 값을 받기 위해서는 달걀 한 알 가격을 700원 정도로 책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450~500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대표는 "‘오메가3’ 함량을 높이기 위해 풀을 비롯한 아마씨 효소 등을 꾸준히 먹이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그는 농장의 달걀을 ‘오메가3 유정란’이 아니라 ‘건강한 유정란’이라고 부른다. 사료는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50% 정도 사용하며, 청취(쌀 부스러기), 미강(쌀겨), 풀과 실치(잔멸치), 들깻물, 아마씨 효소 등을 섞어 닭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의 로컬푸드 운동은 계속된다
지난해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했다. 세 달 후 그의 농장은 세종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체험농장이 됐다. 체험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에 진행된다. 어린이들은 유정란 생산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기자재도 없이 시작했다가 어린이들의 반응이 좋아 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됐다.
박 대표는 "큰돈을 버는 것보다 시골에서 소통하고 교류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귀농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먹을 것을 생산하고 주위 분들에게 함께 먹이자는 취지로 유정란에 주목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건강한 먹거리 제공’이란 신념으로 로컬푸드 운동에 천착하는 이유다.

김수현 기자 nanum@sj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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