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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새로운 한국 보수의 상징자본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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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새로운 한국 보수의 상징자본이 될 것인가
  • 이계홍
  • 승인 2021.06.1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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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시선]이준석의 시대정신은 나라를 바꾸라는 젊은층의 명령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후보 ⓒ국민의 힘

[세종포스트 이계홍주필]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11일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 37.41%, 국민여론조사 환산 득표율 58.76%로 합산 43.82%를 확보해 새 대표로 당선됐다.

차점자인 나경원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 40.93%로 앞섰지만 국민여론조사 28.27%, 합산 37.14%로 이 후보에 6.68%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우리나라 헌정사에서 집권여당과 제1야당 당대표 선출에서 30대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30세대의 변혁 열망이 제1야당 전당대회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은 보수당인 국민의힘에서 가속회되리라 예견된다. 

한국에서 청년들이 정치하기는 힘들다. 기성 정치의 벽이 너무도 강고하기 때문이다. 정치 구조 또한 청년이 들어설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설사 허용하더라도 소모품이나 장식품으로 활용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준석이 이 벽을 뚫었다. 그것도 ‘꼰대정당’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었다. 그것만으로 그는 한국 청년 정치의 상징자본이 되었고, 견고한 보수의 텃밭에서도 젊은이가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상징이 되었다. 그런 면에서 그는 한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준석은 제3세대 보수당 대표


보수 야당의 관점에서 보면, 이준석의 등장은 제1세대의 반공 냉전 보수와, 제2세대 시장부패 보수의 낡은 틀에서 과감히 껍질을 뚫고 나와 보편적 '서구형 보수'로 전환한 제3세대 보수의 깃발을 들어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그가 이 가치를 몰각하는 순간 이준석은 기존 보수의 쓰레기장에 폐기되고 말 것이다. 그만큼 그의 등장은 엄중하다.

이준석 현상은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신 지옥‘의 구렁 창에서 벗어나 달라는 젊은 층의 ‘바람’에서 출발했다. 고정불변처럼 변하지 않는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이 그를 선택했다. 따라서 이는 더불어민주당에도 새로운 혁신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상대적 개혁정당, 상대적 진보성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개혁은커녕 기득권에 안주했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  

앞서 말했듯이 이준석의 선택은 청년세대의 기대감의 표출이다. 따라서 그는 보수정당 깃발로 젊은 층을 견인하는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본다.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조수진, 배현진, 김재원, 정미경, 청년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김용태 ⓒ국민의 힘

새로운 보수란?


그렇다면 어떤 보수여야 하는가. 무엇보다 과거와의 단절이 요구된다. 낡은 반공 냉전 보수나. 돈만 벌면 부패해도 된다는 이명박식 시장보수는 수명을 다했다. 적어도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정도의 보수의 길을 가야 한다. 국민의 성숙도는 서구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가진 자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포용과 아량 가운데서 국가를 짊어지고 나간다는 품격있는 애국주의, 눈물이 있는 시장주의, 즉 시장에서 경쟁하다 낙오되고 도태된 루저(패배자)들에 대해서도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단합과 연대의 보수 가치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도 솔선해서 나서야 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의 과정에 도달하는 민주적 가치에 충실한 보수 야당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보수는 그동안 사납고 잔혹하고, 생떼와 억지, 이익 앞에서는 탐욕스럽고, 독재정치 전과를 가지고 있다. 쿠데타 군부 정권의 아류 정치를 하거나 부역질로 호의호식해왔다. 지역 분열과 남북대결로 파이를 키워 독식해왔다. 그래서 부정 비리 부패 정당, 분열 정당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근래는 누구 말마따나 “허구한 날 나라 망하기를 바라는 듯 대안은 없이 앞다리 걸고, 뒷다리 걸고, 온 나라 분탕질에 여념이 없는 행동을 일삼는다”는 악평을 받아왔다. 그래서 보수 야당 하는 짓이 싫어서 싫은 민주당에 표를 찍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잘하는 것이 없다. 야비하지는 않지만, 어느새 그들도 기득권에 기대 타락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를 리셋팅하라고 정권을 맡겼지만, 변화는커녕 안주해버렸고, 공정, 정의가 사라져서 2030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그 결과물이 지난 4월 재보궐 선거다. 

민주당은 누린 것이 없는데 구시대 정치세력으로 몰렸다고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은 한가로운 농경사회가 아니다. 속도감이 강조되는 시대, 서둘러 변화와 개혁을 완성해야 하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보수 야당과 보수언론 탓만 한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 번이지 흘러간 옛 노래를 계속 틀면 식상해진다.    


당내의 비토세력을 제어해나가는 것이 숙제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이 등장했다. 그의 등장은 고여 있는 한국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를 불안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첫째는 새파랗게 젊은 당수가 등장함으로써 비토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젊은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당 체질에 과연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관록과 경험과 경륜이 많은 정치 세력의 집합체가 국민의 힘인데, 새파란 당수가 당사를 헤집고 다니는 꼴을 수용할 것인가. 또한 그가 노회한 선배 정치인들을 설득할 논리가 있느냐는 것이다. 거침없이 나가면 건방지다고 할 것이고, 쭈뼛거리면 젊은 사람이 벌써 늙어버렸다고 패대기칠 수 있다. 

둘째, 그가 생물학적으로 젊다는 것뿐, 콘텐츠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변화와 쇄신의 카드를 들고나올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비전을 들고나올 때 이를 가지고 뒤집는 세력도 나타날 수 있다. 국민의힘의 이단아임에는 틀림이 없으니 그는 이래저래 당분간 ‘관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셋째, 젊은 청년세대의 압박이다. 젊은 세대의 절대적 지지로 그는 제1야당 대표가 되었다. 이는 젊은이들이 그들을 대신해 나라의 발전을 추구하고, 젊은이의 희망을 열어달라고 밀어준 상징이다. 본래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였지만, 실망한 나머지 보수 야당에서 젊은이의 이상을 실현해달라고 하여서 그를 선택했다고 본다. 그런데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들로부터 먼저 버림을 받을 것이다. 

이준석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당 대표로서 다시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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