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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예술의 빛나는 융합' 작가 이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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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예술의 빛나는 융합' 작가 이주행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1.06.09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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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인터뷰] 인공지능으로 만들어낸 작품, 작가이자 과학자인 이주행을 만나다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주행 작가 ⓒ정은진 기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을 성취하고 난 후에는 과학과 예술은 심미성, 유연성, 형식면에서 합쳐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가장 위대한 과학자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아인슈타인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과학과 예술의 경계는 뚜렷한 것 같으나 사실은 모호하다.

이성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과학 분야라면, 예술은 감성과 상상력으로 발휘한다는 것에서 다르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맥락은 세세히 짚어보면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 

고대에는 '과학과 예술은 하나였다' 일컬어지며 우리가 흔히 '기술'이라 알고 있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기원인 고대 그리스어 'Techne'는 '예술과 기술의 통합 개념'이란 뜻을 품고 있기도 하다. 

또한 문명이 기계화 되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학을 접목한 예술 분야, 최근 들어 유행하는 미디어 아트 같은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없었을 것이고, 많은 학자들은 '인류의 촉각'이라 불리는 예술 분야가 과학에 영감을 불어넣지 않았다면 기술 발전이 더딘 행보를 걸었을 것이라 설명한다. 

이처럼 현대 미술에서 과학과 예술의 관계는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현재 많은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이 서로의 접목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 세종시에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풀어내는 한 작가가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2년간 공학자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연구 분야인 '인공지능'을 '예술'로 확장시켜 나가는 작가 이주행.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그를 만나 '과학에서 비롯된 예술 작업'과 작업관에 대해 물었다. 

이주행 작가의 작품 '창조의 기둥' 
이주행 작가의 작품 '창조의 기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하 이주행 작가와 일문 일답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랜 시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과학자로 일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선 계기가 궁금하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_이하 에트리) 인공지능연구소 로봇연구자 겸 인공지능 기반 '비정형 패턴'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에트리에 입사한지 22년 차로 박사 학위는 컴퓨터 그래픽스를, 최근 에트리에서는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낮에는 똑똑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 로봇 학교와 메타 버스 등 이미지로 기계를 학습 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인공지능을 실험할 때 쓰이는 기법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 시키게 됐다."


인공지능 딥러닝 실험을 위해 만든 데이터셋을 통해 기하학적이면서도 비정형성을 가진 독특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혹시 작업 과정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다면.


"쉽게 말하면, 내 작업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며 탄생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가 쉽게 '코딩'이라 말하는 '코드'로 그린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워터 컬라 페인팅처럼 코드가 페인팅의 도구가 된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문인들이 붓과 먹으로 글을 쓰다가 난을 치듯이 나 또한 내가 연구하는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현재 쓰고 있는 프로그램은 Wolfram Language로, 성능으로 치자면 인공위성과 비유되는데, f[imagination, param-> p, author->”joo-hang lee”] 라는 식으로 입력하게 되면 모션 정보가 나타나서 이미지가 입혀지게 된다. 

어떤 함수를 짰는냐에 따라서 다양한 그림이 나온다. 코드를 도구삼아 수많은 반복을 해야 그림이 그려지는데 곡선을 통해 심상을 담거나 추락하는 이미지 등 다양성을 추구하려 하고 있다. 

여기서 코드에 대해 얘기하자면, 인간의 언어가 계속 진화되어 온 것처럼, 컴퓨터 언어도 계속 발전해 왔다. 뭐랄까, 코딩은 컴퓨터와 대화를 하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는 <한글로 그린 별로 그린 그림>
<한글로 그린 별로 그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수많은 한글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전시 중인 '창조의 기둥'과 '한글로 그린 그림 시리즈'를 인상적으로 봤다. 이 작품들의 제목이 <한글로 그린 별로 그린 그림>이라는데 작품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먼저 '별로 그린 그림'은 이미지의 각 픽셀을 다양한 별모양으로 대신해 그리는 그림이다. 영어로는 'Star Swap' 이라고 한다. 별모양은 인공지능 딥러닝 실험을 위해 만든 Star-MNIST 데이터 셋을 이용한다. 

별모양의 꼭지의 갯수에 따라 10개 범주로 나누고, 각 범주별로 7000개의 별모양이 있어서 총 7만개의 별모양을 이용하게 된다. 

<별로 그린 그림>은 2019년 10월 작가의 첫 전시에서 선보였다. 별의 시인 '윤동주'와 '마릴런 먼로', '아인슈타인'등 과학자들을 별로 그렸었다. 이때 처음으로 NASA에서 촬영한 '창조의 기둥' 성운의 컬러 사진을 Star-MMIST 데이터셋의 별로 그렸었다.

<한글로 그린 그림>은 2020년  한글날을 기념해 만든 기법이다. 작년 부터 준비해 둔 한글 처리 코드를 이용해서 구현할 수 있었다. 한글 1만 1172자를 9개의 두께로 만들고 다시 흑백의 배경과 전경을 2쌍을 만들면 20만 1096개의 글자 이미지가 생긴다. 이 글자 이미지들이 개별 픽셀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별로 그린 그림>의 별 대신 한글로 픽셀을 대신 하는 것이다. 

별로 그린 그림의 가장 큰 재미는 그림을 가까이 관찰하며 발견하는 별들의 다양성에 있다. 큰 그림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안에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빛나는 수 많은 별들이 있고 그들 각자의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와 존중의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다. 이는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만드는 시민들의 다양성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짧지만 화려한 이력을 가진 것으로 안다. 작가 경력은 어느 정도 되는가


"2019년에 첫 전시를 했다. 지난해 10월 대전 기초과학 연구원에서 첫 전시를 진행한 후,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에 초대됐다. 페이스북에 틈틈히 그린 그림을 올려뒀었는데 그걸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에서 보고 초대한 것이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비엔날레 2020'도 참가했고 옛 도청에서 세 번째 전시, AI아트 갤러리 '아이아'에서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양주시립미술관의 초대를 받아 ‘장욱진을 찾아라’ 전시에도 참가했다. 미술관 관장이 장욱진 화백 자화상을 별로 그려보자고 해서 만들어서 전시했는데 그때 나와 함께 전시한 작품들이 마티스, 피카소 등이다. 운이 좋았다. (웃음)

7번째 전시가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하는 전시다. 8번째 전시는 국회도서관에 진행하는 전시로 회랑의 한 벽에 작품들로 채우고 있다."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주행 작가 ⓒ정은진 기자

작가로서 최근 가장 영감을 받은, 또한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일이 있었다면 어떤 일이었나


"조깅 할 때다(웃음). 또 하나는 '창업'을 생각하고 추진했을 때다.

사실 오랫동안 독립된 인간으로 살아 보는게 인생의 중요한 목표였다. 꿈을 펼치기에는 가족에게 미안해서 참았는데 내 특기가 꾸준히 오랫동안 참는 것이라 꾹 참았다(웃음).  

99년도에 에트리에 와서 육아를 비롯 가정에 몰두하다가 올해 1월부터 3개월 동안 고민하다 결국 창업을 결정하게 됐다. 

꿈을 이룬다는 기대와 안정된 직장을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고민도 되다 보니 심장이 뛰는 긴장되는 변화를 체험하게 됐다. 

참, 동료 박사에게 말했을 때 '설렌다’고 답변을 받기도 했다. 나도 무척 설렌다. "


창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5월 11일부터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창업 아이템은 '데이터'다. 인공지능에 필요한 고품질에 데이터를 생성·판매하고 고객이 갖고 있는 데이터의 품질을 평가하는 일이다.

고품질의 데이터를 개인들에게 얻고 데이터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급하는 방식 등 데이터를 자산화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데이터와 사람 사이에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느낄 수 있고 데이터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만들려고 하는데, 예술 작품 같은 회사를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열린 대전비엔날래 전시. 라인그리드-2020 봄, 싹 틔움 No 1, 2019/ No 2, 2020

세종에 이사 온지 1여년으로 알고 있다.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세종으로 이사 온지 약 1여 년이다.

원래는 무채색의 작품을 주로 했었는데 세종의 금강변을 산책하다가 벚꽃이 흩날리는 기분을 느낀 후에 작업 스타일이 컬러풀하게 바뀌었다.

그때 작업한 작품이 대전비엔날레에서 전시한 <라인그리드-2020 봄, 싹 틔움>이다. 


사실 미래학자들은 '아직도 인간이 개입하지 않은 완벽한 인공지능은 없다' 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학자이자 작가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의 지향점은 사람을 모방한다는 것과 사람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 선, 즉 특이점(Singularity)을 능가하면 사람을 능가하게 된다. 

인공지능 선구자들에게 무기명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특이점이 오는 기간이 무려 평균 '9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짧게는 10년, 먼 미래는 200년으로 대답했는데 내 경우 80년에서 100년 이후로 본다. 그만큼 특이점을 벗어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공지능은 사실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한다. 지능은 다면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가진 '몸'과도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감정과 정서 등 이런게 어디서 올까? 사실 인공지능이 체스는 인간보다 잘 두겠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공감 능력을 가지려면 아직 많이 멀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작업 방향성에 대해서 궁금하다. 


"인공지능으로 작품을 만들다보면 반복 과정에 따라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성이 나오기도 한다. 사실 많은 작품은 우연성에 관련돼 만들어지곤 한다. 

우연성은 공학적인 관점에서 오류라서 해결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예술적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르다. 

우연성이 나왔을때 예술의 관점에서 반갑다. 앞으로 그런 오류, 우연성을 마스터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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