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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코로나 종식의 선봉에 서있다는 것 망각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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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코로나 종식의 선봉에 서있다는 것 망각해선 안 된다
  • 이계홍
  • 승인 2021.05.2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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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은 K-방역
장기화된 코로나19 방역에 타성에 빠진 것은 아닌가
세종시청 전경.
세종시청 전경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본지는 세종시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를 연속적으로 내보낸 바 있다. 잡힐만하면 퍼지고, 또 잡힐만하면 퍼지고 있다.

큰 원인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작은 데서 오는 확산세여서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지난 26일 자 <뒤죽박죽 세종시 코로나19 정보, 시민 혼선 초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시 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했다. 조금만 성의를 보이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보도는 “안전문자와 시 홈페이지의 정보 내용이 달라 시민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6일 오전 안전문자에는 9명 확진 정보가 제공됐지만, 시 홈페이지는 확진자가 457번까지 나와 모두 11명이 추가된 상황이 됐다”는 것. 코로나19 대응상황판에는 2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으로 나와 어떤 정보가 맞는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전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안내하는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으며, 발생 인원보다 코로나19 확진자 번호로 추가 확진자를 구분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상의 불일치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하기는 어렵다. 사소한 문제들로 혼선을 빚게 한다. 이런 사소한 것 한가지로 시의 코로나 대응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그라질만한데 여전히 전국적으로 매일 600명 선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발표 현황을 지켜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그중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가 연일 두 자릿수를 헤아리니 시민들은 “세종시가 왜 이래?”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종시 어진동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량들이 들어서고 있다. ⓒ 이주은 기자
세종시 어진동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차량들이 들어서고 있다. 집단감염 발생시 장시간 대기행렬로 세종시 코로나19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 이주은 기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확진자가 줄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볼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타성에 젖은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코로나19에 관한 한 선방한다고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아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점차 이런 자긍심들이 무너져가는 인상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려는 것은 단순히 감염병이 무섭다는 이유에서만이 아니다. 경제적 타격과 시민의 일상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감염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단절되고, 시장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이에 따라 가정경제 뿐 아니라 시 재정이 고갈되고, 결국 좌절감과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심성의 피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 또한 대단히 크다.

우리가 코로나19 대응 지침과 행동수칙을 변함없이 준수해야 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시 당국이 먼저 긴장이 풀어지지 않았나를 살펴보아야 한다. 지루한 통제와 계몽과 단속이 한두 달도 아니고 일 년 반 동안 지속되니 긴장이 이완되었을 수 있다.

뉴스를 보면, 유럽의 경우 코로니 확산 방지를 위한 기본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WTO 보고가 있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자유를 만끽하고, 그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축제를 벌이는 모습들도 보인다. 얼마나 지겹고 지루하면 저럴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나 그것이 코로나 병균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란 것을 모르는 것 같다. 하루 이틀 즐거워지자고 평생을 감옥에 갇혀 사는 꼴을 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그런 무책임한 자유 방임이란 것을 방기하는 것 같다.

지루한 속박이 귀찮다고 거리로 쏟아져나와 소란을 피우는 나라 사람들은 주로 낙천적인 기질의 이탈리아, 스페인 사람들이다. 물론 프랑스, 영국도 확진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 정부에서 하는 지시를 안 듣고 멋대로 행동하는 영향이다.

‘자유 만당’의 문화적 특성으로 코로나19가 멎지 않은 유럽과 달리, 방역이 미비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나라도 있다. 인도와 브라질이다. 이들 나라는 방역 체계가 절대적으로 미비하다고 한다. 마스크 구하기도 힘들고, 국민의 방역 의식도 현저히 떨어져 있다.

그중 공무원들의 근무 자세가 한국과 확연히 다르다는 데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도 있다. 이들은 공무원이라는 공복(公僕) 의식이 빈약하다는 것.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사명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질적으로 우수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사명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공무원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공무원의 공복 의식과 모범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대처에 관한 한 지금껏 세계 선진국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세종시가 이런 자긍심에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지루한 대처에 정신이 이완되거나 해이해진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통제는 불가피하다. 주민 스스로 나서야 하지만, 공무원들이 선두에 서야 한다. 방역과 주민 계몽을 바짝 조이는 직무를 강화해야 한다. 긴장의 끈을 풀어선 안 된다. 코로나 종식의 선봉에 공무원들이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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