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실시간 댓글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한국인 vs 유대인',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
상태바
'한국인 vs 유대인', 그 차이점은 무엇인가
  • 이계홍 주필
  • 승인 2021.05.14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역사를 보는 차이점…. "우리는 망각에 너무나 익숙해 있다"
유대인을 대표하는 유명인사들. (좌측 상단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아인슈타인 ⓒ pixabay, AP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아인슈타인, 마르크스, 프로이트, 오펜하이머(원자폭탄 개발자),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 저자), 헨리 키신저, 놈 촘스키(철학자), 조지 소로스, 스티븐 스필버그,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IMF 총재),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워런 버핏,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 벤 버냉키, 앨런 그린스펀, 스티븐 므누신...

이상 호명된 사람들은 모두 유대계 인물들이다. 머리 좋고, 세계적 석학이고, 돈 잘 벌고, 정치·경제·학계·문화예술계 각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과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를 하나로 묶는 언론사를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AP, UPI, AFP, 로이터 통신을 비롯해 뉴욕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을 소유하고 있고, 미국의 3대 방송사인 NBC, ABC, CBS와 영국의 BBC도 마찬가지다. 가히 세계의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대인은 우리 한민족처럼 똑같은 혈통과 피부를 가진 민족이 아니다. 2000년 가까운 디아스포라(Diaspora:유대인의 끝없는 이동. 요즘에는 고국을 떠나는 사람이나 집단의 이동을 뜻함)의 민족인 만큼 백인에 가까운 유럽 출신을 비롯해 중동의 미즈라히, 인도계와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으로 피부색이 검은 유대계도 있다.

유대인은 인종적으로 혼혈민족이 될 수밖에 없었다. 기나긴 유랑의 역사를 통해 현지에 적응하고 살려면 유대 민족끼리의 혈통 의식에만 젖어 살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민족과 접촉하며 피가 섞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똘똘 뭉친 유대인의 단합성


그러나 피부가 다르고,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해도 아이덴티티(정체성)만은 유대민족이라는 것으로 뭉쳐져 있다. 교육을 통해 동질성과 집합성을 촉진해 하나의 민족 구성원으로 단합해있는 것이다.

어떤 나라, 어떤 공동체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 그리고 내부 갈등이 있다. 그러나 소소한 것들은 덮고 큰 틀에서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아이덴티티 하나로 뭉친다는 것을 그들의 삶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하나의 유대민족이란 동질성은 혼혈민족이라는 이질성보다 훨씬 우위에 있는 것이다.

유대 민족은 1세기경 이스라엘이 로마에 망한 이후, 팔레스타인 고토를 잃고 뿔뿔이 흩어져 2천 년에 이르는 기나긴 유랑, 즉 ‘디아스포라’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가는 곳마다 박해와 핍박을 받았다. 그럴수록 그들은 강한 응집력으로 뭉치면서 흐트러지지 않고 민족 정체성을 확보해나가고, 자립과 번영의 틀을 구축했다. 이것이 그들끼리 뭉치고, 돈만 버는 구두쇠라는 비난을 받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한때 유대인은 현지인들로부터 그 지역사회의 이익을 빨아먹는 ‘흡혈귀’라는 비난을 받았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 상인>에 나오는 지독하게 인색하고 비정한 고리대금업자 ‘샤일록’도 유대인 상징의 한 단면이다.

샤일록은 가난뱅이에게 기한까지 빚을 갚지 않으면 살 1파운드를 베어내겠다는 계약서를 받고 돈을 빌려준다. 돈을 기일 안에 받지 못하자 소송하여 가난뱅이의 살 1파운드를 베는 판정을 받는다. 그런데 재판관이 포를 뜨는데 단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말라는 판결을 받는다.

결국 유대인 샤일록은 "돈만 아는 고리대금업자"로 낙인찍히고, 이는 유대민족의 인색하고 비정한 성격을 대변한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유대민족은 가는 곳마다 배척의 대상이 되었고, 그것이 2차 대전 중 히틀러의 ‘유대인 청소’가 정당한 것처럼 오도되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2차 대전시 나치 히틀러에 의해 집단 학살되는 비극을 겪었다. 히틀러는 기존 유대인 비난의 정당성에 힘입어 이런 만행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2차 대전 이후 마침내 나라를 건설하고(이스라엘), 오늘날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 정치, 경제, 과학, 문화예술, 언론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주도하고 있다는 말보다 세계를 ‘장악’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교육과 연대 그리고 결속의 힘


유대인이 작지만, 세계 최고의 민족집단으로 이끈 동력은 교육과 연대와 결속이다. 이를 위한 부단한 소통력이다. 정보망을 통해 끈끈하게 연대해왔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 언론계를 장악했는지 모른다. 오늘날 세계가 지향하는 정보통신의 목표를 유대민족은 오래전부터 실천해온 셈이다. 정보를 공유하며 역내 경제를 장악하고, 세계로 유통하는 상술...

그들끼리 똘똘 뭉치고, 돈만 아는 유대인. 이는 역으로 해석하면 그렇게 단단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생존 철학의 표상이다. 끝없는 유랑생활을 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집시들처럼 무능하고 퇴폐해지고, 그러면 영영 지구상에서 사라질 민족이라는 절박성이 있었을 것이다.

디아스포라, 시오니즘, 통곡의 벽, 탈무드, 유대식 육아법, 유대교, 예루살렘, 히브리어, 토라…. 이것들은 2천 년 유대민족이 겪었던 좌절과 수난과 극복을 상징한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들의 상술이나 그들이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통해 연대와 결속과 번영을 구가해왔다.

유대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비결은 교육이다. 교육의 기본 교재는 탈무드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유대인들의 유아 교육이나 습관 길들이기, 부모와 자식 간에 생각을 나누는 방법 등을 논의하고 소개하는 책들은 많이 있으나 기본 바탕은 탈무드에서 찾는다.


한국인과 유대인, 공통점과 차이점은?


한민족과 유대인은 공통점이 많다. 머리 좋고, 부지런하고, 기동력 있고, 사람이 없는 사막에서도 너끈히 물건 팔고, 추운 시베리아에서 빙수를 팔아먹는 사업 수완 또한 유대인 못지않다.

그러나 딱 두 가지가 결정적으로 결여된 것이 있다.

하나는 파편화다. 유대인은 어려울 때 결속한 반면에 우리는 분열한다. 이런 가운데서 이익을 취한다. 갈등과 대립을 격화시킨 곳에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들이다. 오랜 당파 싸움의 전통 때문일까, 어려움 속에 더욱 견고하게 뭉치는 이스라엘과 달리 우리는 그런 어려움을 이용해 이익을 취한 사람들 때문에 구성원들이 파편화하고 만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역사성의 빈곤이다. 그것은 일본을 보는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일제강점기의 수난을 이제 그만하자고들 한다. 지겹지 않으냐고 말한다. 주로 기득권층이다. 민족의식이 투철할수록, 보수 기득권층일수록 역사의식이 투철한 이스라엘 민족과 정반대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아사히만이 2차 대전이 끝난 20년도 훨씬 지났는데도 아르헨티나의 밀림에서 숨어 사는 것을 발견하고, 독일 경찰과 합동으로 끝까지 추적해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했다. 그때 아이히만의 나이는 70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는 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단적인 사례의 하나일 뿐, 지금도 이스라엘은 비밀경찰 모사드를 통해 나치 전범을 찾아내 독일 정부와 함께 기어이 단죄하고 있다.

일본은 종군위안부를 수만 명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로 관리해왔으면서도 부정하고 있다. 인류의 씻을 수 없는 만행이라는 것이 수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보수층들이 방관하거나 심한 경우 지겨우니 그만하자고 말한다. 엄연히 존재하는 아픈 역사를 감추고 부정하는데도 신물이 난다고 그만두자고 한다. 여러 번 사과했지 않느냐면서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과했더라도 다음 날 부정하고 조롱하고 어깃장을 놓는데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는가. 더 악랄한데도 덮고 가자? 이스라엘이나 독일 민족 같으면 가능할까?

그들이 진정으로 사죄하고 더 이상 역사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단 1원의 배상금으로도 관용을 베풀 수 있다. 그런데 관용을 베풀 기회를 주지 않는데도 우리가 먼저 용서하고 화해하자고 한다. 비겁자의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반성하지 않는 일제의 만행을 덮자는 것은 그런 역사가 반복되어도 용납하겠다는 것과 같다.

오는 18일이면 5.18 민주화 항쟁의 41돌이다. 보수층 일각에서 5.18을 들고나오는 것이 지겹고 짜증 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 밝혀졌는가. 수백 명의 실종자도 제대로 파악되었는가. 이런 최소한의 진실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역사를 끝까지 추적하는 이스라엘 보수주의자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들에서 좌절감을 느낀다.

이스라엘과 독일은 지금도 나치 전범자를 찾아내 단죄하고 있다. 베를린을 가보면 나치 만행과 유대인을 추모하는 표지판이 곳곳에 널려있다. 시 자체가 추모공원이 돼 있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진실이 밝혀진 다음에야 역사는 관용을 베풀 수 있다.

유대인 집단학살(Holocaust)를 상징하는 베를린의 유대인 추모 공원. 네모난 조형물은 희생자의 관을 상징한다고 한다.
유대인 집단학살(Holocaust)를 상징하는 베를린의 유대인 추모 공원. 네모난 조형물은 희생자의 관을 상징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