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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아닌 '디젤 자율주행차'? 세종시 실증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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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아닌 '디젤 자율주행차'? 세종시 실증 딜레마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1.03.31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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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시민들이 시승할 자율주행 버스... 레벌은 4단계이나 연료는 '디젤' 아이러니
중앙공원 관광형 셔틀도, 지난해 12월 바로타(BRT) 도로 실증도 모두 '전기'
친환경 정책에 역행 지적... 개발사 관계자 "구매할 수 있는 전기버스 없어" 현실론
4월부터 세종시민들이 시승하게 될 레스타 차량 ©세종시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세종시가 지난 30일 예고한 '자율주행 실증 버스 서비스'. 시작부터 친환경 정책과 역행하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세종시는 4월부터 8월까지 시민 참여단을 중심으로 검증에 나서는 한편, 5월부터 일반인도 500원으로 이용하도록 해 차량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딜레마는 '경유(디젤)'를 주동력원으로 사용하는데서 확인됐다. 

디젤은 저탄소 친환경 정책과 디젤 게이트같은 사고로 점차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고 저물고 있는 동력원으로 분류된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율주행차'가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상호 결합 중인 트렌드다.

실제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입 디젤차 비중은 2015년 68.8%에서 2017년 47.1%으로, 2019년에는 30.3%, 2020년은 27.7%로 떨어졌다. 반면 친환경차(전기·수소) 비중은 2019년 12.3%에서 2020년 18.1%까지 높아졌다. 

디젤을 동력원으로 삼고 있는 오토너머스 에이투지의 자일대우 레스타 ⓒ세종시

초기 실증 단계부터 시대 흐름과 거꾸로 간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중앙공원 내 시범 운행(관광형)에 들어간 자율주행 셔틀(6인승)도 '전기' 모델이고, 같은 해 11~12월 바로타(BRT) 중심도로를 실증한 자율주행 버스(45인승, 레벨3)도 '전기'를 동력원으로 썼다. 

이번 실증 모델은 디젤을 동력으로 삼아 최고 시속 100km/h 이내에서 레벨 4 수준에서 주야 및 악천후 주행이 가능한 점을 특징으로 한다. 고속도로 주행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속도는 빨라지고 자율주행 수준도 한 단계 높아졌으나 동력원의 아쉬움은 분명하다. 탑승인원도 14명 수준이다. 

8월 이후 세종시 바로타(BRT) 중심도로에 투입돼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부호가 따라붙는 배경이다.  

자율주행 콘셉트와는 걸맞지 않는 외관 디자인도 호불호를 가져오고 있다. 

 세종시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 차량 현황(총 6종) ©세종시

그렇다면 왜 '자일대우 레스타 15인승', 즉 디젤 모델을 채택한 것일까.  

세종시는 현재 '세종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따라 △아이오닉 자율셔틀 △자일대우 레스타 △기아 카니발 △나브야 자율셔틀 △오미오 자율셔틀 △언맨드 솔루션 셔틀 등 모두 6개 자율주행 차량을 실증하고 있다.

이를 비롯해 자율주행버스 '일렉시티'도 세종시 바로타(BRT) 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들 차종 모두 세종테크노파크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들이다. 차량을 직접 개발하기도 하지만, 기존 완성차 기업의 차량을 구매해서 자율주행 차량으로 개조하는 방식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 차량은 전부 전기 배터리로 운행되는데, 펜텀에이아이 코리아의 기아 카니발은 가솔린, 이번에 실증할 오토너머스 에이투지의 자일대우 레스타는 디젤로 운행된다. 

세종시 경제산업국 관련 부서에 '디젤 차량' 실증 배경을 물었으나 자세한 답변을 듣지 못했고, 해당 개발업체와 연결을 시도했다.

오토너머스 에이투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유는 단순했다. 자율주행 차량으로 연구해 실증할만한 시판 전기버스가 없고 구매도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오토너머스 에이투지 관계자는 "차량을 구매해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개조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디젤 차량은 아직 시판되는 전기버스가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시판되는 버스는 하이브리드 모델 정도다. (지난해 말부터) 세종시 BRT라인에서 실증되고 있는 자율주행버스 '일렉시티'의 경우 버스 조합에서 별도로 만들어 진 것"이라며 "올해 전기버스가 출고될 예정인데 4개 예약 구매를 해 둔 상태다. 그 이후부터 전기버스로 자율주행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산업을 미래 전략으로 겨냥하고 있는 세종시. 

말 그대로 실증인 만큼 부족한 면을 드러낼 수 있으나, 시민사회는 '자율주행 규제 특구'에 걸맞은 실증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친환경 동력원 사용과 미래지향적 모델 채택이 그 시작점이 되리란 인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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