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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의 '전국 최하위' 수치, 무엇으로 보상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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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의 '전국 최하위' 수치, 무엇으로 보상받나
  • 이계홍
  • 승인 2020.12.2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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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각종 지표와 미래 가치상 '행복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세종시
이에 역행하는 지방의회... 시민 불편 덜어주고 ‘민주주의 지도자 양성 창구’란 인식 새롭게 해야
세종시 아파트 전경. 본 기사와 무관.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시 아파트 전경. 본 기사와 무관.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시(신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신시가지가 풍기는 깨끗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놀란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세종시 분위기에 한결같이 감탄한다. 이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도 자연 고품격의 주민들로 비쳐진다. 신도시가 주는 프리미엄들이다. 

공원 녹지율 52%로 전국 최고이며, 전국에서 2시간 이내 도달함으로써 미래 행정수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도시로도 기능하고 있다. 1생활권부터 6생활권까지 생활권별로 자기 취향에 맞는 주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행복주거권도 세종시에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평균 연령 37세(읍면 단위 포함)이고, 젊은이 도시답게 출산율 또한 전국 최고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25일 발표한 '인구 동향' 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세종시가 1.23명으로 전국 평균 0.84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어린이들의 '삶의 질'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이봉주·유조안 교수 연구팀은 세계 아동구호 비정부기구(NGO)인 ‘Save the Children(어린이 구호)’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2년부터 한국 아동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을 조사해왔다.

최근 ‘Save the Children’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2020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세종시 어린이의 삶의 질이 가장 높았다는 5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 인구동향 조사 결과, 주민소득도 7400만원으로 가장 높고, 가구당 예금액도 서울 다음으로 많다. 

앞으로 국회 세종의사당이 설치되고, 세종시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및 스마트시티, 국립박물관단지, 서울-세종 고속도로(2024년), 금강보행교,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 세종시의 품격을 높이는 시설들도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행정수도로서의 면모와 함께 시민들의 삶 또한 높아질 것이 예상돼 세종시는 전국이 아니라 세계가 부러워할 도시로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 

그러므로 당연히 세종 시민의 자부심과 긍지 또한 높아질 것이다. 인구 40만을 내다보는 시민들의 어깨가 올라갈 것 역시 자연스럽다. 

그런데 단 하나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2020년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것이 불만스럽다. 

세종시의회는 인천시의회와 함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제공=국민권익위)
세종시의회는 인천시의회와 함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제공=국민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진행한 지방의회 청렴도 평가에서 세종시의회가 17개 광역 시‧도 의회 가운데 가장 낮은 5등급 점수를 받았다는 그것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종합 청렴도뿐만 아니라 의정 활동과 의회 운영 등 분야별 평가에서도 가장 낮은 5등급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청렴도와 의정활동, 의정운영 모두 5등급을 맞은 것은 전국 시·도 의회 중 세종시의회가 유일하다. 종합과 청렴도 5등급을 맞은 인천시의회는 의회 운영에서는 4등급에 올랐다.  

근래 여러가지 비위 의혹 등 세종시 의회에 덧씌워진 혐의들과 맞물려 이런 최하위라는 성적을 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지방의회는 지방 토호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타 토착세력과 결탁해 의회 진출을 하는 경향이 많았다.

민주주의 실험장이라고 하는 지방 의회가 이런 것들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지방의회 무용론이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다. 

시민의식이 발전하는 것과 함께 이같은 현상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민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이용해 이런 부작용들이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방의 재력가라고 해서 민주의식이 떨어지고, 지방 행정 감시에 소홀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지방 토호일수록 고여있는 듯한 지방 정치세력과 유착해 비리에 접근할 소지가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가장 현대적인 도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세종시가 그런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 수치스럽다.

산뜻하고 세련되고 현대적인 세종시가 칙칙하고 냄새나는 토착 비리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문제다. 

지방의회는 장차 이 나라 민주주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본 창구이자 통로다.

서울 국회의사당 전경. (제공=국회)
세종시의회, 즉 지방의회는 미래 전국 정치로 옮겨가는 훈련장이 되어야 한다. 사진은 국회 여의도의사당 전경. (제공=국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지방 정치에서부터 전국 정치로 옳겨가 의회 의장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로 우뚝 서는 훈련장이 지방의회인 것이다. 우리라고 해서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그중에서도 세종시는 새로운 콘텐츠를 들과 나와 미래를 설계하는 의원들이 활동하는 의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

가장 젊고 세련되고 지적 토양이 높은 세종시에서는 당연히 그런 의회를 가질 근거가 된다. 그런데 토착 비리에 절어있는 듯한 오늘의 지방의회 분위기로는 세종시의 도시 품격을 살릴 수 없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도시의 지방의회는 뭔가 달라야 한다. 참신한 콘텐츠 개발은 물론 의회 운영 체계, 청렴도 등에서 타 시·도를 압도해야 한다. 

이런 문제는 의회가 시민사회와 많이 유리되어 있다는 데서 찾아진다.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의회는 명실공히 시민의 사랑방이다. 그런데 관료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탄생한 지방의회가 폐쇄적이고 배타적으로 운영된다면 의회의 존재가치가 없다.

누구나 불편없이 드나들어 시민 여론을 펼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투명하고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기관으로 거듭나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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