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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가 앞을 잘 못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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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가 앞을 잘 못 봐요.”
  • 장주원 원장
  • 승인 2020.12.2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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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건강칼럼] 장주원 고운동물병원 원장
강아지 실명의 원인과 대처방법은

반려동물도 나이가 들면 노화가 진행되어 나타나는 여러 가지 질병과 증상들이 있게 된다.

눈의 기능도 점점 떨어져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다. 보호자는 실명이 되면 깜짝 놀라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강아지 실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아지들은 신체 능력 중 하나가 불편해도 다른 부분으로 대체하는데 능숙하기 때문에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눈에 이상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관찰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강아지가 실명에 이르는 안질환에 대해 이해해보고 그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숙지한다면 그 당혹함이 덜 할 것이다.

강아지의 시력상실과 실명의 원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안구, 둘째는 시신경, 셋째는 뇌의 문제이다.

안구 자체에 생기는 질병은 지난 칼럼에서도 다루어 본 백내장, 녹내장같은 질병과 전안방, 유리체의 투명성이 소실되는 포도막염같은 문제와 망막박리(retinal detachment), 진행성망막위축증(PRA), 급성후천성망막변성증(SARDS)등의 망막의 질환이 있다.

시신경의 문제는 시신경염이 그 원인이 되며 시신경의 압박과 시신경 회로를 차단하는 뇌의 병변이 뇌질환으로 인한 실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중 유전적 질환이며 퇴행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진행성 망막 위축증(Progressive retinal atrophy)’은 대표적인 실명 진단명 중의 하나이다.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양쪽눈이 영향을 받는다. 망막의 혈관이 점차 위축되어 망막세포들의 기능이 상실하게 되며 동공이 커져보이고 안저의 반사판이 유난히 밝게 관찰된다.

특히 콜리, 푸들, 슈나우저 그리고 코카스페니얼 종에서 자주 발견된다.

PRA의 징후는 초기에는 야간 시력이 감소하여 밤에 집에서 다닐 때 겁이 많아지고 불안해 할 수 있으며, 어두워진 후 밖에 나가는 것을 더 꺼려하게 된다. 이 질환은 퇴행성으로 뚜렷한 치료법은 없고 시력저하를 늦추기 위해 항산화보조제가 처방되기도 한다.

급성 후천성 망막 변성증(SARDS)은 특발성 망막장애로 초기에 명백한 안구의 질환이나 변화 없이 갑작스럽게 영구적인 실명을 확인하게 된다.

원인은 뚜렷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며, PRA와는 달리 실명이 점진적이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 완전한 실명까지 몇일에서 수주 내에 걸쳐 발생한다.

노령견, 암컷 및 비만견에서 많이 발병하며 눈의 초기 모습은 구조적인 손상을 보이지 않지만 망막은 단기간에 빠르게 퇴화한다.

강아지의 실명을 진단하기 위해 수의사는 전반적인 기본 안검사를 비롯해 신경계 검사에서부터 다양하고 정밀한 안과 검사, 망막 전위도 검사(ERG) 등을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MRI검사 및 내과적인 검진(혈청화학검사 및 호르몬검사 등)을 필요로 하며, 이때 보호자분이 집에서 환자가 보인 특이 증상이나 행동을 알려주시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안질환에 대한 예방 및 점검을 하는 것이다. 실명시 나타나는 증상을 알아보겠다.

- 동공이 커보이고 뿌옇게 보이거나 눈이 충혈된다. 
- 밥이나 물그릇, 장난감 등 친숙한 물건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을 겪는다.
-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한다.
- 평소 잘 다니던 공간에서 가구나 물건등에 자주 부딪힌다.
- 놀이활동시 활동성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조심스러워 진다.
- 조도가 낮은 곳이나 어두운 곳에서 활동성이 떨어지고 잘 보지 못한다.
- 우울함이 있고 평소보다 잠을 더 많이 잔다.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고 실명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보호자분들은 크게 절망하지 않으셔도 된다.

다행히 강아지는 시력 이외의 다른 감각기관 특히 후각 청각에 많이 의존하고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감각들로 보상작용이 일어나 크게 힘들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된다.

물론 잘 보였던 때보다는 적응기간동안 불편함이 있겠지만 몇가지만 지키면 시력을 잃기 전과 다름없이 잘 지낼 수 있다.

다음은 실명한 강아지를 돌볼 때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이다.

첫째, 집안의 가구배치를 바꾸지 않고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들은 두지 않는다. 익숙해져 있는 공간에서 다니던 동선이 바뀌면 잘 부딪히고 다치기 쉽다. 그러면서 오는 이차적인 각막의 상처 및 둔상으로 인한 안과질환으로 진료를 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둘째, 밤에도 미등을 켜놓아 반려동물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준다. 신경계성 실명의 주증은 야맹증을 보이기 때문에 밤에 집안을 다닐 때 좀 더 배려가 필요하다.

셋째, 산책은 잘 시켜준다. 시력을 잃고 움직임이 둔화되면 불편할까 싶어 산책도 자주 안시킬 수가 있는데 이는 체중을 갑자기 증가시키고 다른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되므로 더 부지런히 산책을 나가준다. 산책을 하며 후각을 쓰는 것이 다른 감각기관의 보상을 더 돕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다만 산책은 매일 다니던 길로 익숙함을 주고, 더 예민해진 청각의 발달로 소리에 예민해져 갑작스러운 소음에 놀라 달아날 수 있으므로 꼭 가슴줄을 잘 착용한다. 밤에는 손전등을 비추어 익숙한 길이라도 조도를 높여주면 좋다. 

넷째, 버릇처럼 아이를 탁자 위나 쇼파 위 등의 높은 곳에 두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아 뛰어내리면서 부상을 입거나 골절상을 입을 위험성이 있다.

다섯째, 강아지를 만질 때 갑작스럽게 다가가지 않고 놀라지 않도록 강아지의 이름을 부른 후 천천히 다가가 불안감을 낮춰준다. 소리가 나는 공이나 고무 장난감으로 강아지와 놀아주는 시간을 많이 갖으며 놀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여섯째, 망막기능의 소실로 인해 실명이 발생한 경우 속발성으로 오는 초자제염, 포도막염이나 백내장등의 안질환이 병발 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정기검진을 잘 받도록 한다.  

미국 온타리오 수의과 대학의 강아지 안과 전문의, Nick Whelan은 이렇게 말한다. 

“시력을 잃은 당신의 개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운전할 수 없다는 것 뿐이다. 이미 네 가지 감각이 당신보다 더 월등하다. 당신이 그를 항상 그랬듯 잘 돌봐 준다면, 당신의 반려견은 괜찮을 것이다.”  

강아지의 실명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강아지의 삶이 불행해질 만큼 절망적인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에서 오랫동안 보아온 환자들중에도 노화로, 선천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실명 진단을 내려야 하는 강아지 고양이 환자들이 꽤 있다.

그럴 때는 순간 나조차도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안타까움이 든다.

장주원 고운동물병원장. 
장주원 고운동물병원장. 

하지만 시력은 잃었지만 주의사항 등을 잘 숙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반려견 반려묘를 더 잘 보살펴 주시어 행복하게 잘 지내는 보호자분들이 많다.

심지어 노환으로 인한 치매 및 사지마비로 누워만 지내야하는 반려동물이라도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며 그들의 시간을 함께 해준다. 존재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보호자분들과 더 깊이 공감해주고 그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귀중한 생명과 끝까지 즐거운 동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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