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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연한 진정세, '호주'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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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연한 진정세, '호주'의 비결은
  • 조수창 시드니총영사관 호주사무소장
  • 승인 2020.12.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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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확대, 공항 특수견 훈련, 지역별 감지 센터 설치 눈길
눈에 띄는 극복 과정은 바로 '재택근무'... 한국 사회 접목은 어렵나
호주 멜버른시 전경. (발췌=호주관광청)

호주의 코로나19 상황은 멜버른의 대규모 확산과 아들레이드 집단 감염을 극복한 11월 중순부터 완연한 진정세다. 철저한 국경 봉쇄와 과감한 제재 및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책 덕분이다.

호주의 대응과정을 살펴보면, 한국 사회가 참고할 부분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대중교통을 확대 운영했으며, 공항 입국자 관리를 위해 코로나를 100% 감지하는 특수견을 훈련시키고 있다. 또 주요 도시마다 지역별 하수구 말단에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했다.

이러한 다방면에 걸친 일련의 조치를 통해 호주는 현재 지역감염이 거의 없는 상태다. 조만간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실시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극복 과정 중 하나는 바로 재택근무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40~50명이 탈 수 있는 기차 한 칸에 겨우 2~3명이 이용할 정도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시드니대학(David Hensher, Matthew Bec)에 따르면 직종별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75% 적게는 22%가 재택근무를 유도했다.

재택근무 비율은 각 주별 대응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공무원이 많은 수도준주(ACT)와 서비스업이 발달한 시드니, 브리즈번, 멜버른 등의 재택근무 비율이 높았다. 관광업, 농업, 광산업 등에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참여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호주의 주별 재택근무비율(5월말), The Conversation

공공부문도 재택근무가 활발히 실시됐다. 시드니 시청 공무원에게 물어보면, 지역감염이 거의 없는 현재도 1주일에 3일만 출근하고 2일은 재택근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UNSW(Linda Colley, Sue Williamson) 대학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으로 호주는 공무원의 57%가 재택근무를 했다. 

직종별 재택근무 비율, The Conversation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6000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인식(34.6%)이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8.4%)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점이다.

린다 콜리(Linda Colley)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분석과 함께 "대다수 공무원들이 자녀 돌봄, 생산성 제고 및 자율적 업무수행 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시드니대학의 데이비드 헨셔(David Hensher) 교수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의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해 첨두시간 교통혼잡이 10% 내지 15%가 줄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한화로 연간 약 4조 506억 원(49억 2천만 달러, AUD)의 교통혼잡비용을 줄일 수 있는 규모다.

재택근무에 대한 업무생산성 인식, The Conversation

이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정보통신기술을 갖추고도, 재택근무가 전 영역으로 확대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무래도 아직 직장이 책임과 권한에 근거한 합리적 업무처리보다는 뿌리 깊은 서열중심의 집단문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재택근무를 하면 업무 생산성이 떨어질 거라고 걱정하는 사회 전반의 신뢰문제도 또 하나의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호주 사례는 이런 인식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재택근무에 대해 걱정할 것은 업무의 생산성이 아니다. 오히려 재택근무로 생산성은 더 좋아질 수 있지만, 직원들의 유대감이 약해지거나 지식의 공유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코로나 위기의 본질은 우리 사회를 언텍트로 몰아가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는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업무적으로는 더 개인화되더라도, 관계적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으면서 대응하는 건 어떨까.

재택근무 확대는 코로나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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