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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름달'에 가 닿을 아이들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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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보름달'에 가 닿을 아이들의 소원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10.01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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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불완전한 명절, 구름에 가리워진 보름달 오버랩
2020년 신풍속도가 되어버린 추석... 세종시민들은?
아이들과 시민들의 한결같은 염원, 같은 방향으로 간다
한가위 보름달이 되기 전 날의 달 (사진=정은진)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 맞는 한가위 명절.

정부와 지자체는 일명 민족의 대이동으로 통하는 추석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여념이 없고, 온 국민들의 발걸음도 예년같지 않다. 

어른들은 '행여 감염될까'하는 노파심에 자식들의 방문을 한사코 말리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고향으로 떠나야 할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세종시도 별반 다르지 않은 신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긴 명절 연휴에 할 일을 고민하기도 하고, 부모들은 적적한 시간을 보낸다. 식당들도 문을 닫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시민들은 문닫은 가게 앞에서 무엇을 먹으며 요기를 떼워야 할지 망설인다.  

망원경으로 바라본 한가위 보름달 (사진=정은진)

다정동에 살지만 광주가 고향인 장모(남·다정동) 씨는 '이번에는 오지마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귀에 선하다. "막상 오지 말라 하셔서 안갔는데, 긴 연휴동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소회를 드러냈다. 

대평동 이모(남·대평동) 씨는 "코로나로 인해 안갔는데 세종시는 문 연 식당이 잘 없어서 사먹을 데가 없다. 그냥 고향에 가서 부모님도 뵙고 맛있는것도 잔뜩 먹고 올 걸 그랬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종촌동에서 싱싱장터까지 장을 보러 왔다는 김모(여·종촌동) 씨. 그는 추석 연휴동안 문을 연다던 종업원의 말에 버스를 타고 들렀으나 닫힌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문을 연다고 해서 들렀는데 닫혀있다. 장을 봐야 하는데 무척 난감하다. 공지가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름동에 사는 정모(여·아름동) 씨는 "시댁에서 오지말라고 해서 안갔는데 후회한다. 명절이 설레지는 않았지만 막상 안가니까 기쁘지도 않다. 아이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싶다고 한다. 괜히 미안하다"며 만감을 표현했다. 

2020년 추석, 달뜨는 시각 (자료=한국천문연구원)

세종에 남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동안 하늘에는 추석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름달이 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20년 한가위(10월 1일, 목요일) 보름달이 1일 세종 기준 18시 18분에 뜬다고 밝혔다. 가장 높이 뜨는 시각은 자정을 넘어 2일 0시 20분 쯤. 

현재 시각이 밤 9시 30분이니, 아직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볼 수 있는 시간이 약 3시간이나 남은 셈이다. 

다만 이번 한가위 보름달은 완전히 둥근 모습이 아니라는 천문연구원의 전언. 달이 태양의 반대쪽에 위치해 완전히 둥근달이 되는 시각은 추석 다음날인 10월 2일 오전 6시 5분이다. 따라서 2일 달이 지기 직전 서쪽 지평선 가까이서 가장 둥근 달을 볼 수 있는 것. 

밤사이 깜빡 잠이 들었다면, 2일 새벽을 쟁반같이 둥근달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다. 

한편, 천문연에 따르면 보름달이 항상 완전히 둥글지 않은 이유는 두가지다. 먼저 음력 1일의 합삭 시각이 24시간 중 어느 때인가에 따라 보름날 떠오르는 달의 위상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달의 공전궤도가 타원이어서 태양 방향에서 태양 반대까지 가는 데 시간이 일정하기 않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1일 오후 7시 31분. 세종시의 아파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 구름이 있어 선명하진 않다.  (사진=정은진)
오후 8시 40분 경, 구름 사이로 한가위 보름달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정은진)

코로나로 인해 '가족'이란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 이번 명절.

완벽한 타원형이 아닌 보름달 역시 구름 속에 숨는 등 불완전한 모습이지만, 건물 위로 드러난 청량한 달의 모습에 아이들은 두 손을 모은다. 

“코로나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도 만나러 가고 마스크 벗고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놀게요”라고 말하는 다섯 살배기 정모 양. 

과거부터 한가위 보름달에 빈 소원들은 셀수 없이 많겠지만, 이번 소원은 코로나로 인해 유독 간절하게 다가온다. 고사리 손을 모아 소원을 비는 아이의 염원이 저 보름달에 가 닿기를 두 손 모아 함께 빌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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