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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빗물', 먹잇감의 눈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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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빗물', 먹잇감의 눈물인가
  • 장석춘
  • 승인 2020.09.1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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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춘의 詩골마실' 12편] 거미와 얽힌 이야기
거미줄에 걸린 빗물

씨줄과 날줄로

 

한땀 한땀 엮은 거미줄에

 

기다려도 오지 않고

 

빗물만 걸렸네

 

저건 먹잇감의 눈물


[작품 노트]

장석춘 시인. 백수문학회 이사와 세종시 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 숯골지기가 있다.
장석춘 시인. 백수문학회 이사와 세종시 시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 숯골지기가 있다.

익충인 거미인데도, 거미줄에 관한 선입관은 별로 좋지 않다.

집 주변에서 여기저기 버티고 있는 거미줄을 걷어내려고 짜증내지만, 얼마 안 가서 또 그 자리에 있다.

끈적거리는 거미줄에 정작 거미는 거침없이 자유롭게 옮겨 다닌다.

씨줄에는 끈적거리는 액이 묻어 있어 먹잇감 사냥에 유용하고, 거미는 이 물질이 없는 날줄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란다.

많이 궁금했었다. 방사형으로 튼튼하게 엮어낸 거미줄은 훌륭한 설계도면이 있을 법하게 기하학적이다.

먹잇감이 걸려들었을 때 재빠르게 나타나 공격하는데 꽁무니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거미줄로 돌돌 말아 상대를 제압한다.

비가 그친 어느 가을날, 기약 없이 기다리는 거미에게 빗물이 걸렸다. 빗물이 내게는 수없이 희생된 먹잇감의 눈물로 보이는 것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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