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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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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게
  • 이계홍
  • 승인 2020.08.29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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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시선] “민주개혁의 제도 착근과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에 헌신해달라”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대표직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치 인생의 길에 놓였다. (제공=당 대표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더 이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런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가 실제로 정계를 은퇴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현재 민주당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 19에 대처해야 하고, 대오를 갖춰 집요하게 공격하는 구세력을 제압하고 공수처법과 언론개혁법 등 각종 개혁 입법을 마무리하는 데는 구심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 구심체는 이해찬 전 대표일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이 전 대표가 강조하는 ‘민주당의 20년 집권’ 플랜이다.

20년 이상 집권해야 그동안 쌓인 구체제 구질서의 적폐들을 말끔히 청소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세 번째는 민주당이 이해찬의 경륜과 정치철학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정치 이상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처럼 시련을 딛고 일어선 정치인, 그런 가운데서도 정치적 비전과 예지력이 있는 사람이 여야를 막론하고 드물다. 정책, 판단력, 추진력에서 그렇다. 이슈와 의제 파이팅에 능해 그는 늘 앞에 서는 지도자로 각인된다.

이런 점이 4·15총선에서 민주당을 180석 거대 여당의 반열에 끌어올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정치적 수사가 직설적이어서 반대세력이나 보수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지만, 정치력이 빈곤하더라도 원칙에서 밀리지 않으니 목적을 성취해내는 힘과 고집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다시 말해, 직설적 표현과 정제되지 않은 듯한 언어들로 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지만, 그것이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존재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역설적이지만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을수록 그의 생명력은 질기고 강하다. 안티 세력도 그에게는 자산이 된 것이다.  

이해찬 국회의원이 당 대표 시절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런 것들을 종합해볼 때, ‘이해찬의 역할론’은 오히려 더 강화될지 모른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정치평론가들이 적지 않다. 

이낙연 신임 당대표가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변수가 워낙 많은 민주당의 정당 문화는 이런 변화무쌍한 것들을 원만히 교통정리하기 위해서는 친노, 친문 원조인 ’이해찬 호출과 역할‘이 불가피하다. 

그는 또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과정에서 당에 좋은 자산을 남겼다. 돈과 인맥과 정실을 차단한 시스템 공천이다. 잡음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전 당원 투표를 통한 경선 룰을 확정했다.

스스로 정당 내 폐해로 지적됐던 '제왕적 당대표'의 경직된 문화를 개선했다고 한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열린 공간이다. 

현안 이슈에 대한 그의 대응력을 따를 사람은 없다. 이는 그의 풍부한 정치 경험과 카리스마가 교합해 작동된 원리 때문이라고 본다.  

이런 정치적 자산을 사장시켜서는 안된다. 그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미완의 숙제인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민주당의 생명줄이자, 우리나라의 사는 길이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단순히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이행하라는 뜻이 아니다. 나라 융성의 기반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으로 결실맺도록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구 의원은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연대와 통합에 나서야 한다. 소소한 작은 것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한국에는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살고 있다. 이로인한 국가적 낭비, 사회적 비용 지불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지금 묘하게 지역주의가 작동해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치세력들이 부추기고, 언론이 ’뽐뿌질‘하고, 서울 패권주의자들이 나팔을 불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이냐 반대냐로 프레임이 짜여지는 것, 이는 이념과 정치 성향,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분열해 싸울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 이상 수도권을 방치할 수없어서 국가 백년지대계로 나서는 일로 보아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은 입이 마를 정도로 지적됐으니 새삼 다시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흔들리지 말고 이 전 대표가 마무리 지으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얼마전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기자면서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했다가 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서울 한강을 배를 타고 가다 보면 '무슨 아파트는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해야 하고, 돌아올 때도 아파트 설명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프랑스 센강 같은 곳을 가면 노트르담 성당 등 역사 유적이 있고, 그런 것들이 프랑스의 역사를 알려준다"고 비교하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강 변에 아파트만 들어서 가지고 단가 얼마 얼마라고 하는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된다"고 했다. 이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서울에 대해 그보다 더한 ’개같은 도시‘ ’사기꾼의 도시‘ ’발작하는 도시‘라는 야유와 냉소도 있는데, 단지 이 전대표가 했다는 이유로 종편과 보수매체 중심으로 연일 까기에 바빴다.

사실 여러 문학 작품이나 술집, 그리고 연구 논문에서조차 서울을 ’욕망의 도시‘ ’탐욕의 도시‘ 괴물 도시’ ‘타락한 도시‘ ’비열한 거리‘로 묘사되지 않았던가.

그런데 서울시민을 폄하했다고 이간질하며 서울 사람들과 싸움을 붙인다.  

이것도 모자라 이 전 대표가 부산을 ’초라한 도시‘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이 전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선거운동을 위해 부산을 방문해 "부산에 올 때마다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래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집권당 대표로서의 책임있는 발언이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집값으로만 설명되고 대표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천박하고 품격 떨어진 도시가 되었다. 런던이나 파리, 베를린과 달리 인문학적 사유가 불가능한 도시로 전락했다. 

그래서 "세종시가 안전하고 품위 있고 문화적으로 성숙한 그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찬 대표는 그 직을 내려놓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숙명과 사명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과 부산을 비교한 것도 행정수도 이전의 당위성과 지역 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천박한 도시‘, ’초라한 도시‘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주문이자 약속일 것이다. 

서울이 과밀지역이고, 모든 인프라와 인구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음으로 해서 국토의 효율적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에 모든 발전의 동력을 집중하다 보니 비대한 괴물도시가 되었고, 부동산 폭등의 원흉이 되었다. 

이제 경제적인 기능이나 기타 편의, 인프라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수도권으로 몰려있는 인구 밀집 현상과 경제 밀집 현상을 해소하지 않고는 나라의 균형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영영 불구가 될지 모른다. 

문제는 세종시로 행정 수도를 이전할 때 생기는 토지가격 등 부동산 폭등이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잡고, 지방 발전을 돕기 위한 두마리 토끼잡기용 행정수도 이전이라면, 세종시에서 부동산 문제를 여하히 잡느냐가 성패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토지공개념 도입 등 혁명적인 단안을 내릴 필요가 있다.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도시 발전책을 추진하는 중심에 이해찬 전 대표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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