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조치원 타임머신 여행, '외딴말~새뜰마을' 도시재생
상태바
조치원 타임머신 여행, '외딴말~새뜰마을' 도시재생
  • 박종록 기자
  • 승인 2020.08.09 0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 같이 돌자 세종한바퀴 조치원 2편] 옛 연기군청·세종시청 소재지 신흥리와 조치원역 뒤편 침산리
외딴말박물관과 청춘관, 새뜰마을 3총사, 그곳에 가면?
향토적 분위기와 도시재생의 공존... 멈춤과 흐름의 시간을 동시에 느끼는 여행지 '조치원'
조치원 도시재생 관련된 장소들. 왼쪽부터 외딴말박물관, 오른쪽 위는 청춘관, 오른쪽 아래는 침산리 커뮤니티센터.
조치원읍 도시재생의 메인센터라 할 수 있는 곳들. 왼쪽부터 외딴말박물관, 오른쪽 위는 청춘관, 오른쪽 아래는 침산커뮤니티센터.

[세종포스트 박종록 기자] 세종시의 전신 충남 연기군의 중심 도시였던 '조치원읍'.

조치원읍은 일제강점기인 1931년 읍으로 승격된 후 지금까지 9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며 성장해왔다.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조치원 이미지는 어떻게 각인되어 있을까. 흔히 조치원역부터 세종전통시장, 조치원 공영버스터미널을 끼고, 충북과 청주, 그리고 세종시 연동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상리사거리(중봉교)까지 그 사이의 작은 시가화된 읍내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치원역 뒤편으로 넘어가면 전형적인 읍내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조치원의 또 다른 모습과 만난다.

2015년까지 세종시청 옛 청사가 있던 신흥리와 조치원역 바로 뒤편 충령탑이 위치한 침산리를 우선 찾아가봤다. 신흥리만 하더라도 옛 시청 서쪽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지만, 조치원 대동초등학교 뒤편만 봐도 과거의 조치원 모습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다. 

더욱이 신흥리 곳곳에 외딴말박물관과 청춘관 등을 통한 도시재생과 주거공간 개선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침산리 새뜰마을 또한 주민들과 소통을 통한 도시재생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어느덧 두 동네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때로는 번화한 역전 뒤편에 조용히 묻혀있을 뻔했던 농촌 면 지역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향토적 분위기', '새로운 도시로 바뀌어가고 있는 도시재생의 향기'가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그 체험의 여정은 외딴말박물관에서 시작해 청춘관을 거쳐 우연히 새뜰마을로 이어졌다.

조치원 도시재생의 과거, 신흥리 '외딴말박물관'

외딴말박물관 외관. 신흥1리사무소라 표시된 이 건물에 외딴말박물관이 있는 것이 맞다.(사진=정은진 기자)
신흥1리사무소라 표시된 이 건물 문을 열면 바로 외딴말박물관이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외딴말. 옛 군청 및 시청 소재지인 신흥리를 구성하는 행정리 중 하나인 신흥1리의 자연마을 명칭이다.

이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외딴말박물관은 세종시 도시재생센터에서 운영한 제4기 도시재생대학에 참여한 주민들이 직접 계획하고 조성한 읍면지역 박물관이다.

외딴말박물관에 찾아가니 동네 어르신 서너 분이 앉아 계셨다. 그중 연기군청 공무원으로 일하셨다는 어르신은 이 박물관에 소장한 마을 기록물에 대해 열정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어르신이 외딴말박물관에 제공했다는 기록물 등이 있다는 사실 또한 인상적이었다. 주민들 자발적 의지로 지어졌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행정안전부 소속 국가기록원이 발행한 '즐거운 기록여행 이야기(부제 전국 기록사랑마을 탐방하기)' 팸플릿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현재 국가기록원에서 제10호 기록사랑마을 신흥마을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주민들의 자발적 의지로 신흥리 지역에서 옛날에 사용된 다양한 마을 기록물 150여점을 전시하는 중이란 설명이 있다.

출신지가 다양한 주민들의 유입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세종시의 현 상황.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세종시 향토 역사를 알리고, 조용히 사라져가는 역사를 보존하려는 외딴말박물관의 노력이 엿보였다.

세종시 전통의 근간을 잘 보존하고 방문객들에게 재생의 과정을 잘 보여줬다. 

외딴말박물관 이모저모.(사진=정은진 기자)
외딴말박물관 이모저모. 신흥리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기록들이다. (사진=정은진 기자)

◈ 외딴말박물관

 

기능 : 국가기록원 선정 제10호 기록사랑마을

주소 : 세종 조치원읍 신흥샛터길 11(신흥리 30-3)

개관 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문의 : 044)300-3152


 

조치원 도시재생의 현재, '청춘관'

청춘관 정면. 조치원읍장 관사였던 곳을 도시재생 홍보관으로 활용 중이다.(사진=정은진 기자)
청춘관 전경. 조치원읍장 관사로 쓰던 곳을 도시재생 홍보관으로 활용 중이다. (사진=정은진 기자)

외딴말박물관에서 나와 옛 정취 가득 풍기는 조치원 대동초등학교 뒷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세종시 도시재생을 널리 홍보하는 청춘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원래 조치원읍장 관사였던 곳으로, 시가 적극 추진 중인 도시재생 프로그램인 청춘조치원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곳으로 탈바꿈해 지난 6월 13일 개관했다.

시 뿐만아니라 수많은 전문가들과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청춘관 문 옆 설명에 눈길이 갔다. 또 그 옆에는 못으로 만들어졌다는 '못 부처'라는 예술작품이 눈에 띄었다. 보통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불상들이 못과 스테인레스 밥그릇으로 추상화되어 청춘관을 지키고 있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청춘관 설명이 짤막하게 적혀있다.(사진=정은진 기자)
도시재생홍보관 기능을 한다는 청춘관 설명이 짤막하게 적혀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왼쪽은 청춘관 입구. 그 오른쪽을 보면 못 부처라는 작품이 청춘관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사진=정은진 기자)
왼쪽은 청춘관 입구. 그 오른쪽을 보면 못 부처라는 작품이 청춘관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청춘관 안에 들어서니, 도시재생센터에서 근무하는 청춘관 담당자가 본지 기자들을 맞이했다. 조치원의 도시재생에 대한 노력을 소개하면서, 청춘관에서 어떠한 것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설명 또한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청춘관에선 기획전시가 이뤄지는 중인데, 비영리문화예술단체인 '653예술상회'가 '653예술상회 아카이브'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었다. 비록 전시 규모가 크진 않지만, 마을과 직접 연관되는 다양한 도시재생 활동을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연기군 시절부터 활동해온 세종시 향토 문인들의 모임인 백수문학을 재발굴하고, 일본 작가들과도 상호 교류하는 다양한 성과들도 나타났다. 이러한 전시공간 외에도 시민들이 도시재생을 테마로 만든 '도시재생공동체 상품'을 상설 전시해 이곳에서 그들이 만든 도시재생공동체 상품 구매가 가능하다.

그 옆에는 카페처럼 주방이 있어 시민 누구나 자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공간도 제공한다. 

청춘관 내부. 지역 사람들과의 협업이 느껴지며, 그동안의 도시 재생 노력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사진=정은진 기자)
청춘관 내부. 지역 사람들과의 협업이 느껴지며, 그동안의 도시 재생 노력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정은진 기자)

청춘관 한 구석에 계단이 있어 2층에 올라가니, 다양한 동화책들이 책장에 가득했다.

청춘관 관계자는 "우리같은 성인의 경우, 도시재생 분야는 따로 찾아서 공부해야하는 분야"라며 "어린이들은 다양한 잠재력을 품고 있어 도시재생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도시재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들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도시재생의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포석이다. 

역시나 보다 활기찬 사업으로 나아가기엔 예산이 부족했다. 많은 업무량에 비해 직원들이 소수로 배정돼 있어 도시재생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 청춘관

 

기능 : 세종시 도시재생 홍보관

주소 : 조치원읍 신흥샛터3길 3(신흥리 8-5)

개관 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조치원 도시재생의 미래 설계, '침산리 새뜰마을'

침산커뮤니티센터. 새뜰마을 도시재생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사진=정은진 기자)
침산커뮤니티센터. 새뜰마을 도시재생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사진=정은진 기자)

청춘관 담당자의 소개로 도시재생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 중 하나인 침산리 새뜰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우연이었다. 단순히 조치원역 뒤편에 충령탑이 있는 마을로 기억되던 침산리가 도시재생의 미래 방향을 보여주게 될 실천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다.

새뜰마을은 6.25전쟁 직후 조성된 마을로, 비교적 번화가인 조치원역 뒤편에 있음에도 그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6.25 당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았다는 부산의 일부 급경사 지역과 부분적으로 오버랩됐다. 

그런 가운데 침산커뮤니티센터와 침산1리마을회관이 마을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바꿔놨다. 이곳에서 친절하게 침산리 도시재생을 설명해줄 ㈜공공프리즘의 김태우 매니저를 만났다. 

㈜공공프리즘 서울 본사에서 현장 위주로 왔다갔다 하지만, 조치원에 있는 지역 대학을 다니면서 20대를 보낸 그의 침산리 도시재생 설명에는 그가 꿈꾸는 침산리 도시재생의 미래와 더불어 조치원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새뜰마을 도시재생의 미래를 설명 중인 공공프리즘 소속 김태우 매니저.(사진=정은진 기자)
새뜰마을 도시재생의 미래를 설명 중인 ㈜공공프리즘 김태우 매니저. (사진=정은진 기자)

김태우 매니저와 대화에서 새뜰마을 도시재생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 중인지 알 수 있었다.

그는 먼저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을 소개했다. 신한금융희망재단과 국토교통부, 세종시가 공동 주최하고, ㈜공공프리즘이 운영 중인 사업이다. 주로 신한금융희망재단에 의해 진행돼 앞으로 지역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성 중이다.

새뜰마을 3개년 사업 중 1년 차에는 피크닉 체험을 구상하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옆에 위치한 폐가를 올해 말까지 허물고 캠핑 장소를 마련, 2021년에는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재 침산커뮤니티센터를 리모델링해 마을 야영장으로 활용하는 안과 두 가지 색을 배색해 새뜰마을 도시재생 관련 굿즈(goods)를 제작하는 계획안까지 제시했다.

침산커뮤니티센터에서 새뜰마을의 도시재생 미래 방향을 연구 중인 공공프리즘.(사진=정은진 기자)
침산커뮤니티센터에서 새뜰마을의 도시재생 미래 방향을 연구 중인 ㈜공공프리즘. (사진=정은진 기자)

김 매니저와 인터뷰하면서 그의 조치원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20대 시절을 조치원에서 보낸 그의 키워드는 '집약'이었다. 뭔가 소박하고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고, 즐길 수 있는 거리는 다 즐길 수 있는 동네. 그러면서 도시의 번잡함은 없지만 어느 정도 편리성은 있는 동네라 표현했다.

함께 동행했던 청춘관 담당자가 "대학생들을 연계해 도시 중심으로 끌어들이도록 하는 고민이 컸다"고 하면서 김 매니저의 실제 경험을 통한 답변을 유도했다.

김 매니저는 청춘관 담당자의 질문을 듣고 "대학 다닐 때 조치원에 M 영화관이 생겼는데 조치원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메리트 자체가 크게 느껴졌다. 그전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인접한 청주나 대전, 천안, 심지어는 수원, 서울까지 갔다"며 "M 영화관처럼 2010년 대까지 욱일아파트 앞에 상업지구가 형성되는 등 조치원 곳곳에 뭔가가 계속 생기니 그걸 즐길 수 있는 수요와 계기가 충족됐다. 자연스레 학생들이 보다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동기를 줬다. 뭔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산리 새뜰마을의 경우에도 커뮤니티센터에 가게와 카페, 영화관 등을 구성할 계획인데, 이곳이 뭔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길 소망했다. 

침산커뮤니티센터에서 바라본 침산리 모습.(사진=정은진 기자)
침산커뮤니티센터에서 바라본 침산리 모습. (사진=정은진 기자)

수도권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문화 공간을 생활에서 바로 접할 수 있는 메리트 또한 강조했다. '그런 공간으로 꾸밀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조치원에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고 진단했다. 

본지 기자의 "수요 조사가 이뤄졌는가"란 질문에는 "침산1리 지역 주민들과 마을산책 활동을 했는데 주로 어르신들이 함께했고, 간간히 젊은 사람들은 그 어르신들의 자녀로 보이지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고 답했다. 마을에서 좀 걸어 나가면 만나는 예술상회가 있어 그들과 연계한 활동 계획도 시사했다. 소소한 모습에서도 도시재생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복숭아꽃 빛깔로 마을 벽을 꾸민 새뜰마을. 곳곳에 타일아트도 보인다.(사진=정은진 기자)
복숭아꽃 빛깔로 마을 벽을 꾸민 새뜰마을. 곳곳에 타일아트도 보인다. (사진=정은진 기자)

김태우 매니저와의 짧은 인터뷰가 끝난 후, 청춘관 담당자와 함께 이동하면서 침산리 곳곳에 복숭아빛깔로 물들고 타일아트가 붙어있는 외벽에 다시금 주목했다.

조치원 특산물로 유명한 복숭아를 테마로 새뜰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마을의 생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사실상 한 마을에 위치한 것처럼 서로 가까이 위치한 외딴말박물관과 청춘관, 침산커뮤니티센터. 

모두 타임머신처럼 조치원 도시재생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매개체다. 도시재생을 통해 조치원에 문화적 생기를 만들어가는 주민들과 전문가, 그리고 민간 기업. 이들의 노력이 조치원 도시재생의 달콤한 결실을 가져오리라 기대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