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세종시 ‘어울링 공공자전거’ 타고 출퇴근해보니
상태바
세종시 ‘어울링 공공자전거’ 타고 출퇴근해보니
  • 이계홍
  • 승인 2020.07.16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60대 이상' 이용자 체험기, 전체 이용자의 2% 그친 이유 곱씹어봐야
가능성은 충분, 부상을 딛고 달려도 경쾌하다... 전기자전거 '일레클' 비용 낮춰야
세종시 공공자전거 어울링. 어울링과 보행, 버스를 결합한 이동이 알뜰교통카드와 만나면, 월간 1만 원 이상 요금 할인혜택을 볼 수 있다.
세종시 공공자전거 어울링. 연간 3만원으로 365일 24시간 맘껏 이용할 수 있는 매력을 뽐낸다. 코로나19 시대 회원이 급증했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한달 전부터 세종시의 공공자전거 ‘어울링’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전에는 집에 있는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했지만 워낙 고물이라 잘 나가지 않아 힘이 들고, 가지고 가면 반드시 가지고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집에 놔두고 개천을 따라 도보로 출퇴근을 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보도를 보고 ‘어울링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았지만, 기왕에 자전거가 있으니 그것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 어느 때든 편리하게 이용하다가 아무 거치대(소)나 반납할 수 있다는 직원들의 말을 듣고 회원으로 가입했다. 연간 이용료는 정기권 기준 3만 원.

회원 가입 이후 매일 어울링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그리고 1주일째 사고가 났다. 퇴근 시간,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다가 헛밟아서 페달이 왼쪽 정강이를 차 심하게 까였다. 정강이는 급소 부분이라 까이면 상당히 아프다. 피도 철철 흘렀지만 휴지로 닦아내고 회사로 출근했다. 성능이 좋아서 잘 나가는 데다 관숙도가 붙지 않아서 생긴 일이었다. 

이틀 후 이번에는 출근 시간, 오른쪽 정강이가 까였다. 집 앞 횡단보도의 봉 사이로 길을 건너려는데 갑자기 승용차가 급커브를 해 순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그만 고꾸라지고 말았다. 자전거의 좌석 받침대에 정강이뼈가 부딪친 것이다. 누가 보지 않을까 주위를 살피면서 휴지로 흐르는 피를 닦아내고 출근했다. 

어울링 전체 이용자의 2%를 점유하는 60대 이상. 이에 속하는 필자의 도전기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그 이후엔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자전거에선 사고가 난 적이 없는데 연거푸 두 번이나 사고를 당하니 겁이 났다. 마침 장마철이어서 요즘은 자전거 이용을 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나이가 있는지라 쉽게 상처가 아물지 않아 몇날째 고생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가만히 사고 원인을 되짚어보았다.

나이 때문이라는 것이 첫째 이유였다. 필자는 70대다. 나이를 의식하고 세상을 사는 처지는 아니지만 전에 비해 몸이 둔해지고, 순발력이 떨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산을 가도 젊은이에게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지금껏 과신하고 살았지만, 배가 나오니 감각이 떨어졌다. 

반드시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

헬멧과 다리보호대, 팔 보호대 없이 자전거를 타는 것은 부상을 불러내는 일종의 만용이다. 이는 나이에 상관없이 위험한 일이다. 어울링 이용 방법과 이용 시설을 잘 갖추는 것은 지방 정부의 몫이지만 개인의 부상을 막는 것까지 행정이 감당할 수 없다. 이는 철저히 개인이 방비해야 할 조건이다.    

세종시에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 갖춰진 것은 시민을 위해 바람직하다. 거치대에 가면 자전거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달려가서 타고 간 경우까지 생겼다. 그만큼 호응도가 높다. 이는 스마트폰 어플 등 대여방식이 간단하고 이용이 편리한 데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년세대의 경우 스마트폰 어플을 까는데 힘이 든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활용에 서툰 장년 이후 세대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필자 역시 회사 직원의 도움으로 어플을 깔았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한가한 노년세대가 즐겨 이용할 수 있도록 이런 것에서부터 여러 가지 견인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16일 세종시가 발표한 개선안에 가입방법 간소화 등이 담겼다니 이용자 확대를 기대해볼만하다.

세종시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10% 이내인 것으로 안다. 어울링 이용률도 전체의 2% 수준이다.

그래서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큰코 다친다. 이들은 젊은이의 아버지이자 할아버지다. 이들이 분노하면 손자녀들이 분노한다. 노년세대에게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다. 꼭 표를 의식해서만이 아니라 동양적 미풍이라는 공경심은 누구나 갖춰야 할 기본 예의다. 

세종시는 권역별 자전거 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업체를 두어 거치대(소) 운영을 맡기지만, 거치대 인근에 젊은 시절 자전거포를 운영한 사람이나 이륜차, 삼륜차 정비공장에 다닌 주민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원봉사자로 활용하거나 알바생으로 두어 자기가 거주하는 인근의 거치대 몇 곳을 맡도록 한다. 그러면 주민과의 소통도 원활해질 것이다. 한 대당 50만원대의 ‘어울링 자전거’가 잘못 사용되거나 방치되면 그것도 세금 낭비다. 

앞으로 페달과 동력을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가 활성화되면 주부, 노년층이 이용하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10일 행복도시 1,2생활권 걸쳐 200대를 투입,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 일레클 공유 전기자전거.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한 일레클 공유 전기자전거. 비싼 가격이 흠이다.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의 운영을 민간에 맡기다보니 비용 부담이 큰 단점이 아쉽다. 

필자가 일레클로 매일 출퇴근한다고 할 때, 10일이면 공공자전거 1년 회비(3만 원)를 다 쓰게 된다. 시가 도입 초기 공공형 전기자전거 도입을 구상한 만큼, 앞으로 각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 

자전거 친화도시는 세종시의 특장점이다. 이런 추세라면 점차 통근과 통학 수송 분담률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계몽과 교육도 필요해보인다. 자전거 도로망 인프라가 잘 깔리고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면, 자가용 승용차 비중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의 역할이 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