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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수업 병행' 한계 극복, 세종교육의 당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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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수업 병행' 한계 극복, 세종교육의 당면 과제
  • 이주은 기자
  • 승인 2020.05.30 0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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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절반 학교, 등교와 원격수업 병행… 교육 효과 실효성 의문부호
줌 화상대화도 불안정성 노출… 장기적인 최선안 찾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숙제
텅 빈 교실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한결초등학교
텅 빈 교실에서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세종시 한결초등학교

[세종포스트 이주은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여건상 일선 학교의 '온라인+등교 수업' 병행은 상당 기간 불가피한 현실이다. 

세종시 133개 학교의 절반에 가까운 66개 학교가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동시 운영하게 된다. 나머지 67개 학교는 전 학년이 매일 등교하는 방식을 택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개막이라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까지 교육 3주체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등교 수업 효과야 기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거둘 수 있다지만, '온라인 또는 원격 수업' 내실화는 여전한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개학 전 온라인 학습과 개학 이후 등교와 병행하는 원격수업간 뚜렷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 교육계에 따르면 둘다 'e-학습터'에 의존하고 있는 형태다. 등교 수업에서 제시한 추가 학습과제 등을 원격수업으로 이행하는데 있어 효과는 아직 의문부호다. 

한 학부모는 “개학 이후 원격수업은 기존 온라인 학습과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코로나 이전의 교육을 생각하면 학습효과가 상당히 반감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학교는 ‘줌(Zoom) 미팅(화상 대화)’을 통한 실시간 수업으로 반전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시스템 불안정으로 인해 수업이 중간에 끊기거나 과제와 영상물 공유가 힘들어 수업 전반의 애로사항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교에서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이 한데 이뤄지길 원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등교 수업은 학교, 원격 수업 및 온라인 학습은 집으로 이원화를 최소화하자는 뜻이다.  

B학교 학부모 대표는 “학교와 학생, 부모 모두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는 만큼 혼란스런 상황을 피할 순 없다”며 “학부모 교육관에 따라 견지하는 입장이 모두 다르지만, 학교가 공부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기에 가급적 아이들이 학교에서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개학 후 아이들의 학습행태를 보니 EBS 인터넷 강의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는 등 여간 집중해서는 공부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안전과 방역을 최우선 순위로 해 학교 수업을 우선 해줬으면 하는 것이 부모들 마음”이라고 전했다.

실제 각 가정에선 온라인 학습을 겪어보니 ‘학습 방식’보다는 ‘학생 의지’에 따라 학습 효과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청과 일선 학교 교사간 온라인 수업 워크숍을 갖는 등 수업 결손 최소화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원격 수업' 정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온라인 수업의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는 미국 '미네르바 대학(2014년)'을 주시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은 하버드 대학보다 더 들어가기 힘든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캠퍼스 없는 온라인 대학이다. 한국의 방송통신대학을 연상케하나, 지원자 100명 중 단 2명(1.9%)만 들어갈 정도로 입학이 어렵다.

인기 비결은 ‘듣기만 하는 학생은 적응하지 못 하는 미네르바 커리큘럼’에서 엿보인다. 교사는 말하고 학생은 듣는 고전적인 교수법이 아니다. 흡입력 있는 수업 방식이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집중도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세종교육의 숙제도 새로운 수업전략 마련이다. 부분 등교학습이 온라인 수업의 약점을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학습과 교화를 얻게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는 폭넓다. 일선 학교와 시교육청의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이다. 

일선 학교의 한 교사는 “갑자기 원격수업을 기존 온라인학습과 다르게 하면 아이들에게 혼선을 줄 것”이라며 “최대한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보완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A교사는 “아이들이 혼자 학습하는 ‘e-학습터’는 분명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온라인 학습의 아쉬운 부분을 등교수업에서 최대한 보완·수정하려고 한다. 현재 환경에서 최선의 교육 방안 찾기가 교사들에게 당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학습 환경은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ing :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과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는 e-러닝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학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등교학습과 원격학습을 조화롭게 이용해 우리 아이들의 학습 결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교진 교육감은 최근 교직원 대상 서한에서 "메뉴얼이 미처 채우지 못하고 있는 공백을 교육 공동체의 자율적 판단으로 채워달라. 과감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대처해달라"며 "책임은 교육감이 지겠다. 학교에서 결정하는 모든 권한은 여러분에게 있고 발생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교육감에게 있다"는 말로 현 상황 극복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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