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코로나 19, 일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예고 
상태바
코로나 19, 일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예고 
  • 이계홍
  • 승인 2020.04.18 0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필의 시선] ‘집콕’ ‘마스크’가 지배하는 세상 
앞으로 일상 변화 불가피, 내면성찰로 새로운 시대 준비해야
감염자가 발생하여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세종시의 한 아파트 (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일상의 위생 관리도 과거와 차원이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세종시의 한 아파트.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5개월째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의 일상도 바뀌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 재채기나 기침이 나오면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게 되고, 당사자는 주눅이 들어 슬며시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다. 종전에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런 가운데 매일 인천공항에 북적이던 해외여행객도 자취를 감추었다. 국내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가정에서는 시장이나 마트에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소통공간인 음주문화도 바뀌었다. 

영화관과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 지고, 상가도 텅 비어 거리가 을씨년스럽다. TV와 스마트폰으로 방송과 영화를 보고 동영상 이용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 19는 이렇게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검사, 격리, 감금치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전염에 대한 두려움, 경제 위기 등등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이것을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관리하고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다행이라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모범적으로 코로나 19가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침체된 경제를 어떻게 복원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세계 경제와 연동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체념하고 있기에는 우리 사정이 절박하다. 

√ ‘산업화 시대’의 성찰, 코로나 세태    

점심시간을 빌어 비교적 붐비고 있는 절재로. 길을 걷는 시민들의 얼굴에도 대부분 마스크가 씌여져 있다. 
점심시간을 빌어 비교적 붐비고 있는 절재로. 길을 걷는 시민들의 얼굴에도 대부분 마스크가 씌여져 있다. 이제는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렵게 됐다. 

따지고 보면 산업화 이후 우리는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가져왔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농경사회의 전통적 생활방식과 자급자족의 한가한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산업화로 이행하면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생활 패턴이 우리 일상을 지배하면서 숨가쁘게 생산하고, 요란하게 소비하면서 겉으로는 윤택의 문화를 향수해왔지만 내면적으로는 거친 이기적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인해 이런 생활 패턴이 바뀌고, 이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무게가 과연 우리에게 유익하고 유용했는가. 그래서 이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혹자는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과 후로 구분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나라간의 정보 공유와 반대로 배척의 대상으로 여기는 풍토가 조성돼 국수주의적 기조로 가고, 인종 차별이 드러나고 배려하고 헌신하는 이웃과 관계를 단절하고 외면하는 반대의 극단에 서있게 되었다. 사람과의 접촉면을 꺼리면서 모두가 고립된 위치에 서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복면강도로 여길 만큼, 코로나19가 대유행이기 이전에는 마스크 착용을 꺼려하고 마스크를 한 한국 사람을 멸시했다는 보도까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스크를 보내달라고 애걸한다. 그들의 표현대로 하자면 부득이하게 그들은 ‘복면강도’를 자처하게 된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이런 세상을 만들었다.

√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마음수련 대학생 명상 캠프는 오는 7월 6일부터 10일까지 논산 전인교육센터 평생교육원에서 열린다. 자신의 삶을 돌아봄으로써, 새로운 활력과 전환점을 제공한다.
자연스레 집안에 집콕하는 시간이 늘고 외부와 접촉이 차단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이런 외형적 변화만이 변화라고 볼 수 없다. 

우리 내면에 깊숙이 침잠해있는 삶의 속살을 되돌아보게 된다. 밥 벌어먹기 위해 거래처, 혹은 각종 사무 관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피터지게 싸우고, 빼앗기지 않겠다고 경계하며 살았다. 그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고 헤어진다.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좋은 관계로 헤어지는 것은 극히 일부다. 서로 잃지 않겠다고 싸우는 무대에 도량이 넓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계산된 신뢰와 계산된 교류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조용히 책상에 앉아 묵상할 시간을 주고 있다. 

거친 혼돈의 거리를 뒤지며 살아온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기를 강요하면서 본의 아니게 고립감에 젖게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두려움은 왜 생기는가. 인간관계의 단절과 그 속에서 숨가쁘게 살아온 삶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관계로부터 단절된 고립감과 공황감. 거기서 오는 불안, 공포, 긴장감, 피로감…. 

이제는 이런 것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홀로 일상의 평온함과 균형감을 유지하는 일이 요구되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위기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집에 있고, 좌절을 견뎌내며,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가 차단된 것을 자기 개발과 성찰의 시간으로 가지면 되는 것이다. 

소비만이 만능이 아니라 절제하며 절약하며 사는 삶. 이런 것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가졌고, 가지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는가. 비우기보다 채우기 위해 탐욕을 배양하지 않았는가. 

√ 집콕 시대, 필요한 건 뭐 

그동안 우리는 무더위나 강추위, 미세먼지, 태풍, 집중호우 등 외부 활동이 어려운 환경일 때, 소위 집안에만 있는다고 해서 ‘방콕’이란 표현을 자주 써왔다. 코로나 시대에는 집 밖을 아예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의 ‘집콕’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그렇게 집안에만 있으면 본의 아니게 TV나 유튜브 시청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맞춰 방송국은 프로그램 제작도 바꿔줄 필요가 있다. TV를 켜면 하나같이 연예인들이 나와 잡담과 너스레, 먹방이 나오는데 교양 프로그램 제작도 많이 했으면 한다. 

시청률을 따지는 프로그램 제작을 나무랄 수는 없고, 또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말란 뜻이 아니다. 시청률에 관계없이 교양 프로그램이 강화되어 시청자들에게 품격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TV 프로그램 편성 기준이 있겠지만, 교양 프로그램에 가점을 더 주고, 의무적으로 공익광고를 붙여서 시청률이 떨어지는 부분을 상쇄시킬 필요가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은 독서의 즐거움도 배가할 시간이다.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있는데, 대신 내적 성숙을 기르는 독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필요가 있다. 

√ 되돌리기 어려운 일상, 새로운 삶을 준비하자 

이춘희 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자발적인 코로나19 방역 활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 
시민들 스스로 방역에 나서는 모습이 앞으로 일상화될 수 있다.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할 때다. 

어쨌든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돌아간다고 해도 예전과 같은 방향으로 리턴하지는 않을 것이다. 돌아가면 언제 또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무서운 감염병이 침범할지 모른다. 

그것이 침범한다면 종전의 것으로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욱 악랄하게 진화되어서 인류 멸망을 위해 나올 것이다. 그것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종전의 삶에서 과감히 빠져나와야 한다.  

현재 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치료약이 없고 전파 속도가 빨라 공포 그 자체다. 거듭 말하지만 똑같은 방식으로 살면 이보다 더한 감염병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이상 종전과 같이 탐욕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결코 거칠고 요란하고 부박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