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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어벽 무너진 ‘세종시’, 보완과제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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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어벽 무너진 ‘세종시’, 보완과제 속출 
  • 이희택 기자
  • 승인 2020.03.09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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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대응 위한 검사 인프라 보강 절실… ‘잠시 멈춤 캠페인’ 강화해야 
타 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신속한 정보 확보도 필요  
서울시가 일찌감치 캠페인으로 전개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제공=서울시)

[세종포스트 이희택 기자] 천안시 줌바댄스 강사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처음 받은 지난 달 25일. 이들은 지난 15일 천안 불당동에서 열린 줌바댄스 강사 워크숍에 참석한 29명에 포함된 인물들이다. 

세종시 2번째 확진자 A 씨도 같은 시‧공간에 함께 했던 40대 여성이나, 이들보다 9일 늦은 지난 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달 22일 세종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3일 만에 ‘세종시 방어벽’을 무너뜨렸다. 

천안시와 아산시에 걸쳐 줌바댄스 관련 확진자가 90명을 넘어선 것처럼, 세종시에도 7~8일 사이 3명의 확진자가 줄줄이 쏟아졌다. 모두 도담동 새봄GX 수강생들이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선 타 시‧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이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늦었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표면적 원인은 천안시 줌바댄스 관련 접촉자란 사실이 뒤늦게 세종시에 전달된 데 있다. 

충남도는 지난 달부터 급격한 확산세를 보인 ‘천안 줌바댄스 관련 접촉자’ 정보를 지난 5일에야 세종시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세종시 보건당국은 감염이 시작된 워크숍 당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19일 만에야 A 씨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간 ‘밀접 접촉자 정보 공유’가 원활치 않았던 탓이다. 

검사 대상인 의사(의심)환자가 워낙 급증해 후순위로 밀린 모습도 엿보인다.  

본지는 지난 2일 ‘코로나 검사율, 전국 최저 수준’이란 분석 기사로 적신호를 보낸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일까지 누적 집계로 공표한 자료상 검사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실제 세종시 검사율은 전국 평균(66.27%)보다 크게 낮은 18.84%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충남의 검사율은 49.5%로 세종시 다음이었다. 

질병관리본부가 통계 제공 방식을 누적 검사건수에서 일일 검사건수로 바꾼 8일 자료로 보면, 세종시의 일일 검사건수는 55명 수준이다. 제주도(49명) 다음으로 적다. 확진자 비중이 높은 대구(2047명)와 경기(1549명), 경북(855명)이 가장 많았다. 

급격한 코로나 확산세로 볼 때, 인구수 대비로 많다는 설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춘희 시장은 "드라이브 스루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검사율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며 "정부(3월 1일 누적 집계된 질병관리본부)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세종시 보건 당국의 자체 조사망 한계도 드러냈다. 

A 씨가 의심증세를 보이던 지난 달 21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5일까지 14일간 보건 당국의 검사나 조사망을 벗어나 있었다. 그는 지난 달 21일 내과 진료를 통해 (코로나19에) 이상 없는 소견과 함께 영양제(마늘) 주사만을 맞았다고 한다.  

A 씨가 확진 판정 후 수강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면, 지난 달 22일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댄스학원 문을 닫고 스스로 격리에 나선 점은 다행스런 일이다. 코로나19 확산이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였다. 

문제는 감염 전파 기간인 19일부터 21일까지 자신의 새봄GX 학원의 문을 열었다는데 있다. 이 기간 50여명과 접촉한 이들 중 벌써 3명이 ‘확진’ 판정으로 이어졌다. 

A 씨가 ‘확진 판정’에 대한 두려움에 선별진료소 검사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도 제기된다. 반면 그는 “내과 진료 후 문을 닫은 지난 달 22일부터 3월 5일까지 무증상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새봄GX 수강생 중 4번 확진자가 운영한 도담동 C 음악학원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4번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 중 유증상자 2명이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생활권 범위가 이제는 1‧2생활권을 넘어 3‧4생활권까지 확대되고, 연령대도 10대 여아 첫 발생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기존 확진자 6명에다 새봄GX 3번 확진자가 속한 보건복지부 관련자 10명, 새봄GX 수강생 1명, 음악학원 수강생 2명이 검사 중이라 확진자가 9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안고 있다. 

2주일 만에 90명을 돌파한 천안시의 재판이 될 수 있을 지 우려된다. 지난 달 2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12일간 1명을 유지했던 세종시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지난 6일 2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확진자 정보’ 전달이 빨라진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달 22일 1번 확진자와 지난 6일 2번 확진자 발생 당시에는 언론 브리핑 또는 안전문자 등을 통한 확진자 정보가 뒤늦게 전달되면서, 지역사회에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이 돌았다. 

2주간 '잠시 멈춤' 캠페인도 세종시에서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지난 일은 뒤로 하고 이제는 앞으로가 중요해졌다. 

세종시도 서울시처럼 ‘2주간의 잠시 멈춤’ 캠페인 등 강력한 사회적 조치를 고민해야할 시점이 됐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음압병상이나 국가 지정병원 신설은 둘째 치고, 보다 신속한 검사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부각된다”며 “확진자 판정과 정보가 뒤늦게 공개될수록, 지역 사회 감염원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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