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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예술인 대상 첫 실태조사… ‘정책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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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예술인 대상 첫 실태조사… ‘정책 아우성’
  • 한지혜 기자
  • 승인 2020.02.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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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연령대 고른 분포, 미술〉국악〉문학 순으로 많아
지난 23일 소피아갤러리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세종시 한 민간 갤러리 전시 모습. 

세종시 예술인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에서 다양한 정책 제안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세종시문화재단이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됐다. 연구 시행 기간은 지난해 6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다.

대상은 세종시에서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으로 3년 이내 세종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았거나 세종시에서 예술활동을 한 예술인으로 한정했다.

총 표본 수는 323명으로 문학, 미술, 공예, 사진, 건축, 음악, 국악, 대중음악, 방송연예, 무용, 연극, 영화, 만화, 기타 17개 분야가 포함됐다.

#. 미술>국악>문학 순, 작품 발표 공공시설 활용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예술 분야별 모집단 분포. (자료=세종시문화재단)
이번 실태조사에 참여한 예술 분야별 모집단 분포. (자료=세종시문화재단)

성별로는 여성 예술인(57.9%)이 남성 예술인(42.1%) 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22%)와 40대(21.7%)가 가장 많았으나, 30대와 50대 예술인 비율도 각 19.8%로 다소 고른 분포를 보였다.

동지역 거주자는 64%(194명), 읍면지역 거주자는 98명이었다.

분야별 인원은 시각 미술이 65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악(49명), 문학(35명), 음악(35명), 무용(22명), 대중음악(19명), 공예(15명), 연극(14명), 디자인(11명), 사진(7명), 건축(1명), 방송연예(1명) 순이었다.

최근 3년간 예술작품 발표 또는 교육활동 등에 5회 이상 참여한 예술인도 56.3%에 달했다.

다만, 개인 발표회 진행 횟수는 ‘없다’라고 답한 비율이 48%로 절반에 가까웠다. 작품 발표나 활동에 비해 개인 전시, 발표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작품 발표 장소도 문화회관, 예술회관 등 공공문화시설(43.3%)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갤러리 및 사설 소극장 등 사립문화시설(19.2%) ▲그 외 공공장소(13.7%) ▲기타(12.8%) ▲주민센터 등 공공복지시설(11%) 등이었다.

연구팀은 아직 들어서지 않은 사립 예술 공간 자리를 시민 공공 문화시설이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세종시 예술인들은 문화예술 교육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1년간 문화예술 교육활동에 종사한 사례는 학교(35.2%)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주민센터(21.8%), 문화센터(10.2%) 순이었다.

#. 예술인 지원 사업 ‘중복’ 문제

지난 3년간 세종시문화재단 지원 사업에 신청한 횟수 분포도. (자료=세종시문화재단)
지난 3년간 세종시문화재단 지원 사업 선정 횟수 분포도. (자료=세종시문화재단)

예술인 지원 사업 신청 실태를 살펴보면, ‘소수 중복 지원’ 경향이 짙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종시 예술인에게 최근 3년 이내 지원 사업 신청 횟수를 물어본 결과 ‘지원한 적이 없다’(39%)고 답한 비율이 가장 컸다.

이어 ▲2회 지원(19.5%) ▲1회 지원(15.8%) 순이었고, 5회 이상 지원한 예술인도 8.7%에 달했다. 분야도 ▲국악(18.7%) ▲미술(14.8%) ▲음악에 치중됐다.

특히 지원 횟수에 관한 질문에서 ‘6회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상당해 한 명의 예술인 또는 한 예술 단체가 복수 지원받고 있는 경향이 드러났다. 

예술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안내와 홍보에 관련된 질문에는 ‘보통’(30%) 의견이 가장 많았고, ▲약간 활발(20%) ▲매우 부족(14%) 의견도 상당수를 차지해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예술지원 신설 희망 사업으로는 여성 및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지원사업과 창작 지원, 공간지원에 대한 제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예술인 레지던시가 있다면 신청하고자 한다’(71.0%)는 답변이 높은 비율로 나타나 예술활동 공간 지원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단체 활동 활발, 전업 예술인 비율 42%

세종시 예술인들의 경우 단체나 협회 가입 활동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 따르면, 세종시 예술인들 중 69.7%가 단체나 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 57%가 세종시 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임 참가 회수는 ‘한 달에 1번’(31.3%)이 가장 많았으나 ‘일주일에 1번 이상’ 모인다는 비율도 23.8%에 달했다. 속한 단체는 미술관련 단체(18.6%)가 가장 많았다.

분야별로 나눠 보면, 공연예술 분야(음악, 무용, 국악, 연극, 대중예술 등)가 27%, 시각예술 분야(미술, 사진, 영화, 디자인 등)가 23%를 차지했다.

다만, 청년예술인이나 새로운 분야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적합한 예술의 분야가 없어서’(18.6%) 가입을 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컸다. 

세종시 예술인 중 42.1%가 전업 예술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업 예술인이 아닌 비율(57.9%) 중 예술교육 종사자라고 응답한 비율은 46.1%로 분석됐다.

월평균 소득은 ▲200만원 이하(26.9%) ▲100만원 이하(21%)가 가장 많았고, 소득 없음(11.4%)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상당했다.

모자란 경제적 지원은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지원’(42.7%)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채’라고 답한 비율도 10.5%로 집계됐다.

예술인의 역량강화를 위한 질문에서는 ▲예술활동을 위한 지원금확대(30.3%) ▲지속적 지원(14.2%) ▲수혜 받는 예술인 인원의 확대(7.7%)등의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종시 예술 정책 및 지원 만족도에 대한 만족도 질문(주관식)에서 나온 부정적 평가는 ▲지원금 규모 부족 ▲지원 정책 다양화 필요 ▲중복지원 ▲지원사업 홍보 부족 순이었다.

#. ‘공간 부족’ 아우성

심층 인터뷰에서는 구체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공간 마련’에 대한 고충이 다수를 차지했다.

예술인 A 씨는 “문화예술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공간을 오픈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인근 대전시는 저렴한 임대료로 에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만 세종시는 공간이 없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문인들도 “지역에 문학관 하나 정도는 있어야 여러 활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며 “소장가치가 높은 작품집을 보관하고, 문학인들이 토론과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또 세종시로 거주지를 옮긴 작가들도 많지만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음악 분야 종사자 B 씨도 “전용 공연장은 꿈도 못꾸고, 연습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 확보가 우선”이라며 “복컴마다 대강당, 다목적홀 등 공간은 많지만 막상 공연을 위한 공간이라기엔 적합하지 않다.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규모라도 전용 극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원 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음악 예술 분야 종사자 C 씨는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예술인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고, 아마추어와 전문인들을 구분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며 “문화재단 지원금 사업이 의례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집 활성화 정책과 연계한 예술인 지원 사업도 제안됐다.

미술 분야 종사 예술인 D 씨는 “도시재생 사업 확정 지역이 3곳인데, 빈집을 사용해 작가들에게 공간으로 제공한다든지 하는 기획을 했으면 좋겠다”며 “원도심이라고 하는 조치원마저도 사실은 점점 퇴행하는 느낌이 있고, 전의, 연기 등 소외 되는 지역이 많다. 오히려 그런 지역을 이용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예술인 소득 복지 판매 플랫폼 ▲청년 예술인 정주 지원 ▲예술인 네트워크 구축 필요성 등도 언급됐다.

연구팀은 “전문 예술인과 비전문 예술인 구별을 위한 이원화된 지원 정책 필요성이 제안됐다”며 “행사 실적 위주의 지원보다는 창작 지원을 늘려 실질적인 지원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도출됐고, 소규모 갤러리나 공연장 등 공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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