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1일자 권두 칼럼 1편에서 필자는 나라의 발전 방향이 다소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역사의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역사는 비관주의가 성공한 적이 없다.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우리 역사는 진일보했고, 발전의 도정에 있다. 그런 긍정성을 믿고 미래를 향해가자고 제시했다. 그리고 충청인의 적극적인 행동도 촉구했다.
2편에서는 우리 세종시의 현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세종시는 명실 공히 행정수도로 가는 길목에 있다. 그리고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당연히 그 길로 갈 것이다.
수도권은 이미 사람 사는 데 임계점에 도달했다. 이 상태로 10년 후를 내다보자. 콩나물시루 같은 곳에서 바글거리며 사는 삶이 생명력이 있을 것인가.
그래서 대안도시 ‘세종시’가 준비되었다. 금강 물 맑고 환경 좋고, 교통 인프라 원활히 깔리고, 대기업 집단과 대학 등 교육 시설이 들어서서 환경이 좋아지면 아버지 세대와 자녀 세대가 여유 있게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곳, 명품도시 세종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 기관장 신년사에 드러난 ‘세종시 미래’
2020 새해를 맞아 이춘희 세종시장을 비롯한 각 기관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세종시의 미래를 설계했다.
이춘희 시장은 “행정수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국회법 개정 노력을 정치권과 함께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추가 이전, 국립행정대학원을 비롯한 대학과 국제기구 유치에 나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서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세종시 인구가 급속하게 늘면서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여러 문제들을 그때그때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이달부터 내부순환 비알티(BRT)를 완전 개통하고 전기굴절버스 운영을 시작하며, 전기굴절버스는 연내에 12대를 추가 도입, 읍면에서는 수요 응답형 버스와 마을택시를 확대 운영하여 교통 편의를 높이겠다”며 교통 문제의 획기적 해결도 약속했다.
충남·북과 공동으로 광역 BRT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대전-세종 광역철도(2029년) 등 철도망 구축에도 힘쓸 것이라고도 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운전자 없는 자율차가 거리를 누비는 시대, 전에는 볼 수 없던 직업이 생기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오늘날, 미래형 인재 개발을 위해 과감한 변화와 도약을 준비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래를 대비하는 혁신 미래교육체제를 준비한다. 22세기까지 살아갈 우리 학생들은 교과서의 틀을 깨고,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의 학생들과 교류하면서, 암기가 아닌 창의를, 경쟁이 아닌 협력을 배워나가도록 교육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 원이 내년 본예산에 반영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면서 “시의회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의지와 역량을 모아 시민들의 기대와 보답하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세종시는 행정수도로 가기 위한 제반 여건을 만들고,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2020년 세종시 현안, 무엇이 있나
이들 기관이 내놓은 계획을 바탕으로 2020년 세종시 현안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정치‧제도 분야에선 2월경까지 세종시 총선 선거구 획정이 초미의 관심사다. 2석으로 분구가 확실시되는 만큼, 지역 발전의 또 다른 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민들 입장에선 어떤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세종시=행정수도’ 도약의 발판인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가시화도 현안 과제로 부각된다.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여야 한다’는 문구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상반기 중 열릴 수 있으냐가 속도전을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해 무산됐으나 미래 안정적 재정 확보에 필수적인 세종시특별법 개정안 재상정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여성가족부와 감사원, 법무부(서울), 중소벤처기업부(대전) 중 어느 부처가 세종시행을 확정지을 지도 관심사다. 이와 함께 상반기 중 윤곽을 드러낼 수도권 공공기관(129개) 이전 재배치 용역도 지역이 함께 견인해야할 현안이다.
올 상반기 KTX 세종역 타당성 재검토 용역의 결과를 떠나 충청권 단체 및 정치권간 상생 협의도 만만찮은 숙제로 꼽힌다. 1년 미뤄진 자치경찰제 시행도 그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법원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하는 ‘법원‧검찰청 설치’도 시민들의 숙원 사항이나 안개 속을 거닐고 있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 분야로 보면, ▲첫 발행되는 지역화폐 여민전(70억 원) 활성화 ▲상가 공실 해소 ▲부동산 경기 침체와 투기지역 해제 ▲1호 국외 대학 및 국내 대학 유치 ▲백화점 유치 활성화 등이 세종시 및 행복청, 지역 국회의원에게 던져진 묵은 과제들이다.
총선 후보들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어떻게 제시하느냐도 당락을 좌우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 파트로 가보면, 무려 7년 가까이 지연된 아트센터의 내실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2021년 개관을 앞두고 대공연장(1200석)만 덜렁 있는 구조라 중공연장 등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가 절실하다.
어진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 들어설 시청자 미디어센터와 어진동 호수공원 인근 복합문화시설 내 음악창작소 활성화도 시민 참여 및 미래 인재 발굴 장으로써 중요하다.
시민들의 제1민원으로 손꼽히는 교통 문제. 고운동과 아름동, 종촌동 등 비알티 중심도로로부터 소외된 지역들의 대중교통 기능 강화, 상반기까지 내부 BRT 순환도로와 외곽 순환도로 개통 효과 극대화가 2020년 민원 해소의 첨병이다.
이상은 세종시가 올해 추진하거나 달성할 목표치를 말해주지만, 일상에 허덕이는 시민들은 공허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교육 부문에선 학력저하 우려 해소와 혁신학교 성과 창출 등이 여전한 딜레마다. 한 총선 후보자는 “초등학교 만족도 100%, 중학교 50% 이하, 고등학교 10% 이하란 웃픈 이야기가 시민들에게서 들려온다”며 세종교육의 현주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밖에 환경 분야에서 퇴보한 친환경 교통수단 정책도 돌이켜볼 문제고, 체육 분야에선 2025년 미래형 종합운동장 건립이 중요해졌다.
√ 더 이상의 ‘희망 고문’ 안돼, 당면한 경제 문제 해결
세종시 제 기관들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도시가치 완성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완성한다고 했다. 희망적 요소가 많아 시민사회의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시민들이 당장 경제적으로 허덕인다면, 그런 목표도 ‘희망 고문’이 될 수밖에 없다.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그저 추상적으로 비쳐질 뿐이다.
2019년 국회 세종의사당 10억 원 반영과 KTX 세종역 설치, 세종시특별법 개정, 청와대 세종집무실 설치,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 ‘서울역~정부세종청사역간 ITX 새마을호 등 도입’ ‘대학 유치 활성화’ 등이 희망 고문의 대표적 사례다.
2020년엔 이 같은 중장기 과제 외에도 현실적인 숙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공실률 높은 상가 문제, 대기업 유치를 통한 질 높은 취업의 확대, 시민의 호주머니를 채워줄 수 있는 여타의 직업 개발, 불비한 교통여건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시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소통공간이 확대되어야 한다.
어차피 세종시가 명품도시로 가야하고, 경제자족도시로 가야 한다면, 시민주권 시대를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애로를 듣고 행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거시적 안목에서 나라의 발전과 융성이 기대된다. 비관주의자들은 성장 엔진이 부러진 것이라고 하지만 낙관의 미래가 더 활짝 열려있다.
이중 세종시가 나라 발전의 추진체로 나서기를 바란다. 여건은 성숙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세종 시민과 세종시 등 관련 구성원들이 추동력을 살려나가기를 바란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발전 전략을 개발해 나가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