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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어렵지 않다’, 세종시 동아리 탐방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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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어렵지 않다’, 세종시 동아리 탐방기(1)
  • 이계홍 주필
  • 승인 2019.12.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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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이은 이응국 선생의 주역 공부반, KTV에서 만난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40분부터 2시간, 주역‧인문학‧세상 엿보기
세종시에도 주역 동아리 모임이 있다. 매주 화요일 KTV에 가면 누구나 만나볼 수 있다. 

[세종포스트 이계홍 주필] 일반 사람들은 중국의 고전 주역(周易)을 흔히 난해한 운명풀이에 쓰는 점술서로 이해한다. 주역의 3대 명맥을 이어온 이전 이응국 선생(60)은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주역의 응용 분야 중 극히 제한된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근본은 세상사는 지혜를 배우는 경세 철학이라고 말한다. 예로부터 한의학과 기상학 천문학 병법 등에서 주역을 중시하고 있듯이, 주역은 인간과 우주의 질서를 꿰뚫는 원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 세종시에 '주역공부 동아리'가 있다 

세종시에 주역공부 동아리가 있다. 세종시 정부2청사로 13 한국정책방송원(KTV 국민방송) 2층 회의실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4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강의하는 이응국 선생의 주역공부다. 

수강생은 KTV 종사자들이 주를 이루지만 인근 국세청, 정부세종청사의 국토교통부, 문화관광부, 기획재정부 공무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참여자는 공직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세종 시민 누구에게나 문호가 열려있다.

지난해 7월 시작해 지금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외국 파견근무 등 세종시를 벗어나는 일 외엔 수강생 전원이 한 사람도 낙오되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것이 주역 공부반의 자랑이다. 이 강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평소 지면이 있는 KTV 김인환 제작부장으로부터 주역 공부 동아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최근 강의가 열리는 주역 동아리 반을 찾았다. 오후 6시 30분부터 수강생들이 회의실을 찾더니 6시 40분 예외없이 강의가 시작되었다. 수강생은 15명이지만 이날은 출장자 등을 제외한 8명이 모였다.

이응국 선생은 백보드에 매직펜으로 부호 같은 괘를 그리고, ‘어려울 건(蹇)' 자를 쓰더니 이를 토대로 주역 뜻풀이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주역 64괘인 반신수덕(反身修德), 영과이진(盈科而進)을 소개하고 ‘영과이진‘에 관해 “가다가 막히니 메꾸고 나간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산과 자연, 바위와 산을 뚫고 가는 것을 예로 들면서 길이 험하게 파이면 메꾸고 간다는 뜻을 풀어준다. 인생이 그와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어렵다고 생각하던 주역 해석이 고사와 생활 주변의 일상사와 세상의 이치와 접목돼 물흐르듯 진행되었다. 

교재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서 인쇄본이다. 문체가 고어 그대로 엮어져 있다.

“주역이란 개인적 관심을 통한 자기 성찰, 세상 살아가는 지혜, 생활 학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경세지학이자 세상경영이라고 봐야지요.”

이응국 선생의 말이다. 오늘날 MBA 과정의 학문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세학으로 볼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주역은 공맹(孔孟) 이전 5000년 전 은나라 문왕대에 1차적으로 정리되고, 문왕의 아들이 재해석, 재구성했으며, 공자가 다시 주석을 달았다. 그래서 뚜렷한 저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응국 선생은 소개했다.

#. 주역은 오늘의 MBA 과정

주역의 3대 명맥을 이어온 이전 이응국 선생(60). 어렵다는 인식이 짙은 주역을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br>
주역의 3대 명맥을 이어온 이전 이응국 선생(60). 어렵다는 인식이 짙은 주역을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주역은 8괘와 64괘, 그리고 괘사(卦辭)·효사(爻辭)·십익(十翼)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 서적을 인용하면, 저자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학자 왕필(王弼)은 복희씨(伏羲氏)가 황허강에서 나온 용마(龍馬)의 등에 있는 도형(圖形)을 보고 만물의 변화를 고찰하여 처음 8괘를 만들고, 이것을 발전시켜 64괘를 만들었다고 정리했다. 

사마천은 복희씨가 8괘를 만들고, 문왕이 64괘와 괘사·효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융마(融馬)는 괘사를 문왕이 만들고, 효사는 주공이, 십익은 공자가 만들었다고 했다. 따라서 저자는 중국의 현철이 집대성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주역을 공부한 사람들은 괘상에 대한 해설서인 성현들의 글을 이해하는 데만 치중했다. 서양에서는 경영철학이자 과학으로 인식하고 MIT, 스탠포드, 베를린 등 유수의 대학에서 본격적 학문으로 연구하고, MBA(경영학이론과 실제를 습득하여 실제 상황에 맞게 훈련하는 대학원 석사과정) 교재로 쓰고 있다. 

이진법을 발견한 독일의 계몽철학자 라이프니츠는 주역의 괘상을 보고 5000년 전에 고도의 이진법 체계가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 자료를 좀 더 인용하면, 주역의 괘상은 음과 양 두 기호로 이루어진 이진법 체계이다. 신호의 ON, OFF에 따라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터의 논리 연산방식은 이미 주역 속에 들어 있다는 것. 

음양 두 기호가 2중으로 중첩되면 4상이 되고 3중으로 겹치면 8괘가 나온다. 4상은 2차원 좌표로 나타낼 수 있고 8괘는 3차원 좌표로 표현할 수 있다. 

8괘가 이중으로 겹치면 시간이라는 차원이 더해지면서 4차원 시공의 변화를 담는 64괘의 범주가 펼쳐진다. 

이러한 괘상의 이진법 구성 방식 속에는 행렬, 위상수학, 프랙탈 구조, 엔트로피이론 등 현대수학과 과학의 첨단 개념들이 내재해 있다. 그동안 인식되지 못한 주역의 진면목이 인류의 지적 토대가 높아지면서 실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이응국 선생은 쉽게 풀어주고 있다.

주역 원전은 2차 텍스트이며, 이제 1차 텍스트인 괘상 자체의 심오한 뜻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할 때가 왔다고 전해진다. 즉 어느 침대 광고에 “침대는 침상이 아니라 과학이다”라는 말과 통하는 이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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