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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시의 ‘골목길 혁명’, 세종시에 접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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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시의 ‘골목길 혁명’, 세종시에 접목하면
  • 조수창 시드니총영사관 호주사무소장
  • 승인 2019.10.1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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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보행 연결성 10% 증가 시, 상점가 21억 달러 매출 증가' 주목
멜버른 시의 골목길 풍경. 보행 활성화 정책은 상권 매출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수창 시드니총영사관 호주사무소장] 호주의 도시 중에서 멜버른은 문화와 스포츠, 교육 등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도심을 순환하는 무료 트램과 잘 연결된 전철망 등 대중교통과 아울러서 카페 및 음악 등을 찾아온 사람들로 붐비는 <골목길 문화>는 멜버른 특유의 자랑거리다.

구글 지도로 보면, 멜버른 도심은 격자형 도로망 사이사이에 수많은 좁은 길들이 촘촘히 뻗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멜버른 시의 골목길은 전 세계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약 200개에 이르는 골목길들은 사람들을 멜버른 도심의 구석구석으로 데려다주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생활상에 동참하게 만든다.

멜버른 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핵심 도심지역인 ‘호들 그리드(Hoddle Grid)’ 안에서 발생하는 이동의 89%가 보행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가로의 면적에 있어서는 26%만 보도로 할당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호들 그리드의 교통량 중에서 43%는 통과교통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멜버른 시 역시 여느 도시 못지않게 보행권이 제약받는 차량중심의 도시문제를 안고 있다. 

멜버른 시의 도심 통과 교통 비중. 멜버른 역시 
멜버른 시의 도심 통과 교통 비중. 멜버른 역시 차량 중심의 도시문제를 늘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멜버른 시는 가로를 사람중심으로 조성하며 보행의 연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사람중심의 가로를 만들기 위해 시에서는 인도의 혼잡을 완화시키며 안전을 향상시키고, 도로와 주차공간을 차량 자체보다는 보행자나 상점운영 등의 목적으로 우선순위를 바꿀 계획이다. 

샐리 캡(Sally Capp) 시장은 “보행연결성이 10% 증가하면 멜버른 비즈니스에 21억 달러의 매출 증대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보행중심의 가로는 지역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호주 멜버른 시의 골목길 문화.
호주 멜버른 시의 골목길 문화.
좋은 사람들과 만남의 공간이 되고 있는 골목길과 상점가.

특히, 삶의 현장이면서 도시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는 골목길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멜버른 시에서는 골목길녹화나 문화공연 등 여러 사업들을 도입하고 있다. 

심지어 골목길을 소개하는 별도의 홈페이지도 개설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가장 우수한 카페도 선발하고 맛집도 안내한다.

이렇게 멜버른은 골목길에 관한 한 세계를 선도하는 도시가 됐다. 각국의 벤치마킹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최근 캐나다 밴쿠버시의 고든 과장은 “과거 밴쿠버 시의 골목은 쓰레기 수거나 마약 거래가 일어나는 곳이었지만, 멜버른 사례를 성공적으로 접목한 결과, 골목길에 보행이 증가했고 여성이용자도 50%나 늘었다”고 말한 바 있다.

멜버른 시 골목길 식당가 풍경.

멜버른하면 활기찬 골목길이 떠오르듯이, 어떤 도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게 마련인데, “세종시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가면 좋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도시 한 가운데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갖춘 환상형의 도시구조는 그 자체로 특별하며 고유한 장점이 될 수 있다. 

또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핵심기능 유치와 문화 인프라 확충에 더하여 시민이 함께 만들고 가까이 누릴 수 있는 도시생활문화가 꽃 피면 좋겠다. 

동네마다 시민들이 오손도손 공동체를 가꾸고, 도시 곳곳이 음악, 미술, 스포츠 등으로 활기가 넘쳐난다면, 그 자체로 세종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이며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된다.

멜버른의 성공 모델인 ‘골목길 문화’. 성장 단계에 놓인 세종시가 군침 삼킬만한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다행히 세종시도 최근 ‘청춘 상징의 거리’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능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니 기대가 자못 크다. 

조치원로 청춘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차 없는 거리 '중심가로' 모습.&nbsp;<br>
조치원로 청춘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차 없는 거리 '중심가로' 모습. 세종시의 골목을 살리면, 상권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도시상징광장 조감도.&nbsp;
행복도시 신도시 1호 차없는 거리가 될 도시상징광장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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