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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기의 재미있는 음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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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기의 재미있는 음악이야기
  • 성현기(팝컬럼니스트)
  • 승인 2012.07.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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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Needed Me로 친숙한 Anne Murray를 떠올리면 차분하고도 조용한 음성으로 노래하는 여인, 가수이기 보다는 성숙한 여인으로 각인된 이미지이다.

시골 학교의 선생님처럼 인자하고 약간은 보수적인 느낌을 갖고 있는 Anne Murray는 가수가 되기 이전에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를 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탄광촌인 노바스 코티아에서 태어나 핼리포스에서 대학을 졸업한 Anne Murray는 어릴 적부터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막상 교사가 되고 보니 산촌에서 마음껏 뛰놀며 노래를 부르던 지난날이 그리워 교사직을 그만두고 가수로 데뷔를 했다고 한다.

필자 또한 대학시절 Down Town에서 아르바이트로 DJ를 하면서 본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시골에서 여러 형제를 객지로 유학(?) 보낸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려는 의도였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낮과 초저녁에 음악다방이나 감상실에서 2시간씩 뮤직박스에 들어가고 늦은 밤까지 요즘 표현으로 주폭이 난무하는 주점에서 DJ로 일했던 적도 있었다. 당시 주점의 DJ자리는 실력이 조금 부족하거나 음악다방이나 감상실에 근무하는 DJ들이 높은 급료를 받으려고 일과가 끝난 후에 한 타임 더 뛰는 곳이었고 후덕한 사장님을 만나면 술과 안주를 공짜로 먹을 수 있어서 만년 자취생이었던 필자 입장에서는 더 없이 요긴한 공간이었다.
교육학을 전공한 필자는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스스로가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는 지를 뒤늦게 깨닫게 되어 본업으로 여기지 않았던 DJ가 본업이 되고 말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Down Town의 음악실에서 음악의 폭을 넓혀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부모님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에게는 정신나간 인간이란 핀잔과 걱정을 수없이 들었다. 방송에 입문한 후에 그런 염려와 걱정의 말들이 찬사는 아니더라도 격려보다는 조금은 더 후한 언어들로 바뀔 때 필자가 느낀 것은 삶의 방향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어지간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몇 번씩은 삶의 방향을 좌로 또는 우로 변화를 줘야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새롭게 도전하고는 싶은데 그간 걸어온 길에서 축적해온 것들이 아깝고 낯선 미래가 불안해서 망설이거나 혹자는 나이와 주변의 이목 때문에 결단을 못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만약에 Anne Murray가 하던 일에 미련이 남아 변화를 거부했다면 정숙한 목소리로 세계인의 귀를 즐겁게 하지 못한 채 아쉬움 가득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살면서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은 가장 큰 행복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 결정은 본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지 남이 선택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려운 시기는 있기 마련이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겪는다면 더 많은 열정의 에너지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꿈을 가지면 처음 접하는 것들이 낯섬 보다는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Anne Murray를 1978년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여성컨트리 가수상을 받게 한 1977년 히트곡 You Needed Me를 들으며 가슴에 꿈과 용기를 채운다면 이 여름의 태양만큼이나 열정 가득한 하루하루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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