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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한 번 북극성을 잡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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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한 번 북극성을 잡아봐?
  • 송길룡
  • 승인 2012.06.05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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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이야기]

공기가 깨끗한 시골 어느 한적한 오두막. 밤늦게 도란도란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문득 밤하늘을 바라본다. 칠흑 같이 깜깜한 허공으로 바짝 내려온 눈부신 별 밭을 발견하고 탄성을 지른다. 그때부터 좌중은 밤하늘 한 번 보고 옆자리 얼굴 한 번 보며 저마다의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별에 관한 체험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마당에 놓인 평상 위에 나란히 누워서 손짓으로 이리저리 가리키며 허공에 그려보는 별자리들. 그중에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모으는 별자리는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가 아닐까 한다. 다시 그중에서도 국자 모양 같은 작은곰자리의 별들 한쪽으로 눈길이 간다. 꼬리 끝에서 밝게 빛나는 별, 북극성이야말로 모두의 입에서 한번 이상 이야기되는 가장 인기 있는 별일 것이다.

어딜 보나 맑은 공기로 감싸여진 터 넓은 장남평야 들녘 위에서 수 천 만년이 지나도록 생생하게 밤하늘을 지켜온 무수한 별들. 언젠가 세종시가 제법 골고루 완성되는 때가 오더라도 빌딩들과 자동차들과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뿌옇게 매연으로 하늘을 가리게 되지 않는 한 눈부신 별들의 향연은 언제나 하늘에서 우리의 시선을 기다려줄 것이다. 맑은 하늘을 지킬 수만 있다면 세종시 밤하늘의 별밭은 관람료 없이 무한대로 바라봐도 되는 또 다른 도시풍경이다.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 그 상공에 펼쳐진 값을 헤아릴 수 없이 광활한 관광명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미호천과 금강의 합류지 서쪽 전월산 산등성이에 하얀색 안테나가 서있다. 지난 3월 27일 우주측지(VLBI)관측센터가 준공됐다. 국제VLBI에 16번째 가입국이 돼 국제적인 공동관측을 하게 됐다. 회원국 중에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 중국에 이어 3번째란다. 유난히 밤하늘이 맑아서 선택된 장소라고 추측하는 것은 억지일
까? 어쨌든 도시가 완성된 후에도 똑같이 청명한 하늘 풍경이 유지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멀리 보려면 가까이부터 치우는 게 이치니까.


세종시 첫마을 진입로 한쪽에서 밤하늘 북극성을 손으로 잡아보려는 시늉은 그저 작은 여유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우주환경에 무심한 이들이 끼칠 대기오염을 감시하고 세종시 상공에 펼쳐진 별들의 향연을 지키며 밤하늘에 던지는 반가운 손짓의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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