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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에서 목조주택을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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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도원에서 목조주택을 짓다
  • 목수 장승현
  • 승인 2012.05.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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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목수와 목조주택 따라 짓기①]남면 수산리 복사꽃밭에 보금자리 짓기 시작하다

'장 목수의 목조주택 따라 짓기'를 연재하면서
장승현(49) 목수는 수필가이면서 언론인이며 목수이기도 하다. 서면 고복리에서 아들 둘과 피아노학원을 하는 부인과 함께 단란하게 살고 있다. 80년대 민주화 물결이 굽이치는 한 가운데서 노를 저으며 젊음을 치열하게 보냈다. 이제는 목조주택을 짓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장 목수는 "목조주택 건축비에서 거품을 빼야한다"고 강조한다.
장 목수는 한 평생 내집 마련 꿈을 실현하자는데 '거품을 제거하자는 것. 아울러 튼튼하고 아름다운 주택, 자연친화적인 건강한 주택'을 짓자고 강조한다.
건축주가 이런 장 목수의 주택철학(?)을 이해하면 흔쾌히 집을 지어준다.
장 목수가 집 짓는 과정을 상세하게 글로 쓰고 사진으로 담아 <세종포스트>에 연재한다. 편집자 말

▲ 친한 벗 육 목수가 지붕위에서 대패작업을 하고 있다. 복사꽃과 썩 잘 어울린다. 사진 = 장승현

주택짓는 현장이 마치 무릉도원 같다. 4월의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주택이 들어설 자리를 감싸고 있는 좋은 터다.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불과 10분 거리인 남면 수산리 임동천 시인 집에서 목조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온 천지가 꽃으로 덮인 산하에서 목조주택을 짓는 건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화사한 봄날에 나무를 자르고 벽체를 만들고 일을 하다 보면 행복감에 취한다. 주변천지에 꽃이 있어서려니와 산과 들에서 돋아나는 새싹들, 파릇파릇한 풀들이 집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임동천 시인의 주택 터는 복숭아 밭 한 가운데에 나무로 짓는 목조주택과 아주 잘 어울렸다.

뒷산에도 꽃이고 앞 복숭아밭에도 꽃이다. 이런 곳에서 일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목수들도 망치질이 가벼워지고 몸도 그리 피곤하지 않다.

목수일을 배운지 몇개월 되는 육 목수가 대패질을 하고 있다. 육 목수는 나와 갑장인 친구인데, 일머리를 잘 안다.

그래서 목수일을 생각보다도 쉽게 배운 친구다. 지붕 장선 위에 올라가 수평을 맞추기 위해 전기대패질을 하는데 주변에 널린 복사꽃과 임 목수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수산리 집은 임동천 시인이 이곳에 자리잡고 근 20여 년 만에 집을 짓는 터다. 아이들 대학 다 보내고 이제는 두 부부가 말년에 시를 짓고 글을 쓰기 위해 목조주택을 짓기로 한 것. 특히 2층 다락방은 임 시인이 쓸 서재이면서도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실 '술방'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임동천 시인 왈 "다른 건 몰라도 이 다락방, 내 서재만 잘 만들어 주면 돼!"라며 '술방'에 온 신경을 쓴다. 문학지기로서 임동천 시인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술방(다락방)에 더욱 손길이 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처음엔 임 시인이 고물상에서 컨테이너하우스를 주어다 대충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시인의 이런 생각을 바꾼 건 나의 적극적인 반대였다. 본채를 잘 짓고 출입구에 고물상에서 주어다 대충 짓다 보면 돈은 돈대로 들고 모양새도 이상한 기형적인 주택이 될 것 같아 20평 되
는 창고도 벽체와 지붕을 목조주택 양식인 경량목구조로 하고 본체와 같이 슁글을 씌우기로 했다. 설계를 하고 막상 골조를 올린 그제서야 임 시인과 부인이 좋아라하며 연신 막걸리에다 파전을 먹여댄다. 복사꽃밭에 둘러싸여 질감 좋은 목조주택을 짓는 기분은 막걸리가 없어도 무릉도원인데, 주인장 내외가 정성스레 대접하는 요기는 하루를 즐겁게 한다.

수산리 임동천 시인의 목조주택은 이미 무릉도원이다.

▲ 연기군 남면 수산리 임동천 시인의 주택이 복사꽃에 둘러싸여 있어 무릉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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