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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출의 우리산하 야생화 이야기, 도시 탈출은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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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출의 우리산하 야생화 이야기, 도시 탈출은 시골에서...
  • 김학출
  • 승인 2012.05.30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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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이야기

시골에선 뜻하지 않은 감동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씨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여기 저기, 심지어는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싹을 틔워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놈이 있는데 그 중 한 놈이 매발톱이다. 꽃만이 아니라 야들거리고 동글거리며 방긋 솟아 오른 잎에서도 충분한 관상 가치를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야생화다.

꽃잎 뒤쪽에 ‘꽃뿔’이라는 꿀주머니가 매의 발톱처럼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 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 봄에 피는 꽃은 꽃 전체에 자주빛이 돌고 안쪽 꽃잎의 끝에 노랑색을 띠는 것이 ‘매발톱’이고, 하늘색을 띠는 꽃에 안쪽 꽃잎에 노랑색을 띠면 ‘하늘 매발톱’이다. 또한 자신의 꽃가루보다 다른 종의 꽃가루를 더 좋아해 다른 종과의 수분이 쉽게 이뤄져서 '매춘화'라고도 불리었다고 하는데 꽃의 아름다움에 비해서 이름이 영 어울리지 않는 듯... 게다가 꽃말은 안타깝게도 ‘버림받은 애인’이다.


종자를 받아 뿌려보면 다른 종과의 수분이 잘 이루어져 꽃의 모양과 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매발톱, 씨 뿌리고 꽃이 피는 그 이듬해까지 마음 설레게 하기도 하고 너무 다양한 변화로 매년 야생화 가게를 들러보게 하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다. 물론 꽃의 아름다움은 더할 나위 없다. 작은 포기 하나가 다소곳이 자리하고
앉아 있어도, 한밭 가득 무더기를 이루어 수줍은 듯 자태를 다투어도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냥 지나치게 할 수 없음은 무슨 까닭일까? 아마도 이런 아름다움이 질투를 사서 꽃말이나 꽃이름이 어울리지 않게 지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성모의 장갑’이라고 불리어져 두 손에 문질러 바르면 큰 용기가 솟아난다는 전설이 있는 매발톱은 한방에서는 ‘누두채’라 하여 약용으로 쓰인다. 통경, 활혈 등에 효능이 있어 월경 불순, 여자들의 월경에 관한 병에 주로 처방한다. 그 외에도 부작용 없는 암치료약, 결막염이나 눈의 염증 치료제 등으로 열을내리고 화기를 없애며 독을 푸는 작용이 주된 작용으로 쓰여진다. 식용으로도 이용되어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봄에 어린 잎을 나물로 먹으며, 서양에서는 잼을 만들어 신경쇠약 치료제로 먹기도 하고 청량음료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물론 다른 많은 식물처럼 독성을 가지고 있으니 전문가로부터 처방을 받아 이용해야겠다.


잠깐 시 한편 어떨까?


매발톱의 뾰족한 꽃뿔을 보면서
무얼 잡으려고 허공을 움켜쥔 채
내려놓을 줄 모르느냐
그렇게 손톱 발톱을 치켜세운다고
잡혀지는 허공이더냐


-김승기 시 ‘매발톱’-


한때는 허공마저 움켜잡자는 치열한 삶이었으나 결국은 손발톱 매섭게 세운 일의 무의미를 깨닫는 삶을 가르쳐 준다.


매발톱은 씨도 많이 달리고 발아도 잘되는 품종이다. 파종 후 발아 까지 약 40일 정도 걸린다. 씨를 뿌리면 원래의 꽃보다 다른 종자가 나올 수도 있고 그 씨를 계속 받아 뿌리면 꽃이 큰 꽃으로 변해간다. 또한 포기나누기로도 가능하다. 4-5년 정도 되면 도라지 같은 뿌리가 생기므로 갈라 심으면 원래의 꽃이 유지된다. 발아 후 떡잎이 나오고 본잎이 2-3싹 정도 자라면 밭이나 분에 옮겨 심으면 된다. 파종 시 종자가 보일 듯 말듯이 덮어주고 절대 물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발아 후 그늘에 두면 웃자라 약해지므로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어야 하며 파종 시기는 가을 또는 봄이다. 적응력이 뛰어나 초보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생화임을 약속하고, 올 봄에 파종한 곳에서 내년에 어떤 꽃을 피울까 기다리며 다음 편 야생화를 기대하자.
다양한 변화를 주어 야생화의 매력을 한껏 자랑하는 당신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면서
공주시 의당면 ‘솔이랑 결이랑 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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