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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모든 여성들의 손에 ‘빵과 장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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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모든 여성들의 손에 ‘빵과 장미를’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3.06 16: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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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특집] ③ (사)세종여성 정종미 대표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 1만 5000명이 손을 맞잡고 광장으로 나갔다.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은 1910년 열매를 맺는다. 국제연합(UN)은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오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제111주년이다. 노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 곳곳에서 평등과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행사가 개최된다. 세종에서는 호수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다.

이곳에도 비슷한 길을 걸어갔거나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의 날 주간을 맞아 1970년대 노동운동 선봉에 섰던 여공들, 새로 출범한 세종시에서 여성운동의 길을 가는 사람, 10대 고교 페미니스트를 차례로 만나본다.

세상은 어떤 여성들이 바꿔왔는가. <편집자 주>

① 7080 여성노동사 원풍모방 임선호

② 7080 여성노동사 반도상사 장현자

③ (사)세종여성 창립 1주년 정종미 대표

정종미 (사)세종여성 대표.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공주대학교 사범대 82학번. 탄탄대로 교직의 길을 내던지고 학생운동과 노동·통일운동을 거쳐 여성운동에 닿은 사람이 있다. (사)세종여성 정종미(55) 대표다.

지난해 3월 7일 창립한 (사)세종여성이 1주년을 맞이했다. 수 십년 역사를 가진 지역 여성단체를 제외하고는 세종시 출범 후 창립한 단체로는 최초다.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는 창립 당시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의 활동하며 휴식 없이 달린 한 해. 지난 1년간 몸소 깨달은 것은 여성친화도시 세종시가 진짜 여성친화도시가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

최근 정 대표는 사회·교육·환경 등 8개 시민단체가 모인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임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그를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여성운동가로서 느낀 세종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ㅡ (사)세종여성이 창립 1주년을 맞이했다. 소회를 말해달라.

“지난 1년간 사무처 직원들과 쉬지 않고 달려왔다. 함께 일하는 활동가들의 실력이 뛰어났고, 또 이들이 헌신했기에 가능했다. 14개 단체가 모인 여성단체협의회, 지난해 70주년이 된 세종YWCA 등 오랜 시간 지역에서 여성 운동을 해온 분들의 도움도 컸다. 연기군 시절부터 고려대세종캠퍼스 학생운동을 비롯해 청년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을 해온 분들, 예술계에서도 여성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초기 행정수도 사수에 힘써온 정준이, 박영송 전 세종시의원 등 여성 리더들의 활약도 기반이 됐다.”

ㅡ 지난 2018년 어떤 활동을 했나.

“지난해 7월 개최한 양성평등주간 행사는 세종시 여성 풀뿌리 NGO 단체(14개)가 모여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획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토크콘서트와 여성 정책 타운홀미팅, 여성영화제와 문화공연 등을 선보였다. 시정과 관련된 여성정책, 예산 모니터링 교육도 약 2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여성장애인 이동권 등 4개 분야 모니터링 사업도 했다. 

인문주간에는 조치원역에서 페미니즘도서전시, 커피나눔, 시민 강연도 열었다. ‘페미수다’(페미니즘영어원서읽기), ‘영어 원서 번역 소모임’, ‘페미니즘 스터디’ 등 4개 소모임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여성 활동가를 발굴하는 성과도 있었다. 전국 단위 미투운동에도 참여했다. 고령사회 여성연합 단체 창립에 참여해 현재 감사를 맡고 있다.”

ㅡ 1980년대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노동운동, 빈문운동, 통일운동 등 30여 년간 사회 변혁의 현장에 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나.

“공주사범대학 82학번이다. 대학 때 학생 시위를 주도했다. 성남공단 라켓회사에 입사해 1988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쳐 노동운동을 배웠다. 1988년부터 대전 대화공단에서 노동자상담센터, 노동청년회 등에서 활동했다. 이때 보육사업, 탁아소 운영, 마을도서관 건립, 노동자청년회 조직 등의 활동을 했다.

2002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 운동을 이어갔다.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통일의 길', '코리아 국제평화포럼', '현장언론 민플러스', '한국미혼지원네트워크' 등에서 활동했다. 2016년 말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인 차별철폐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세종에 이주해서는 2017년 6월항쟁 30주년기념 시민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ㅡ 공주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사회운동을 했다. 아직 인적 인프라가 부족한 세종시에서 여성 단체 창립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2016년 3월 세종시로 이주했다. 단체 창립을 준비하면서 세종시에 여성들이 모인다는 곳은 다 다녀봤다. 전국 지인들에게 연락해 여성 운동에 관심 있는 분들을 수소문했다. 지난 30년간 학생운동, 사회운동으로 맺어진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창립 후 많은 기획을 했지만, 세종시에 성별 분류 통계, 욕구 조사 자료 등이 없다 보니 단체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내부적으로는 아직 재정자립도가 약해 공모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다 마찬가지지만, 성평등에 대한 오해로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성’이 화두인 시대다. 세종에서도 성평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ㅡ 국내에서도 여성운동 자체가 이미 세분화됐다. 그에 반해 (사)세종여성은 다방면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평화, 에코, 정치, 경제 등 여성 운동 분야가 다양하다. 세종시는 아직 기반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여러 분야 사업을 했다. 지난 1년은 단체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활동했다기 보다는 모색하는 과정이었다고 본다. 앞으로 어떤 정체성을 가지느냐도 남은 과제다.”

세종시 보람동 (사)세종여성 사무실에 붙어있는 지난 행사 사진들.

ㅡ 지난해 12월 대전세종연구원에 ‘여성 정치 참여’를 주제로 발제했다. 단체 창립 이전인 지난 2017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안다. 세종시 여성 정치 참여 현실을 어떻게 보나.

“정치·사회적으로 어디든 남성연대가 견고하다. 특히 이권이 큰 정치 영역에서는 더 두드러진다. 정치 분야에서 당사자성을 가진 여성들이 활동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조례 제정이나 시정 발언 등 통계를 내보면, 여성이 여성에 관한 것들을 대변하는 비율이 80%가 넘는다.

여성 의원이 많은 광역의회에서는 남성 의원의 양성평등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단체 창립 후 지난 6.13 지방선거 정책제안 시도를 했었고, 여성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도 개최했다.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세종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

ㅡ 여성의 정치 참여가 미약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여성연대가 남성연대만큼 견고하지 않다. 여성도 모여 연대성을 가져야 하는데, 실제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성운동은 과거에도 지금도 자매애가 필수적이다. 세종에서 여성들의 연대의식을 어떻게 높이고, 확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세종시 여성 관련 조례는 전체 472개 중 7개에 불과했다. 여성 관련 발언도 6건, 시정질의는 5건뿐이었다. 다만, 이번 3대 의회 선출직 여성 의원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여성 의원 수도 3명에서 4명으로 늘었지만, 전체적인 비율로 보면 아직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ㅡ 여성 정치·사회 참여 논의에 항상 따라붙는 통계가 있다. 각종 위원회 내 여성 비율이다. 세종시는 어떤가.

“양성평등기본법 제 21조는 특정 성별이 정부위원회 위촉직 위원의 60%를 넘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종시 151개 정부위원회 여성위원 비율은 평균 28%다. 여성위원이 없거나 10% 미만인 위원회는 13개, 여성위원이 40% 이상인 위원회는 42개였다. 이마저도 보건이나 여성, 아동, 청소년, 문화체육 등의 분야에 한정됐다. 특정 성별이 위촉직 위원의 60%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ㅡ 지방의회나 각 정당, 여성 NGO에서 여성 정치 참여 활성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지방의회에서는 의회 홈페이지와 각종 자료에서 성별분리통계를 실시하고, 의회에 성 주류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의원들의 성 주류화 연구모임 결성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각 정당에서는 여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성지도자 발굴을 위한 교육을 활성화하고, 남성 당원에 대한 성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여성 NGO는 지역 여성들이 참여하는 여성 정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성 주류화 의정 모니터링, 여성 의제 발굴, 여성 정치 박람회, 여성 의원 활동 소개 등의 활동도 병행돼야 한다.

앞으로 세종시에도 각 분야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 인재가 필요하리라 본다. 역량 있는 인재 발굴을 위해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치, 리더십 교육이 필수적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연대해 실제적인 실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 세종시는 여성친화도시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희망적인 요건이 있다면?

“마을학교나 마을공동체 활동을 보면 잠재성이 느껴진다. 향후 여성 마을활동가들이 마을 리더로 성장하고, 지역 리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타 지역 마을활동가 강연을 들어보면, 세종시 주민자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각종 사업 시 운영을 위한 직접비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사업 간접비 신설도 필요하다.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병행됐으면 한다.”

정종미 (사)세종여성 대표가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추진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ㅡ 여성플라자 조성 등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추진 과제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여성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아직 부족해 보인다.

“세종시 여성친화도시 조성 과제는 총 72개다. 이 과제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는 동시에 기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세종시에 여성 1인 기업이 생각보다 많다. 현재는 아파트를 얻어서 여러 명이 모여 공간을 나눠 쓰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플라자도 물론 좋지만, 복합커뮤니티센터 내 유휴공간, 구도심 도시재생 건물 등을 리모델링한 공간 활용법도 제안하고 있다.”

ㅡ 이외에도 구상 중인 정책 제안이나 사업이 있다면?

“여성친화도시 슬로건에 걸맞게 여성친화거리 조성을 제안하고 싶다. 특히 이주 여성들의 경우 요식업이나 공정무역, 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조치원에는 동화 읽는 여성 모임이 있고, 페미니즘 스터디 모임도 있다. 이 거리에 오면 여성 일자리, 정책 수렴, 정보 공유 등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여성 풀뿌리 NGO 생태지도 제작도 기획 단계에 있다. 세종시에는 이주한 여성들이 많다. 어디에 가면 어떤 성격의 단체가 있고, 어떤 공간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다. 현재 여성인재뱅크가 있긴 하지만 이용이 활발하지 않다. 여성 시간제 일자리 발굴이나 취업 안내,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긴급히 이용 가능한 기관 등에 대한 원스톱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다만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세종시청 홈페이지 등 연동이 필요하리라 본다. 

세종시 도시 특성에 맞게 마을갈등해결사 사업도 기획 중이다. 이주민들로 구성된 도시는 기본적으로 이웃 간 신뢰 쌓기가 어렵다. 갈등 관리 교육을 이수한 여성들에게는 현관에 갈등해결사 명패도 달아주면 좋겠다.”

ㅡ 올해 단체 설립 2년 차가 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해 바깥사업 위주로 활동하면서 직원들이 온 힘을 쏟았다. 여성주의 단체 특징은 내부 민주주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올해는 내부 민주주의 절차를 견고하게 정비하고,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주체가 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려 한다. 교육과 연계해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싶다.

현재 단체 내 마을 활동, 문화예술 등 분과위원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누구든, 언제든 단체에 가입해 관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여성 경제 활동 차원에서는 창업이나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설립 등을 준비하는 분들도 각 기관과의 연계를 돕고 있다. 문을 두드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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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여자 2019-03-09 17:14:00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이 기사를 보면 세종여성단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할것 같네요! 쯧쯧! 이래서 언론이 무서운겁니다. 저 대표 정** 제대로 알고 글 쓰는건가? 겉모습이 다가 아닌데 한지혜기자님~ 잘 알아보고 글 쓰셔요// 진정 올바른 페미니즘을 위해 애쓰는 분을 취재했었어야죠// 저 세종여성은 저 정대표때문에 안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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