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이형성증이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자궁 경부 조직이나 세포들이 비정상적인 세포조직으로 변형된 상태를 말한다. 이중 15%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이행할 수 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해 생기는데 스트레스,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습관, 수면 부족, 경구피임약 장기복용 등 면역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잘 발생한다. 사춘기 및 전 연령대에서 발생 가능하므로 나이와 무관하게 주의해야 한다.
증상은 주로 질 분비물 증가, 악취 동반한 냉대하, 하복부 통증, 부정출혈 등이 나타나고, 변형된 세포의 침범 범위에 따라 단계가 나뉘어 그레이드(Grade) 1, 2, 3으로 분류된다. 1단계에서 3단계로 단계가 높아질수록 침범 정도가 심해진 것이다.
단계가 높을수록 원추절제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낮은 단계에서는 수술이 필수가 아니라면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원추절제술은 바이러스가 침범한 부위를 절제하여 확산을 막을 수 있지만, 재발을 막을 수 없고 미혼 및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조산이나 유산의 위험이 있다. 또 생리 주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재발하게 되면 원추절제술을 여러 번 반복하게 되어 자궁경부의 길이가 짧고 얇아질 수 있다.
한방에서는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치료계획을 설정한다. 수술이 불가피할 때는 수술 후 회복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둔다.
Grade 1에서는 면역력 강화를 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변형된 세포의 자가소실을 유도하는 치료를 한다.
Grade 2에서는 미혼이나 출산 전의 여성인 경우 비수술적 한방치료를 통해 3단계로의 진행을 방지하고 이형세포의 자가소실을 유도한다.
Grade 3의 경우 원추절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자궁 회복 및 면역력 개선을 통해 수술로 제거 하지 못한 잔여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한다.
요컨대 바이러스의 침범 범위에 따른 단계별 치료목표를 만들어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막고, 바이러스가 재발하지 않도록 신체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주력한다.
한의학적으로 자궁경부이형성증의 원인을 순환저체와 면역력 저하로 보기 때문에, 어혈과 담음을 제거하고 골반 순환을 높이며 자궁 면역력과 기혈을 회복하는 치료에 집중한다. 혈허, 기허, 습열, 담음, 어혈 등 순환장애와 면역력 저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신체 상황을 고려해 개인 체질에 맞춰 맞춤 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약, 침, 전기침, 약침, 봉침, 불부항, 쑥뜸, 좌훈, 추나요법으로 골반을 교정하고, 골반강 순환을 따뜻하고 원활하게 만들어 주며, 신체 면역력을 높여줘야 한다.
한방치료를 통해 자궁경부이형성증 고위험군에서 3개월간의 치료 후 HPV DNA test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는 만큼, 보존적 한방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난임, 불임, 유산, 생리불순, 무월경 등이 늘어나는 만큼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이형성증 등 자궁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배광록은 한의사 전문의이며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을 졸업했다. CHA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에서도 한의학을 공부했으며 유민한방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인애한의원 노원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고 메디타임즈 선정 여성, 방광 질환 분야 100대 명의에 선정되었다.
*칼럼니스트 신지영은 서울외국어고등학교와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였으며 한국한의학연구원 한방수면과정 대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인애한의원 노원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