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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시민운동가의 찬가 '세종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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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시민운동가의 찬가 '세종에 살어리랏다'
  • 이규식
  • 승인 2018.07.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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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식이 만난 사람] <1>(사)아시아프렌즈 김준식 명예이사장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방문객’ 부분>

평생 시민운동가인 김준식 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노인정에서 간사 역할을 하며 일주일에 2시간씩 '주제가 있는 시니어들의 수다 모임'을 진행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세종시민으로서 세종시의 매력이랄까 끌리는 점은 무엇인가.

“우선 환경적으로 쾌적하다. 금강을 낀 신도심은 녹지가 52%라고 하는데 아침에 안개가 자주 끼기는 하지만, 녹색 도시를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동네별로 주거와 상가 그리고 복합 커뮤니티 센터가 있어 동네 안에서 생활을 할 수 있어 좋다.”

평범한 시민으로서 세종 홍보대사가 되어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세종을 소개한다면.

”도시설계가 국제표준으로 되어 있다. 아직 조성단계라 행정도 환경도 좀 어설프지만 앞으로 점점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 도시설계부터 건축물들 하나까지 특징 있게 설계되어 있는데 아마도 그렇게 설계를 해야 행복청이 허가를 내주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중앙행정 부처가 더 내려오고, 도심 중앙공원이 다 만들어지면 참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세종시에 애정을 가지고 활기 있게 사는 시민이 많을수록 도시는 힘을 얻으니 반가운 일이 아니겠는가. 세종으로 전입한 사연이나 계기는 무엇인가.

“두 딸네가 먼저 와서 살면서 ‘아빠 엄마도 세종시로 이사 오셔서 같이 살아요’ 하고 권유해서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사 왔다. 이사와 보니 산책로,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좋았다. 물론 세종시의 미래도 어느 정도는 기대했지만, 우선은 개인적으로 가족이 한 지역에 사는 것이 좋아서 이사 오게 됐다.”

지금 세종에서 활동하는 일을 상세히 소개한다면.

“우선 우리 아파트 노인정에서 간사 역할을 하면서 한 주일에 2시간씩 ‘주제가 있는 시니어들의 수다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3월 주제는 ‘인생’이었고 4월 주제는 ‘건강’ 그리고 5월 주제는 ‘정치와 사회’, 6월 주제는 ‘노인 문제와 노인 정책’ 7월 주제는 ’우리 마을 세종시‘ 등이다. 8월 주제는 ’노자‘이다. 우리 모임의 목적은 ’건강하고, 품위 있고, 행복한 노인‘이 되기 위한 것인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노인들께서 관심을 보이고 무척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행복해진다. 그 외에 내가 사는 보람동에서 ‘주민자치위원’으로 봉사하고 있는데 요즘 관심 있는 분야는 ‘풀뿌리 주민자치’로 나름 의미 있는 화두라고 생각한다.”

살기 좋다고 얘기하는 세종도 아직 도시조성단계이므로 이런저런 현안이나  당면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지역사회에 관심 있는 주민으로서 그중 몇 가지만 꼽아보고 나름 그 대안까지 말씀해 달라.

“무엇보다도 ‘쾌적한 녹색 도시’를 만들어 나가는 일과 ‘풀뿌리 주민자치를 잘하는 일이다. 그리고 신구 도심 간 균형발전, 도-농간 상생 등도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답은 좋은 협치에 있지 않겠는가. 좋은 협치가 무엇인가는 모두가 이론적으로 개념 차원에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그런 협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지, 나아가 전문성, 기술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세종을 어떤 도시로 특성화해야 할까. 행복도시 이외의 가능성은.

“이춘희 세종시장의 후보 시절 공약에도 나와 있듯이 ‘행정수도’ ‘지방자치 특별시‘ ’풀뿌리 주민자치 특별시‘로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말 그대로 주민이 주인 되는 도시, 주민이 살기 좋은 도시,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도시‘로 만들어 한국에서 ’민주주의 메카‘로 위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예를 들어 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을 한번 돌아보면서 민주주의의 역사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그런 특색 있고 유익한, 나아가 교육적인 명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야기를 바꿔서 세종에서 자주 찾는 매력 있는 장소나 포인트를 소개하여 다른 지역 주민들께서 세종시 방문 욕구를 느끼도록 해달라.

“여러 매체나 SNS에 소개되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금강변 공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호수공원을 세종시의 큰 매력으로 꼽고 싶다. 그 길을 따라 대통령기록관, 국립도서관이 있고 전망대를 갖춘 아주 예술적인 구조물인 금강 다리 등도 큰 볼거리가 아닐까 한다.”
 
그런 경관이나 건조물 이외에 지금 세종에서 시급한 도시 인프라나 시설, 기관은 무엇이 있겠는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게 시급한 시설이나 기관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당장 시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현안은 노인, 장애인, 다문화 가족, 관내 거주 외국인 등을 위한 기관이나 시설이 더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인근 대전, 청주 시민들의 대거 유입과 그로 인한 세종-대전 간 도로 혼잡이 점차 가중될 것이다. 도로의 추가 신설이나 교통이 혼잡한 네거리 등에 육교나 지하차도를 만들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면 좋지 않겠나 싶다.”

이런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이나 시・도간 협치 과정에서 해결할 사안이 되겠지만 세종시에 애정이 깊은 시민께 묻겠다. 대전이나 충북 인접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한 방안은 없겠나.

“산업, 문화, 행정 등의 분야에서 상호 보완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선은 광역 철도, 광역 교통망 건설 등으로 인근 도시들을 한 생활권으로 묶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국, 광역 생활권으로 중장기 도시계획을 세운다면 여러 현안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김준식 씨의 최대 관심사는 '풀뿌리 주민자치'다. 그는 보람동 주민자치위원이다.

세종은 인구 분포상 젊은 층이 많은 도시이다. 이런 특성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도시발전을 견인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세종이 젊은이들이 많은 도시라는 것은 통계상으로도 증명되었다. 동시에 젊은 사람들은 직장 일에 바쁘고. 아이 키우기 힘들다. 그러니 가정이 있는 직장,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마침 세종시 교육정책도 그런 방향으로 잡았고, 세종 시정도 그런 방향으로 세웠다니 기대해본다. 그런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협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제 자신이 살아온 라이프 스토리를 이야기해 달라.

“대학 졸업 후 빈민 지역에서 복지관 총무를 했다. 그리고 25년 동안 한국YMCA에서 청소년 사업, 시민운동 등을 했다. 2004년부터는 개발NGO에서 국제 개발 협력사업과 국내 다문화 분야 정책, 교육, 복지사업에 전념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모교 대학원에서 ‘다문화 정책과 교육’을 강의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로는 퇴직하여 ‘프리랜서 칼럼니스트’로 다문화, 주민자치, 지구환경을 주제로 칼럼들을 쓰고 있다.”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인사들의 세종시 거주가 더욱 필요하지 않겠는가. 애정과 비판을 적절히 보이는 의식 있는 주민의 관심이 도시발전을 앞당길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밖에도 이번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쳐보기 바란다. 일종의 시민발언대로서.

“우리는 누구나 ‘예비 장애인’ 이듯이 누구나 ‘예비 노인’이다. 나이 들어 보니 인종차별, 장애인차별, 여성차별 못지않게 노인차별이 또 하나의 심각한 인권문제로 느껴진다. 선진 복지 국가들에서는 노인차별 해소를 중요한 사회문제, 인권문제의 현안으로 다루는 데 비해 우리는 아직 아무렇지도 않게 노인차별이 자행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인권운동 항목으로 노인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이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흡사 세종시장이나 시의원 또는 그 후보자의 정견발표가 된듯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세종에 관심과 애착이 많다는 반증으로 여겨졌다. 평생 활동한 다양한 경험이 무르익어 의식 있는 시민, 지역사회의 발전을 앞당기는 참여형 주민으로서의 면모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가 필명으로 쓰는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문학과 예술에서 독특한 개성과 위상을 보여준다. 혹여 다음번 지자체 선거에 나설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답변하는 분위기 그리고 거기서 묻어나오는 열정 등에서 그런 질문이 실례가 될 것이 명확해서 그만두었다.

'이규식이 만난 사람'의 진행자 이규식은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다.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이며, 저서와 역서로 ‘문화카페에서 꿈꾸다’ 등 35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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