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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 전문가 꿈에 다가선 소중한 유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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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 전문가 꿈에 다가선 소중한 유럽여행
  • 서승희
  • 승인 2018.01.16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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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집현전 유럽체험연수 보고] 세종국제고 서승희
서승희 세종포스트 집현전 학사 | 세종국제고 2학년

유럽 연수를 갔다 온 지 벌써 3주가 다 되어간다. 연수를 다녀오기 전, 연수 관련 책자를 만들기 위해 많은 조사를 했고, 영어로 된 자료, 한글로 된 자료를 다 읽어서 책자에 넣을 생각이었다. 따라서 3일 동안 몇 시간씩 컴퓨터를 붙들고 영국, 스위스, 프랑스, 독일 여행에 관한 웬만한 인터넷 자료는 다 읽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나 광경이 각 나라에서 펼쳐졌으며, 여행을 하면서 유의미했다고 느꼈던 부분이나 유의해야 하는 점을 기술함으로써 내년, 내후년에 있을 집현전 학사들에게 유럽 연수에 관한 조언을 주고자 한다.

에펠 탑 앞의 흑인 상인들

프랑스 파리, 추적추적 비오는 날의 에펠탑 야경. 파리의 유명 관광지에는 어김없이 중국산 모형 에펠탑이나 열쇠고리 등을 파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있다.

에펠 탑이나 그 앞 공원에서 사진을 찍을 때 흑인 상인들이 에펠 탑 모형을 보여주며 네 개, 내지는 여섯 개를 1유로에 판다고 하며 어색한 한국어로 말을 건다. 이 상인들의 활동은 불법이며, 이들은 집단적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법대로라면 이들은 상품을 팔 수 없으며, 간간이 경찰에게 물건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집단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체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상인들 중에서는 ‘spotter’로, 경찰이 가까이 오면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고, 경찰이 오면 다른 상인들에게 자리를 빼앗기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서성이고 있다고 한다.

이 상인들의 조직 체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마피아 활동은 아니지만, 상사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며, 이 상사들이 중국에서 이 상품들을 수입해 온다고 한다.

현재 에펠 탑 아래에서 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네갈이나 가봉에서 온 이민자들이며, 과거 집시들이나 인디언들이 같은 상업 활동을 하려 시도했으나 아프리카인들에게 밀렸다. 이 상업자들은 자신들의 지정된 가게나 베이스캠프가 없기 때문에 파리 도심의 맨홀뚜껑 아래, 또는 하수구 속에 상품을 보관한다고 한다.

유럽의 길거리 담배문화

유럽에서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는 게 일상적이었다.

우리가 갔던 모든 나라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유럽, 적어도 영국, 스위스, 프랑스, 독일에서는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이 풍경은 우리나라 관광객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에서 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신기해한다고 한다.

2004년 3월 아일랜드가 처음으로 흡연을 특정 지역에서 금지시킨 것을 시작으로 EU는 이를 확대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많은 도시에서는 이 담배문화가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관계로 흡연을 금지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한다. <텔레그라프(The Telegraph)>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가 간 국가들은 일 년에 한 사람 당 피는 담배의 수가 약 1000개피라고 한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가장 큰 명절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의 크리스마스마켓. 유럽 어느 도시에나 크리스마켓이 문전성시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26일까지 많은 상점이 문을 닫는다.

화려한 불빛과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생각보다 단출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또한, 크리스마스 때 가게들이 문을 다 닫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우리나라의 추석이나 설날과 같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연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24일, 25일, 26일 닫는다.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음식점 중 거의 99.5%는 닫으며 연 곳도 오후 2시면 문을 닫는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도 이 시기에는 느린 경우가 많다.

소프트외교의 중요성 절감

제네바 대학 시민광장에 설치된 야외스케이트장에서 두 시간여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보냈다. 스위스나 인근 국경지대 프랑스 친구들과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틀기 위해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정작 K-POP이 나오니 모두 좋아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여러 서양국가에서 국적을 물어볼 때 우선 ‘Are you Chinese?’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최근 G2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보다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K-POP 붐이 일어나면서 많은 유럽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반면 혐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한국’이라고 하면 ‘북한’을 떠올리고 ‘전쟁’, ‘세계 3차 대전의 주범’ 과 같은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반도 전체에 대해서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국가 이미지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K-POP 과 같이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프트 외교뿐만 아니라 음식 문화, 스포츠 문화와 같은 전 연령층을 타겟으로 할 수 있는 공공외교 자원이 필요하다.

영국의 음식문화, 왜 부정적 평가 따르나

영국의 전형적인 아침식사. 영국음식은 여러 이유로 인해 부정적 평가가 뒤따른다.

미국 작가 마거릿 홀시는 ‘맛있는 음식이 있는 지방을 차지하기 위해서 영국인들이 수 세기 동안 분투한 결과, 대영제국이라는 대제국이 만들어졌다,’라고 평가한 적 있으며, 심지어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도 ‘대영제국은 전 세계에 여러 가지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단지 조리 전 (Before Cooking)으로 말이죠,’ 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영국의 요리 문화는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데,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지리적·지형적 이유이다. 영국은 프랑스처럼 평야와 비옥한 땅이 풍부한 유럽 내륙 국가들과 달리 비옥하지 않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요리를 함에 있어서 재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둘째, 사회적인 원인이다. 공장과 노동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신선한 식자재를 이용한 요리 대신 소금에 절인 고기나 장기 보관이 가능한 식재료로 요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셋째, 종교적인 이유이다. 청교도의 영향으로 영국 사람들은 금욕적이고 사치를 금하는 생활관을 실천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그 영향으로 음식 자체가 단출하다.

영어 하나면 의사소통 끝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의 카페-바. 영어가 모국어인 영국을 제외한 스위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어디에서나 영어 하나로도 소통이 가능했다.

영어는 초등학교 때부터 다들 배웠고, 나는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거의 모든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으며, 공항, 레스토랑에서도 영어로 하면 필요한 의사소통은 해결됐다.

유럽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재외하고 EU회원국 국민들 중 13%는 영어를 제 2외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38%는 제2외국어는 아니지만 원어민과 대화를 어려움 없이 나눌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은 된다고 답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영어가 지역 언어로 공식인정이 된 바 있으며, EU의 공식 언어 중 하나에도 포함된다.

돈은 얼마나 가져갈까

유로화.

처음에 환전을 할 때, 한국 돈으로 얼마 정도를 가져가야 할지, 또 프랑(스위스), 파운드(영국), 유로의 비중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가 고민이 많았다. 한국 돈으로 28만원을 환전한 학사도 있었으며 60만원을 환전해간 학사도 있었다.

나는 한국 돈으로 40만원을 환전해 갔으며(파운드 5만원, 프랑 5만원, 유로 30만원), 비상시용으로 집에 있던 100달러를 환전하지 않은 채 챙겨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40만원을 몇 센트 남기고 다 썼다. (달러는 거의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것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학사들 중에서도 나는 기념품을 욕심껏 다 산 경우이기 때문에 40만 원 정도를 들고 가면 가족과 친구들의 기념품을 사기에는 충분한 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유로를 다른 화폐단위보다 훨씬 많이 환전해 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가장 소비가 많이 이루어지는 대형 마트나 공항 면세점에서는 영국이나 스위스처럼 유로를 사용하지 않아도 유로를 받고 거스름돈을 그 나라 화폐단위로 돌려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럽 내 한국 문화는?

독일 한국문화원이 베를리장벽이 있던 자리에 건립한 통일정.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것처럼 통일한국을 염원하기 위해 지었다.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장벽을 보러 가던 크리스마스 날, 태극기가 걸려 있는 창문을 보았다. 그곳은 다름이 아닌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이었다.

한국문화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 문화원은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과 재외국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다. ‘전시관, 공연장, 도서관 등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문화원은 국악 공연, 미술 전시회, 한국 문학의 밤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한·독 문화예술 교류의 교량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한국 문화원에서는 한국 악기, 도자기, 서예, 가야금, 케이팝 강좌 등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프트외교가 실현되는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영국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에서도 한국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백남준이었는데, 그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서, 박물관에 그의 주요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의 작품들은 ‘Media Networks’ 전시관에 배치되어 있는데, 현대자동차가 테이트 아시아 태평양 작품 소장 커미티의 협력 하에 구입을 후원했다고 한다.

실생활에 막대한 영향 끼친 기독교

독일 최대의 번화가로 유명한 쿠담거리에 위치한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그대로 보존돼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유럽의 주 종교가 기독교여서 그런지, 우리는 교회를 참 많이 방문했다. 기독교, 즉 가톨릭은 유럽에서 1세기부터 존재했으며, 기독교는 영국, 독일,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폴란드 등 일부 동유럽 지역까지 전파되었다.

교회는 유럽인들의 생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풍년 기원 풍습이 교회 축제로 계승된 것과, 수확량의 10분의 1을 교회에 납부하게 된 것이 그 예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문학작품에서도 신부님과 교회가 중요한 인물과 배경이 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브리티시 뮤지엄에서 든 의문

브리티시 뮤지엄 전경.

영국은 런던만 해도 박물관이 굉장히 많다. 그 예로, 영국의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있다.

국제박물관법에 의하면 전시작품 중 자국의 예술품이 일정한 비율 이상을 넘지 못하면 입장료를 받을 수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다른 박물관들과 달리 영국박물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바티칸의 바티칸미술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데,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었던 나라답게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국, 남태평양 등 전 세계 각국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예술품은 파르테논 신전관이다. 여기를 둘러보며 의문을 품은 것이 있다. 우리도 조선왕조의궤를 영구임대 형식으로 돌려받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 민간 차원의 노력을 많이 쏟았는데, 영국박물관에 자국의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는 다른 나라들 역시 반환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가이드 선생님께서는 영국이 워낙 서류 처리를 잘 해서 이 나라들이 항의를 할 수 없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이 점은 영구적으로 반환을 받은 조선왕조의궤도 마찬가지였다.

영국이 파르테논신전 벽에서 떼어온 부조.

의문을 품고 조사를 한 결과, 아니나 다를까, 그리스는 페르테논 신전 유물을 돌려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리스는 영국 강국과 협상하는 것을 넘어 문화 블록을 형성해 국제법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더불어 그리스는 “(유물 반환운동이) 실패했기 때문에 신사적인 접근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There is no point any longer in taking the gentle approach because that has failed)’며 강경하게 영국과 맞서고 있다.

최근 들어 ‘국가적 유산’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 프랑스와 달리 영국은 그리스에게는 유적들이 ‘대영 박물관에서 움직일 수 없다’라고 한 반면 러시아에게는 마음대로 대여를 해 줘 많은 외신들에게 비난을 들어야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전경.

이번 여행은 어렸을 때 외국을 방문했던 경험과 달랐다. 예전에는 생각 없이 디즈니랜드와 같이 정말 유희를 위해 여행을 다녔다면, 이번 여행은 학술적인 장소,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를 다니면서 정말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해 내 꿈인 공공외교 전문 외교관을 이루기 위해 유럽의 국가에는 어떤 문화를 소개해야 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으며, 정말 한국의 영향이 현지에서 클까라는 의문점도 해결 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그토록 가고 싶었던 UN본부, WTO본부 등을 방문하며 더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을 한 번 더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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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2018-01-24 00:34:46
참 도움이 많이됐어요^^
전 사십대 초반인데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궁금한점들이 많은데 경험을바탕으로 꼼꼼히 적힌 글들에 진심이 담겨있네요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기원해요~~~
행복한날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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