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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바람둥이’ 아프로디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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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바람둥이’ 아프로디테
  • 박한표
  • 승인 2017.06.08 10: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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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표의 그리스

안키세스(Anchises)는 목동이었다. 몸매가 아름다운 안키세스를 보고 반한 아프로디테가 그를 유혹해 사랑을 나눈다. 꿈같은 순간을 보내고 떠나면서 여신은 당부한다. 자신과 동침한 사실을 절대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된다고.


안키세스는 한동안 비밀을 잘 지켰으나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자랑삼아 그 사실을 털어놓다가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불구가 됐다. 두 사람 사이에서 로마의 전설적인 건국 시조인 아이네이아스(Aineias)가 태어났다.


아프로디테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의 사이에서는 유난히 큰 성기를 자랑하는 생식력의 신 프리아포스(Priapos)를 낳았다. 본능과 애욕이 결합된 지극히 당연한 소산이다.

 

 

같은 바람둥이지만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와 차원이 다르다. 두 신 모두 감정이 동하면 신이건 인간이건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그런데 제우스의 애정 행각에는 정치적 계산이 끼어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위태롭게 할 자식을 낳게 된다는 이유로 테티스를 버리고, 메티스를 먹어치운다. 그에게는 사랑보다는 권력이 앞선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언제나 사랑의 감정에만 충실할 뿐이다. 바람기에서는 아프로디테가 제우스보다 한 수 위다. 아프로디테야말로 ‘순수한 바람둥이’이다. 그래서 아프로디테가 진정한 사랑의 신이다.


아프로디테는 인간의 마음속에 사랑의 감정을 심어준다. 여신이 주관하는 사랑의 속성에는 양면성이 있다. 아프로디테의 사랑은 인간의 영혼에 창조적 에너지와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고, 영혼과 육체를 파멸시켜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아프로디테가 보여주는 사랑은 불과 같다. 같은 불이라도 쇠는 달구어 강하게 단련시키지만, 종이는 태워 재로 만들어 버린다. 짝짓기가 끝나면 사마귀 암컷은 수컷을 잡아먹는다. 아프로디테에서 아들 에로스로 이어지는 에로티시즘의 본질은 사마귀 암수의 운명이 그렇듯 죽음으로의 다가감이다. 아프로디테가 질투하게 되면 그 끝은 죽음이다.

 

 

창조적인 사랑의 예로는 피그말리온(Pygmalion)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아프로디테의 섬 키프로스에 살고 있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상아로 여인상을 조각했다. 그것은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피그말리온은 여인상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는 조각상을 애인처럼 아끼고 쓰다듬고 입맞춤했다. 아프로디테의 섬 키프로스에서는 매년 여신을 봉헌하는 축제가 열린다. 피그말리온은 여신의 신전에 정성들여 제물을 바치고 경배했다. 그리고 성심껏 기도했다.


“내가 만든 조각상을 아내로 주소서”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차마 그러지 못했다. 대신 “저 조각상 같은 여성을 아내로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피그말리온이 집으로 돌아와 늘 하던 것처럼 조각상을 껴안으며 뽀뽀를 했다. 그러자 싸늘하던 입술에 온기가 돌며 조각상이 인간의 몸으로 바뀌었다. 아프로디테가 피그말리온의 사랑을 어여삐 여겨 그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피그말리온의 사랑이 무 생명체에 생명이 깃드는 창조의 기적을 낳은 셈이다.

 

 

파괴적인 사랑으로는 영웅 테세우스의 후처 파이드라(Phaidra)가 의붓아들 히폴리토스(Hippolytos)에게 품은 사랑 이야기가 있다.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에게 눈이 멀어 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유모를 통해 위험한 거래를 제의한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혐오하고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숭배하는 히폴리토스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파이드라는 치욕감에 떨며 자결한다.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범하려 했다는 거짓 편지를 남편에게 남긴 채.


히폴리토스는 아버지의 저주를 받고 죽임을 당한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히폴리토스>에서는 두 사람의 잘못된 만남이 아프로디테의 농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아프로디테는 자신을 혐오하는 히폴리토스를 처벌하기 위해 파이드라의 가슴 속에 어긋난 사랑의 감정을 불어넣은 악마로 지목된다.


여신은 사랑 앞에서 지나친 순결 의식과 죄책감은 자칫 위선에 빠져 비뚤어진 사랑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집착과 소유욕 역시 파괴적 사랑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암시한다. 여신은 사랑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을 맡기라고 말한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Eos)도 아프로디테의 저주를 받았다. 아프로디테의 애인 아레스와 관계를 맺었다는 개 그 이유다.


아프로디테의 저주로 에오스는 많은 연인을 만나지만 모두 슬픈 결말을 맞이한다. 그리고 렘노스 섬의 여자들이 아프로디테의 숭배를 게을리 하자 여자들에게 악취를 풍기게 했다. 남편들은 다른 섬의 여자들을 아내로 맞이했다. 이런 모욕에 화가 난 렘노스 섬의 여자들은 남자들을 참혹하게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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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2017-06-13 2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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