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돌봄 수요 넘치는 세종시, 지역사회 나서야”
상태바
“돌봄 수요 넘치는 세종시, 지역사회 나서야”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4.26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성은정 도담동주민자치위원

[세종포스트 한지혜 기자] 과대학교 문제를 앓고 있는 세종시 도담동에 3대가 어울리는 지역 돌봄 사랑방이 개원한다. 맞벌이, 한부모가정, 차상위 계층 등 어떤 기준도 없이 월 6만 원에 따뜻하고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담동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3대 돌봄 사랑방 운영을 추진해왔다. 은퇴자와 맞벌이 부부가 많고 과대학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3대가 함께 하는 돌봄 공간을 마련한 것.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성은정 도담동주민자치위원을 만났다. 학교 돌봄으로는 수용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사회. 보육과 돌봄의 역할은 이제 지역으로 넘어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종시 우수시책 최우수상, 돌봄 수요 넘치는 세종시

도담동주민자치위원회의 3대 돌봄 사랑방 아이디어는 지난해 세종시 책임읍·동 우수시책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 정을 느끼기 어려운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풍부한 실버세대의 특성을 함께 어우른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성은정 자치위원은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어르신들의 정서, 2세대 엄마들의 꼼꼼함, 정을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3세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돌봄 방식을 생각했다”며 “특히 도담동은 인근 도담초의 과대화로 인해 학교 밖 돌봄 수요가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고 했다.

현재 일반 학교에서는 맞벌이 유무, 차상위 계층 등 기준 요건에 따라 돌봄 아이들을 선정하고 있다. 성 위원에 따르면, 수요가 넘쳐 인근 도담초 같은 과대학교에서는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는 “현재 15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인근 학교의 경우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돌봄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맞벌이와 차상위 계층 기준을 갖춰도 수용이 다 안 되는 실정"이라며 "아직 돌봄이 필요한 3·4학년 아이들도 차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등 방과 후 과정 경쟁도 뜨겁다.  

그는 “초등 방과 후 과정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지만, 2과목 다 되는 경우는 ‘신의 아이’라 불릴 만큼 어렵다”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저 학원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아이들을 품을 곳은 지역 사회뿐”이라고 했다.

기본 돌봄+특화·재능프로그램, 주민센터 강사 재능기부

3대 돌봄 사랑방은 내달 15일 개원을 앞두고 있다. 돌봄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로 대상은 초등학교 전 학년이다. 접수는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최대 정원은 50명이다. 맞벌이 유무나 경제적 수준 등 어떤 조건도 없지만, 선정 시 도담동 주민인 경우 우대한다.

기본 돌봄 프로그램은 숙제, 신문토론, 공감훈련, 일과 작성 등이다. 월별 특화 프로그램은 보드게임, 알뜰장터, 소방안전, 기초수영, 효 교육 등이 마련됐다.

재능프로그램은 8강좌 중 4강좌 선택이 가능하다. 요일별로 닥종이, 바둑, 하모니카, 오카리나, 라인댄스, 캘리그라피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돌봄비는 월 6만 원에 불과하다. 도담동 주민센터에서 활동 중인 강사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하기 때문.

성 위원은 “예산 조달이 어려워 도시재생사업, 교육청 등 각종 공모 사업으로 쪼개서 예산을 확보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감사하게도 현재 세종시 우수강사인증 대상인 도담동 주민센터 출강 강사분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버 인력은 55세 이상으로 모집할 예정이다. 돌봄 정원에 따라 최소 2명에서 4명을 고용, 향후 지속가능한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체적으로 돌봄교사 양성과정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 경력단절 경험, 구직활동 가능한 환경 돼야”

3대 돌봄 사랑방은 연중 방학 없이 운영된다. 방학이야 말로 돌봄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에서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성 위원 역시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이주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세종에 정착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일을 그만두게 된 것.

그는 “경력단절여성들이 재취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교육 등 구직 기간이 필수적이지만 이 기간 보육 서비스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3대 사랑방의 경우 맞벌이 기준이  없어 구직을 준비 중인 여성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담동 자치위원회의 최종 목표는 3대 돌봄 사랑방이 세종시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일이다. 도담동을 시작으로 3대가 함께하는 돌봄 서비스가 아파트 단지 곳곳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세종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지역에서도 담당해야 할 몫이 있다”며 “시대적으로도 보육과 돌봄의 역할은 지역사회로 넘어가고 있다. 도담동이 작지만 첫 걸음이자 모범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3대 돌봄 사랑방은 도담동 복합커뮤니티 센터와 맞닿은 독립 건물 내에서 운영된다. 현재는 인테리어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내달 중 개원식이 열릴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