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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은 일, 남에게 시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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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싫은 일, 남에게 시키지 말라
  • 김충남
  • 승인 2017.02.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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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17>배려(配慮)

인간관계의 지극한 도리를 인(仁)이라고 한다. 인(仁), 즉 ‘어짊’의 실천덕목은 배려(配慮)다. 나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태도를 말한다.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오륜(五倫) 역시 배려의 덕목을 실천 강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임금과 신하는 군의신충(君義臣忠)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부모와 자식은 부자자효(父慈子孝)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부부는 부화부순(夫和婦順)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형제는 형우제공(兄友弟恭)으로서 서로를 배려하고, 친구는 붕우보인(朋友補仁)으로서 서로를 배려하라고 했다.


‘배려’의 실천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고 했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평생 실천하며 살아야 할 말 한마디를 청하자 공자께서는 ‘남의 처지에서 남을 동정한다’는 뜻의 서(恕)자를 말씀하셨다. 덧붙여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싫어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싫어한다. 그러므로 남에게 떠넘기지 말고 내가 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 그러므로 내가 먼저 하려 하지 말고 남에게 양보해야 한다.


이처럼 귀찮고 싫은 일은 내가하고 귀하고 좋은 일은 남에게 양보하는 것이 ‘배려’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하고,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배려의 덕을 베푸는 것이요. 내 자신에게는 발전과 성공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배려야말로 모든 사람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석삼조(一石三鳥)가 아니겠는가.

 

 

 

‘혈구지도(矩之道)로서 배려하라’고 했다.


‘혈구지도’는 사서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말이다. 목수들이 집을 지을 때 ㄱ자 모양의 곱자를 가지고 정확한 치수를 재듯이 내 처지를 생각해서 남의 마음을 재고, 내 처지를 생각해서 남의 처지를 헤아리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윗사람으로부터 받은 모멸적인 태도는 기분이 상한다. 만약 내가 아랫사람에게 똑같이 한다면 역시 기분이 상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랫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내가 아랫사람으로부터 받은 불손한 태도는 괘씸하다. 만약 내가 윗사람에게 똑같이 한다면 역시 괘씸할 것이다. 그러므로 윗사람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부하들은 상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업무능력에 대해 무시하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신이 제대로 하는 일이 뭐가 있어?” “그따위로 할 거면 회사 때려치워.”


반대로 상사들은 부하들로부터 업무에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것 같은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해 한다. “제가 왜 이걸 해야 하죠?” “(한심한 듯) 놔두세요. 그냥 제가 하겠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바로 혈구지도에 어긋난 행위로서 조직을 깨는 행위가 된다.


혈구지도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것이다. 상사는 부하, 부하는 상사의 입장에서, 동료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때 배려의 마음이 우러나온다. 그러할 때 조직원 상하는 원만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상생 발전 할 수 있는 것이다.


배려의 마음은 굴기하심(屈己下心), 즉 자기를 굽히고 마음을 겸손히 낮추는 데서 나온다. 자기를 낮추는 굴기하심은 비굴이 아니다. 익은 벼이삭처럼 진정으로 깨달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깨달은 자의 여유다. 성공하는 사람은 남을 배려하는 만큼 자신이 배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렇다. 남을 편안하게 하는 미소, 작지만 생활 속에 실천해 볼 수 있는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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