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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시대, 율곡을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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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시대, 율곡을 기다리다
  • 김충남
  • 승인 2016.12.12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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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의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9>혼일독사(昏日讀史)

혼일독사(昏日讀史)라 했다. 어둡고 혼란할 때는 역사책을 읽고 그 속에서 지혜를 찾아보라는 뜻이다. 역사는 나랏일의 경험담이요, 문제해결의 길잡이가 되는 판례집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난국을 푸는 지혜,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까?

 

16세기 조선과 대한민국의 현재, '외우내환'


400여 년 전 16세기 후반의 조선으로 가보자. 


율곡이 살았던 400여 년 전, 16세기 후반의 조선은 밖과 안이 혼미한 시대였다. 조선의 바깥(外)은 사면초가(四面楚歌)였다. 명나라가 쇠퇴하고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금나라가 조선을 위협하고 있었고,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야욕은 한반도를 넘어 대륙을 넘보고 있었다.


조선의 안(內)은 점점 곪아가고 있었다. 지식인의 당쟁싸움, 위기와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무사안일에 빠져 있는 무능한 임금과 관료사회, 잘못된 법과 제도 등으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 등. 한마디로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시대였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400여 년 전 조선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밖으로는 북한의 위협, 자국의 이익을 넓혀가고 있는 중국과 일본,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미국, 대한민국은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고만 있다. 안(內)으로는 지도자의 무능으로 인한 국정혼란사태, 무능과 무사안일의 관료사회, 나라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일신을 우선하는 정치집단과 정치지도자, 그야말로 외우내환의 시대다.

 

개혁의 선각자 율곡 이이

 


율곡은 개혁의 선각자였다.


400여 년 전 조선시대를 살았던 율곡은 조선의 큰 학자이며 뛰어난 경세가(輕世家)다. 49년의 짧은 생애는 오로지 나라와 백성에 대한 근심걱정으로 점철된 우국애민(憂國愛民)의 생애였다.
정도전, 조광조에 이은 조선의 개혁가였다.


율곡은 당시 조선의 시국을 경장기(更張期)로 진단하고 강력한 개혁을 주장했다.


율곡은 임금에게 올리는 상소문이나 경연장(經筵場)에서 수없이 개혁의 당위성과 개혁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임금을 비롯한 신료 누구하나 율곡의 개혁론을 이해하거나 찬동하는 사람이 없었다.


율곡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십년 내에 환란이 닥칠 것을 예견하고 10만 양병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나라가 무사할 때 군사 양성은 도리어 화를 기르는 것이라는 유성룡을 비롯한 신료들의 반대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율곡의 예언대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8년 만에 조선은 무방비상태에서 임진왜란을 겪었다.


율곡은 나라의 앞날을 내다보고 나라와 백성을 구제하는 길은 경장(更張), 즉 개혁뿐이라고 부르짖었던 시대의 선각자였던 것이다.

 

대한민국 내일의 키워드는 '개혁'


대한민국 내일의 키워드는 개혁이다.


이미 오명의 역사가 된 박근혜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삼라만상 변화의 이치에 따라 이제 혼돈의 역사가 지나가니 다가오는 내일의 역사는 분명 질서의 역사가 될 것이다.


새로운 질서의 역사를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경장(更張)을 해야 한다. 어제의 잘못된 의식이나 관습을 반성하고 지도자나 국민 모두 일신(一新)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국정을 총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개혁의 기수(旗手)는 비룡재천(飛龍在天)하려는 정치 야망자가 아니라 율곡과 같이 통찰력과 예지력이 있는 우국애민(憂國愛民)의 개혁 선구자여야 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 이 시대의 율곡을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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