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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4가지 등급…‘꼴찌 인간’ 추구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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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4가지 등급…‘꼴찌 인간’ 추구하는 사회
  • 김학용 주필
  • 승인 2017.01.13 16: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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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논단]

<자치통감>을 지은 사마광(司馬光)은 사람을 재주[才]와 도덕성[德]을 기준으로 4가지 부류로 분류했다. 도덕성과 재주가 모두 뛰어나면 성인(聖人), 재주보다 도덕성이 앞서면 군자(君子), 도덕성보다 재주가 앞서면 소인(小人), 그리고 도덕성과 재주 모두 모자라면 우인(愚人·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리석은 ‘우인(愚人)’보다 아래인 소인(小人)


사마광은 4부류의 인간에 대해 순위를 매겼다. 가장 높은 단계는 능력과 도덕성 모두 뛰어난 성인이다. 나머지의 서열은 어떻게 될까?


필자는 그래도 소인이 우인보다는 앞에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두 번째가 군자, 세 번째가 우인이었고, 소인은 ‘인간 등급’에선 꼴찌였다.


소인이 우인 뒤에 놓인 이유가 있다. 우인은 나쁜 짓을 하고자 해도 지혜가 주밀하지 못하고 힘이 감당해내지 못한다. 소인은 재주가 많지만 그 재주로 나쁜 짓을 한다. “소인은 지혜가 충분히 간악함을 이룰 수 있고 용맹이 포악함을 결행할 수 있으니 그 해로움이 어찌 많지 않겠느냐”고 사마광은 말한다.


사마광의 ‘인간 등급론’은 시대를 불문하고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요즘은 전도(顚倒)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너나없이 ‘소인’을 목표로 삼는 시대가 되었다.


기업가인 대학동창에게 갑질해서 120억 원의 재산을 만든 진경준 전 검사장이 구속됐다. 그는 책을 두 번 읽지 않아도 다 외운다는 천재라고 한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하버드대까지 가서 공부했다.


검찰에 불려 나올 때 팔을 휘저으며 기자들 쪽으로 걸어오던 그의 모습은 범죄자가 아니었다.


더 놀란 것은 기름기 흐르는 그의 얼굴이었다. 씩씩한 걸음걸이는 연출이라고 하더라도 얼굴의 기름기는 연출이 어렵다. 자신의 비리가 드러나 국민적 공분이 큰 데도 번들번들한 얼굴이 어떻게 가능할까?


‘권력의 칼’을 받들고 대통령을 시중드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재산을 모으고 불리는 수법에도 국민들은 놀랐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직원도 없는 ‘가족회사’라는 것을 만들어서 매출이 1억 원이 넘는 데도 세금 한 푼 안 냈다. 공직자 재산신고에는 없던 자동차가 없었는데 실제로는 5대나 됐다.


전북에선 어떤 부자 할머니가 이웃동네에서 40만 원어치 마늘을 훔쳤다가 입건됐다. 그 할머니는 원룸도 갖고 있는 등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도 동네에서 농산물, 고물 등 상습적으로 절도행각을 벌여 여러 개의 동종 전과가 있었다. 그래도 이런 할머니는 재주가 없으니 나랏일까지 망칠 일은 없다.


총명하고 통찰력 뛰어나고 굳센 소인


문제는 ‘소인’이다. 사마광의 소인은 총명하고[總], 통찰력이 뛰어나며[察], 강하고[彊], 굳세[毅]다. 이것이 재주를 이루는 요소들이다. 성인(聖人)도 이런 재능을 가졌지만 바르며[正] 곧고[直] 중용을 취하며[中] 온화한[和] 사람이다. 성인은 재주를 정직하게 쓰지만, 소인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쓴다.


소인은 총명한 머리로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알 수 있고, 이것을 ‘과감하게 실행하는 배짱’까지 가졌다. 보통 사람들은 차마 할 수 없는 짓도 소인들은 한다. 지위를 이용해서 재산을 축척하고 남의 돈을 갈취하는 사람들은 대개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사람이란 본래 자신의 이익을 계산해서 행동하는 존재지만, 그래도 염치라는 게 있고 차마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검사라도 해도 동창한테 4억 원씩 뜯어내 120억 대로 불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검사도 검사 나름이고 공무원도 공무원 나름이다.


현 시대의 ‘군자류’도 없지 않아


송종의 전 대전지검장은 대검중수부장 대검차장을 거쳐 법제처장까지 지냈다. 그는 검찰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의 길 대신, 논산에서 농부의 길을 걷고 있다. 밤농사를 지어 번 돈으로 공익재단(천고법치문화재단)을 만들었다.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한 사람들을 발굴하여 포상한다.


이 정도면 지금 시대엔 군자에 가까운 선비다. 오늘날에도 분야마다 이런 ‘군자류(類)’가 없지 않다. 고급 관료 중에도, 공무원 중에서도, 판검사 중에서도, 심지어 정치인 중에도 능력도 있으면서 반듯한 사람들을 가끔 본다. 물론 이들은 소인들에게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치사하고 뻔뻔한 사람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재주와 능력으로 치면 ‘온전한 소인’도 아니면서 오로지 뻔뻔함 하나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보란 듯이 배신정치를 하고, 거짓말로 대중을 기만한다. 혹자들은 ‘현실 정치’로 인정해주기도 하지만 소인의 수법일 뿐이다.


‘소인배의 방식’ 성공할 수 없는 이유


소인배의 방식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먹을 게 생기면 자기가 먹고, 책임질 일이 생기면 피하는 게 소인인데 잘 될 수가 없다.


사마광은 “국가의 난신(亂臣)과 집안의 적자(賊子)는 재주는 넉넉한데 덕은 부족하여 전복(顚覆)함에 이른 자가 많다”고 하였다. 나라든 집안이든 소인이 주도하면 망한다는 말이다.


군자도 소인도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군자도 소홀하면 소인으로 떨어지고, 소인도 노력하면 군자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성현들은 가르치고 있다. 완전한 군자도 완전한 소인도 없다는 뜻이다. 소인인 데도 한 자리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더 노력해야 한다.


도둑질이 유행하는 시대라도 도둑조차 자식이 도둑질하는 건 싫어한다. 인간의 본성은 변치 않기 때문이다. 소인배들이 아무리 득세하는 세상이라고 해도 이를 좋아할 국민들은 없다.


검찰 간부의 120억 사건과 민정수석 사건이 터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역대 최하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연한 결과다. 대통령과 민정수석은 거취에 더 이상 고집을 부려선 안 된다. ‘우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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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정 2016-08-05 20:36:51
소인들이 판을 치는 세상 무게있는 칼럼을 올리시네요 계속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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