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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클래식, 재생과 창조의 힘은 음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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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클래식, 재생과 창조의 힘은 음악에 있다"
  • 한지혜
  • 승인 2016.06.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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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유태희 행복도시 세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대표




고향에서 창단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 10회 공연 목표…'뮤페라' 구상까지
문화예술, 선택 아닌 ‘의무’이자 ‘책임’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고, 유배당한 삶이다.”


여기 ‘오케스트라가 없는 도시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오케스트라 설립에 나선 이가 있다. 행복도시 세종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유태희(66·사진) 대표다. 오랜 외국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를 만나 예술과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 대표는 현재 고향인 세종시 금남면 바람재에 살고 있다. 공직생활을 했던 아버지를 따라 대전으로, 이후에는 서울에서 학교생활을 마쳤다. 그 뒤 유학, 세계명상여행,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오랜 외국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고향에 계시던 어머니의 건강 악화 소식이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효도할 기회라고 생각해 고향행을 택했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콩나물과 두부 심부름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능력중심 단원 선발, 실내악 활성화


음악이 없는 삶을 걱정한 니체처럼 그 역시 문득 ‘오케스트라가 없는 세종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곧바로 오케스트라 구성을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창단연주회를 첫 공연으로 연말 송년의 밤 행사를 열었다. 올 들어 세종시 명사 초청 공연도 마쳤다.


현재 팝스오케스트라 32명, 필하모닉오케스트라 65명 등 총 100여 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 출신들로 유 대표가 직접 선발한 단원들이다.


그는 “얼마짜리 악기인지, 어디 학교를 나왔는지 모른 채 실력만 봤다”고 했다. 오직 ‘소리’에만 의존해 뽑았다는 얘기다.


유 대표는 실내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럽에서도 실내악이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오케스트라가 됐고, 또 실내악이 가장 기본이기 때문.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데다 바로 앞에서 연주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성도 있다. ‘가슴을 울리는 가장 강력한 힘’이 바로 ‘음악’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


관객과의 친밀감·소통 강조


연주에 앞서 작곡자, 작곡연도, 히스토리 등 배경설명이 선행된다. 행진곡을 연주하면서는 관객과 함께 박수도 치고 노래도 부른다. “연주자와 감상자 사이에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폼’잡는 클래식을 지양하고 있는 셈.


“클래식도 젊은 층을 끌어 모으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유 대표는 뮤지컬과 오페라가 합쳐진 1시간 분량의 ‘뮤페라’를 구상 중이다. 특히 성남고 학생들을 비롯해 실용음악과와 연기과가 있는 한국영상대학과도 협의를 진행, 지역의 유능한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공주, 천안, 대전, 청주, 아산 등과 인접해 있는 세종시에 사람들을 끌어 모을만한 문화적 콘텐츠가 있다면 분명 이곳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했다. 문화와 예술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요소라는 것이다.


공간제약, 운영상의 고충도 존재


공연장은 항상 관객들로 꽉 찬다. 하지만 현재 연주가 가능한 장소는 세종예술문화회관, 정부종합청사 무대 단 두 곳 뿐이다. 연주에는 ‘울림’이 필수기 때문에 갖춰진 공연장이 아니면 좋은 공연을 펼치기 어렵다. 그는 “840석 규모의 문화예술회관이 현재로선 가장 좋은 공연장이지만 앞으로 건설될 아트센터가 생기면 적합한 공연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 대표는 “1년에 10회 공연이 목표”라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한 회당 3000만 원에 육박하는 연주회 개최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이다. 교향악단의 운영비는 중앙정부에서 30%, 지방정부에서 30%, 기업이 30%를 부담하고 나머지 10%를 입장권 판매 비용으로 충당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악단이라는 곳의 운영 시스템이다.


그는 “서울시 지하철이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데, 왜 운영돼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시민들에게 문화적 향유를 제공할 의무는 ‘시’에 있다”고 했다. 특히 시민들이 국악, 트로트,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이라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의무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가 말하는 ‘클래식’의 존재 이유는 단순했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음악이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밥’만 먹고 살아서는 행복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영혼의 위대함과 정신의 풍요로움. 인간 삶의 진정한 기준은 유 대표의 말처럼 어쩌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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