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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표 명품 배드민턴클럽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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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대표 명품 배드민턴클럽 만들 것"
  • 안성원
  • 승인 2016.04.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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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을 배드민턴동호회 박홍기 회장, 참샘초 상생활동 '귀감'




세종시 첫마을 주민들 중심으로 구성된 ‘첫마을 배드민턴동호회(이하 첫마을동호회)’. 최근 이 동호회가 자비를 들여 연습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참샘초등학교 체육관의 조명시설을 교체해 주면서 지역 동호회와 학교 간 모범적인 상생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첫마을동호회 박홍기(56) 회장을 만나 그 뒷얘기를 들어봤다.


배드민턴 경력 15년차인 박 회장은 이 동호회 창립멤버다. 올해 취임해 향후 2년간 동호회를 이끌어 간다.


박 회장은 “정부나 자치단체 등은 쉽게 말하겠지만 통상 동호회를 운영하려면 장소 임대 문제 해결이 매우 어렵다”며 “다행히 첫마을동호회는 참샘초 교장선생님이 배드민턴 경력이 있어서 주민들에게 흔쾌히 시설을 개방해줬고, 명칭도 ‘참샘 동호회’로 출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첫마을 주민들을 모두 아우르자는 취지로 이름을 바꿨고, 지금은 직장 때문에 외부에서 온 회원을 제외한 80%가 첫마을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첫마을동호회는 지난 2012년 3월 28일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16명이 뭉쳐 만들었다. 지금은 총 회원이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새벽반과 저녁반을 별도로 운영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한다.


새벽반의 경우 한솔중학교에서 평일에는 오전 6시~7시30분까지, 토요일에는 오전 6시~8시30분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6~10시까지 활동한다. 저녁반은 참샘초에서 오후 7~10시30분까지(평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2~6시까지 한다. 수요일은 쉬는 날.


이중 참샘초 체육관의 천정 조명등은 한쪽이 메탈등, 반대쪽이 LED등이었다. 그동안 양쪽 조도(빛의 밝기)가 달라 이용에 불편을 겪어 온 건 다반사. 셔틀콕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해야 하는 배드민턴의 특성상 이곳에서 운동하는 회원들 입장에선 조도 차이는 매우 예민한 문제였다.


결국 3월 말~4월 초 학교(120만 원)와 동호회(200만 원)가 협력해 모든 조명등을 LED등으로 교체했다. 그 뒤 조도가 240룩스(lx)에서 360룩스로 향상됐다. 학교와 동호회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얻은 것.


일반적으로 이런 민원이 생기면 학교 시설에 불편을 느끼고 개선을 요구하는 동호회와 관리에 민감한 학교 간 입장차가 크기 마련. 양측이 껄끄러운 관계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는 결국 학교 측이 지역민들에게 교내 시설을 개방하기 꺼려하는 명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참샘초와 첫마을동호회는 이번에 상생의 선례를 남겼다. 동호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아예 재능기부에 나서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드민턴 교육 등 학교와 보다 협력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즐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참샘초 교장선생님이 회원들에게 재능기부 지원을 요청했는데, 학생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쳐 달라는 거였죠. (동호회) 내부적으로 협의가 잘 이뤄져서 실력이 뛰어난 회원들이 (재능기부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보통 배드민턴을 약수터에서 몸 풀기로 하는 가벼운 운동으로 생각하는 경향들이 많은데, 깊이 들어가 보면 제대로 배워야 해요. 또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운동량도 많아요. TV에서 이용대 선수(베드민턴 국가대표)가 시합 중에 이마를 쓸어내리면 땀이 흥건하잖아요. 나 역시 처음엔 그런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해보니 운동효과가 상상 그 이상이죠.”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배드민턴 예찬론은 계속됐다. 다른 개인운동과 달리 복식경기를 통해 협동심도 키울 수 있다는 것. 여성이 남성과 1대 1로 시합해 이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란 점도 언급했다.


그는 “무엇보다 첫마을동호회가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따뜻한 클럽”이라고 역설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세종시 인구 구성의 특성이 동호회 내부에도 그대로 묻어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어느 곳이건 크고 작은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첫마을동호회는 회원 간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이 동호회의 특징이라고 했다. 오히려 인맥으로 얽힌 모임과 달리 모든 과정을 운영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결정하고 처리하기 때문에 회원들 간 신뢰가 매우 두텁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첫마을동호회는 초보들에게도 언제든 문호가 개방돼 있다”며 “서로 다른 시간대로 인해 회원 간 서먹한 관계가 형성되는 일부 동호회들과 달리 아침, 저녁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회원들 간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타지에서 온 외로운 사람들도 금세 호형호제 하면서 친해진다”고 했다.


그는 “다른 단지로 이사 간 사람들도 집 근처 클럽을 놔두고 다시 첫마을동호회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의욕적인 회원들이 많아서 실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만간 세종시를 접수할 것”라며 웃었다.


그는 끝으로 “세종시를 명품도시라고 말하지 않나. 첫마을동호회를 누구나 부러워하고 오고 싶은, 그러면서도 세종시를 대표하는 명품클럽으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과 헤어지면서 아직 네 살 박이 걸음마 단계지만 이 동호회가 그의 바람대로 지역을 대표하는 동호회, 건전한 운동문화를 선도하는 명품클럽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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